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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59053412
· 쪽수 : 282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차례
1. 단편소설
망명녀(亡命女)
고행(苦行)
편지
2. 장편소설(미완)
요람(搖籃)
편집후기134
3. 시
오월의 노래
해바라기
4. 수필
매매가 아픈 밤
‘맛뽀’는 어디로
만리장공에 달만 홀로 달려
오월은 내 사랑의 상징
5. 칼럼 및 평론
여기자 생활의 감상(感想)
남자는 약하다
명사 부인기자 상호 인상
나의 분격
여행을 하고 싶다
6. 설문
여자가 본 남자 개조점(改造點)
내가 본 나, 명사의 자아관(自我觀)
명류부인과 산아제한
십만 애독자에게 보내는 작가의 편지
7. 콩트
산타클로스
S와 주기도문
8. 기사문-여학교를 찾아
정동 이화여학교
관훈동 동덕여교
연지동 정신여교
견지동 여자상업
제동 여자고보교
필운동 배화여고
수송동 숙명여고
안국동 근화여고
내자동 여자미술(女子美術)
부록
작품 해설
작가 연보
작품 연보
참고 문헌
책속에서
“이봐, 벽장에서 툭하고 소리가 났어, 쥐가 들었나?”
아내는 벽장을 뚫어지도록 바라봅니다. 금세라도 아내가 벽장문을 열 것만 같아서 온 신경이 자릿자릿 합니다.
“아녀요. 우리 집에 쥐는 없어요. 형님이 잘못 들으신 게지요.”
“아니 분명코 소리가 났어. 내가 들었는데.”
“가만 두시구려. 아무 것도 없는데 쥐놈도 헛물만 치게.”
나는 팔자에 없는 쥐놈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 그러한 것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찌푸리고 있는 아내의 미간은 좀처럼 펴지지 않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아내는 문을 열 것만 같아서 나는 두 손을 모은 채로 빌었습니다.
‘제발 벽장문만 열지 말아 주소서.’
나는 본래부터 미신(迷信)을 배척하고 신을 부인하던 터이라 어디다 빌 곳이 없습니다. 그러나 설마 나를 사랑하시던 내 아버지의 혼백에게야……. 나는 눈을 감고 아버지를 불렀습니다. 그러나 나는 관을 쓰고 지팡이를 끌고 나오는 아버지의 환영을 보자 입을 다물어 버렸습니다.
“이 자식, 이게 무슨 꼴이야 꼴이…….”
―「고행(苦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