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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9099816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0-02-20
책 소개
목차
엄성용 - 롸이 롸이
신스틱 - 휴먼 콤플렉스 임상 사례
희림 - 용옹기이
반치음 - 구독하시겠습니까
권혜린 - 페이스트리
심사평
리뷰
책속에서
“와, 마스크 없이 밖에 나갈 수 있다니 이게 얼마 만이에요? 얼마 전에 깜박하고 마스크 안 챙기고 나갔다가 바로 숨 막혀서 골로 가는 줄 알았는데. 이게 미세먼지야? 살인먼지지.”
“마스크가 진짜 필요 없다면 대단한 발견인데요.” 영수가 안경테를 올렸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할지도 몰라요. 진짜 이상하네요.”
“그러니까 우리가 이렇게 찾아왔잖아. 너희들은 무슨 생각으로 왔는지 몰라도 내 목적은 오직 그거야. 이상한 현상을 찾는 거.”
_ 롸이 롸이
“박사님, 저는 인간(human)입니다.”
나는 잘못 들었다고 생각해 되물었다.
“아바타요?”
K는 본인이 ‘인간’이라고 다시 말해주었다.
“구 인류란 말인가요?”
나는 당황하여 이렇게 말해버렸다. 그러고 나서 말을 고친답시고 ‘사피엔스’, ‘자연 발생인’ 같은 용어들을 쏟아냈지만 하나같이 모욕적인 표현들이었다(그래서 이제부터는 ‘천연 인류’ 혹은 ‘인간’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K는 별로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시종 웃는 낯으로 “야인이라 부르셔도 됩니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_ 휴먼 콤플렉스 임상 사례
그때 내 눈에 보수동 책방 골목에서 시선이 마주쳤던 그놈이 들어왔다. 반대편 가게에 앉아 유부동에 소주를 마시며 나를 보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슬쩍 피하며 카메라를 봤다. 우연이겠지. 다시 그놈을 봤다. 카메라에 찍힌 사진을 확인하는 그놈 입꼬리가 실룩거렸다. 괜히 기분이 찝찝하고 속이 울렁거렸다. 건성으로 들었던 책방 주인아저씨의 말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림책을 찾으러 다니는 사람도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정확히 듣지 못했다. 그때 난 아저씨 손에 든 책에 집중해 있었으니까. 정신을 가다듬고 기억을 더듬어보는데 그놈이 봤던 낡은 책이 마음에 걸렸다. 역시 고서 수집가인 모양이었다.
당장 깡통시장을 떠나야 했다. 그놈이 어떤 놈인 줄 모르지만 벌써 두 번이나 마주쳤다. 미각세포만큼 예민한 촉은 아니지만 예감이 좋지 않았다.
_ 용옹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