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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0263367
· 쪽수 : 168쪽
책 소개
목차
김말봉
소설
「망명녀」
「고행」
「편지」
박솔뫼
소설
「기도를 위하여」
에세이
「늘 한 번은 지금이 되니까」
해설
인간의 탄생과 소멸, 그리고 구원의 서사_박서양(문학평론가)
리뷰
책속에서
「기도를 위하여」에 등장하는 부산은 박솔뫼의 여느 부산과 조금은 다른 결을 갖는 부산일 것이다. 그곳은 작가가 김말봉의 삶의 흔적을 따라 걸으면서 생겨난 부산이며, 김말봉 소설에 등장한 기독교적인 모티프와 조우하며 확장된 문학적 세계로서의 부산이기 때문이다. 익숙한 거리에서 낯선 풍경을 다시금 발견하는 일. 그를 통해 세계에 대한 감각을 새로이 갱신하는 데에 산책의 즐거움이 있다면, 바로 여기 김말봉과 박솔뫼의 세계를 따라 천천히 오래 걷는 기쁨이 도착해 있다.
_박서양, 「인간의 탄생과 소멸, 그리고 구원의 서사」(해설)에서
그러나 번개같이 무슨 생각이 내 마음에 지나갔습니다.
‘이때이다. 이 기회이다. 나도 사람이다.’심장이 터질 듯한 흥분에 몸과 다리는 떨렸습니다. 나는 옷을 갈아입고서 안방을 건너다보며
“언니, 나 이렇게 입은 것 좀 보아주세요. 윤 선생님 친구들이 많이 오실 텐데 부르주아 흉내 내었다고 흉이나 안 볼까?”
_ 김말봉 「망명녀」
나는 눈을 감고 아버지를 불렀습니다. 그러나 나는 관을 쓰고 지팡이를 끌고 나오는 아버지의 환영을 보자 입을 다물어버렸습니다.
“이 자식, 이게 무슨 꼴이냐 꼴이……”
아버지의 호령이 귓가에 들립니다. 나는 아버지에게 빌기를 단념하고 살아 있는 내 아내를 향하여 맘속으로 빌고 빌었습니다.
_ 김말봉 「고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