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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과 성(性)
· ISBN : 9791159251757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16-07-29
책 소개
목차
1부 서양의 자위 사상사
내 안에는 오직 어둠과 추악함, 음험함밖에 보이지 않는다__지드의 자위 ‘커밍아웃’
그 행위를 병적이라고 낙인찍을 수 있을까?__러셀의 자위 ‘커밍아웃’
나 같은 젊은이를 방탕한 행위로부터 구해준 위험한 보완책!__루소의 자위 ‘커밍아웃’
끊임없이 감시하라!__18~19세기 서양 학교의 자위 방지책
자위란 무엇인가?__황당무계한 서양의 자위 사상사
육체적 관계없이 관능적 쾌락을 얻는 행위를 금하라!__성서의 자위관
자유분방한 디오게네스부터 금욕 사상으로 중무장한 수도사의 화두__고대 서양 사회의 자위관
자위는 만병의 근원, 차라리 이성과 성관계를 맺어라!__티소, 디드로, 칸트의 자위관
신경 장애 초래? 지극히 평범한 인간의 행동?__프로이트 vs. 엘리스
청소년의 자유로운 성관계를 주장했다가 추방당하다__라이히
담론을 통해 확대되고 재생산된 근대의 성(性)__푸코의 자위관
자위는 죄악이 아니다__인간으로서 갖는 기본적 인권의 하나
2부 동아시아 사상·문화에서 보는 ‘자위’
자위의 기억__서글픔과 충격으로 남은 욕망의 그림자
『금병매(金甁梅)』__인간의 내면을 엿보다
둔황의 원숭이__한 손에는 식욕, 한 손에는 성욕을!
허균의 생각__인간의 윤리는 성인의 가르침, 남녀의 정욕은 하늘의 이치
성욕 해소를 유도하다__하버드대 학생들에게서 엿본 학구열과 성욕의 상관관계
왜곡된 성욕__조선시대 강제 오럴 사건
허공의 쓸쓸한 손장난__남자들의 자위
성교보다 자위행위를 선호한 철학자__미키 키요시
‘설정(泄精)’의 공포__자위에 대한 폭력의 근저
선비들의 수다__퇴계와 남명, 섹스를 논하다
비구니의 계율__몸을 씻을 때 손가락 한 마디 이상 넣지 마라!
과하거나 모자람 없이 혈기를 다스리고 경계하라__남자들의 숙명
몸은 부모의 유체(遺體)__유교의 마음
‘대들보가 휘도록’ 성욕을 해소해서야__자제하지 못함에 대한 경고
物壯則老(물장즉로)__사물은 왕성한 다음 쇠퇴하기 마련
접이불루(接而不漏), 환정보뇌(還精補腦)__정과 신, 남과 여의 조화가 이루어져야
욕망에서 품격 있는 삶으로__자연스러운 인간 삶의 통과의례 성(性)
3부 자위와 법
법은 개인의 자유를 어떻게 보장하나?__헌법으로 읽는 자위 이야기
법과 도덕·윤리의 구분__전통적인 견해들
문제는 포르노라고?__포르노와 법, 그리고 도덕 이야기
새로운 생각 연습__'차이'는 '다름’이다
심력(心力)을 기르자!__나의 마음 지키기
성(性)의 3요소__나를 사랑하게 해주는 성교육
내 몸은 소중하니까!__보지-자지 이야기
올 어바웃 '자위'__자위에 관한 여러 가지 생각
폭력은 이제 그만!__자위행위를 둘러싼 법률 이야기
책속에서
이에 따라 끔찍한 방법의 감독이 만연해집니다. 가령 기숙학교 내부에서는 수녀가 기상과 취침의 ‘절제’를 감독하고 낮에도 아이를 혼자 내버려두지 않았어요. 아이들은 침대의 열기와 습기를 피하고, 털이불이나 너무 많은 담요를 덮지 말 것을 권유받았으며, 여학생의 경우엔 승마나 재봉틀 작업까지 비판받았습니다. 화장실 문에 홈을 파서 화장실 안의 자세를 감독했고, 심한 경우 수갑이나 멜빵 또는 다리 사이에 끼우는 도구가 사용되거나 요도나 클리토리스 및 외음부 소훼 수술을 하기도 했습니다. 19세기에는 자위 욕망을 억제하는 신체적 속박 수단과 식품이 개발되기도 했습니다. 축구를 권장한 것과 콘플레이크가 그 대표적인 것이지요. (……) 칸트가 결혼에 반하는 행위로 자위를 강조한 점은 19세기 서양 사회문화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칸트는 성적 쾌락이 도덕적으로 금지된다고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성적 쾌락의 도덕적 의미를 새로운 인간의 생식에서만 찾았답니다. 즉 인류가 멸망하지 않기 위해 보호받고 양성될 새로운 인간을 창조해야 한다고 보았어요. 따라서 생식과 무관한 자위와 같은 성적인 자기만족을 위한 모든 행위는 비도덕적이고 금지된다고 말했어요. 이러한 생각은 톨스토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어요. 톨스토이는 루소의 영향을 크게 받았지만 성 문제에서는 칸트처럼 상당히 엄격했어요. 그래서 자위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는 않는데요. 예외적으로 톨스토이는 『크로이처 소나타』에서 다음과 같이 16세 주인공의 자위 경험에 대해 말하는 듯하지만 반드시 그런지는 알 수 없습니다.__1부 <자위는 만병의 근원, 차라리 이성과 성관계를 맺어라!> 중에서
중국 감숙성(甘肅省)의 둔황(敦煌)에 있는, 당나라 때의 진흙 소조 「복숭아를 먹는 원숭이」가 있어요. 한 손으로는 복숭아를 받쳐 들었고, 한 손으로는 생식기를 어루만지고 있는 우스꽝스러운 형상입니다. 식욕과 성욕을 만족하는 원숭이의 얼굴은 매우 만족스럽고 즐거워 보입니다. 묘한 인상을 쳐다보고 있으면 꼭 삶의 칠정(七情:희로애락애오욕)이 들어 있는 것 같아요. 중국 고대 전국시대 때 제(齊)나라의 사상가로 맹자와 같은 시대의 사람인 고자(告子)가 “식욕, 성욕은 타고난 본성이다(食 色, 性也)”라고 말한 것처럼, 두 가지 삶의 필요충분조건을 잘 보여줍니다. ‘식색(食色)=음식남녀(飮食男女)=먹고 마시고 섹스하고 연애?결혼하는 것’은 인생의 알파요 오메가입니다. 이것을 무시하고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은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격’이지요. 이런 식의 말들은 내가 한 것이 아닙니다. 명말청초의 양명학 좌파였던 이지(李贄, 호는 탁오(卓吾), 1527~1602)의 발언이에요. 정곡을 콕 찌르고 있지 않나요? 이지는 전통 유가(儒家)의 사고를 넘어서서 진보적인 발언을 하여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는데요. 분명하지는 않지만 그가 하였다고 전해지는 다음 말이 있습니다. “술?여색?재물?(각종 잡기 같은) 끼[酒色財氣]는 모두 깨달음으로 가는 길[菩提路]에 전혀 방해되지 않는다. 이들은 마땅한 일이니, 누가 그것을 따르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는 보다 분명히 해둡니다. 옷 입고 밥 먹는 것이 바로 윤리 도덕의 기초라고 말이지요! 만일 그것을 도외시하고 말을 지껄여댄다면 모두 추상적인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_2부 <둔황의 원숭이> 중에서
포르노가 남성을 폭력적으로 묘사하고 있고 여성을 몸 중심으로 지나치게 왜곡하여 다루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는 인식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결과를 맹신하여 포르노가 모든 성적 폭력의 원인이므로 이를 전적으로 차단하고 위반시 국가가 강력한 형벌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논리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범죄심리학자로 잘 알려진 이수정 교수 역시 미디어 폭력에 대한 실험실 연구의 외적인 타당성의 문제를 다음과 같이 지적했어요. “이러한 연구의 대부분은 아주 드문 성 접촉을 묘사하는 짧은 포르노 영화를 보여준다. (…) 영화에서 성적으로 학대당하는 여자의 짧은 단막을 보고 난 다음에, 다른 여자에게 충격을 주도록 하거나 또는 폭력에 대한 태도를 표현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눈에 띄게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요구된 가설의 편증된 검증을 가져온다. 하나의 해결책은 분리된 사후실험을 하는 것이다. Malamuth와 Ceniti(1986)는 분리된 사후실험으로 충격과 학습기술을 사용한 실험을 실시하였는데, 이전의 영화는 폭력행위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미디어 안의 성적 폭력이 공격행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가정이 풀리지 않는 의문점으로 남게 하였다.”_3부 <문제는 포르노라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