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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3933183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5-12-12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일러두기
1장 오류선생(五柳先生) 도연명
도연명은 누구인가? / 도연명은 농사꾼 아나키스트다 / 자신의 제문을 쓰다 / 나는 죽는다 / 내 인생은 가난했기에 즐거웠다 / 농사는 즐거웠다 / 독서와 거문고 덕에 즐거웠다 / 나는 세상과 다르다 / 내 인생에 후회는 없다 / 죽은 나를 잊으라 / 「만가」 / 「형영신」
2장 도연명의 시대, 디스토피아
나의 도연명 / 매우 간단하게 보는 중국의 역사 / 『삼국지연의』 영웅들과 반대되는 도연명 / 위진의 정신과 생활 / 도연명의 상상 속 선조 / 도연명의 3대 조상 / 아들에게 부탁함 / 도연명의 외가
3장 주경야독으로 보낸 성장기(0-27세)
가난한 집안 / 책 읽기로 즐거웠고 거문고로 화답하다 / 사랑 / 「한정부」 서문과 1수 / 사랑의 갈망, 「한정부」 2수 / 사랑의 절망, 3-4수 / 「오류선생전」 / 「구일한거」 / 「영삼량」 / 「영형가」
4장 벼슬과 농사 사이에서 방황하다(28-40세)
‘내 힘찬 젊은 날’ / 28세에서 40세까지의 생애 / 「감사불우부」 / 「권농」 / 「경자년 오월, 도읍에서 돌아오다 규림에서 험한 바람을 만나다」 / 「정운」 / 「시운」 / 「영목」 / 「신축년 1월, 휴가를 마치고 강릉으로 돌아가는 밤길에」 / 「처음으로 진군의 참군이 되어」 / 최초의 농시 / 행려시
5장 농사꾼 아나키스트 출발(41-43세)
농사와 농시의 변화 / 「귀거래사」 / 자연으로 돌아가 농촌에서 살다 / 「독산해경」
6장 남촌의 농사꾼 아나키스트 시인(43세 이후)
「무신년 7월, 화재를 당하고」 / 「환구거」 / 「이거」 / 「경술년 시월, 서전에서 올벼를 수확하고」 / 모든 사람은 형제 / 「잡시」 / 「음주」 / 술과 도 / 참된 귀은 / “무리 잃은 새 한 마리” / 현실 비판 / 전원으로 돌아가기
7장 아나키스트 도연명, 권력을 거부하다(56세 이후)
「의고」 / 동물 사랑, 친구 사랑 / 「걸식」 / 「깨닫는 바가 있어 짓다」 / 「영빈사」
8장 도화원, 농사꾼 아나키스트의 유토피아
완적의 「대인선생전」 / 도화원 / 「도화원기」 / 「도화원시」 / 도화원과 『노자』 소국과민과 『예기』 대동 / 도화원에 대한 후대의 평가 / 도화원의 아나키즘 / 정약용의 「미원은사가」
맺음말 / 도연명 연보 / 더 읽어보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가난은 도연명의 삶 자체였다. 유가나 도가는 도를 중시하고 가난과 영달을 중시하지 않았다. 그 점에서는 도연명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공자나 장자와 달리 도연명은 평생 가난하게 살아야 했기에 그의 시는 가난을 즐겨 다룬다. 하지만 주목할 점이 있다. 도연명에게 가난은 자신의 길을 지키기 위한 소위 ‘조건’일 뿐, 가난 그 자체에 대한 불만에서 이를 언급하는 것이 아니다. 즉 그의 가난은 자발적 가난이었고, 스스로 선택한 가난이기에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즐거운 가난이었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정글의 시대였다. 벼슬을 통한 재물 확보와 증대만이 그 시대의 유일한 가치였다. 그러한 시대와 반대되는 길이었던 도연명의 자발적 가난은 자신이 추구하는 도(道)가 벼슬이나 재물과 화해할 수 없는 대립 관계에 있다고 하는 자각, 그리고 그 도는 자연 속에서 농사를 지음으로써 이룰 수 있고, 함께 농사를 짓는 농민들과의 유대를 통해 가능해진다는 자각에 있었다. 그의 가난 타령은 가난을 불만스럽게 여기기보다 도리어 가난해지려고 노력하고, 나아가 가난한 농민들과 함께 권력이나 재산이라는 헛된 우상에 대해 싸우는 ‘적극적인’ 가난 수용의 자세로 보아야 한다._<1장 오류선생 도연명>
『삼국지연의』(이하 『삼국지』)라는 중국 소설이 있다. 그 책은 2004년 한국 국민 독서 실태 조사에서 성인과 학생 모두 기억에 남는 도서 1, 2위를 다투었다. 같은 조사에서 성인 4명 중의 1명은 1년에 1권도 안 읽는 책맹임을 감안할 때, ‘책을 읽는 한도 내에선 모든 사람이 거의 다 읽어봤다.’라는 말이 된다. 그러나 나는 어려서 몇 번이나 읽으려고 했지만, 읽기 시작하고 얼마 안 가서 그 내용이 싫어 책을 덮곤 해서 결국 지금까지 완독하지 못했다. 『삼국지』는 14세기 명나라의 소설가 나관중(羅貫中, 1330?~1400)의 저술로 시작되어 여러 시대 작가들이 내용을 더한 역사소설이다. 중국사 가운데 후한 말에서 서진 초까지의 영웅호걸들의 활약을 다룬 소설이므로 도연명이 살았던 시대와 그리 멀지 않다. 소설은 14세기쯤에 완성되었으니 도연명이 읽었을 리 만무하지만, 그 내용인 삼국의 역사에 대해서는 도연명이 당연히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인 유비·제갈량·손권·조조·사마의 등은 모두 가면을 쓰고 사기술과 권모술수, 기만술로 평생을 살았던 이들이므로 평화주의자인 도연명이 좋아했을 리 없다. 이는 현대 중국의 반체제 문예이론가인 류짜이푸(劉再復, 1941~)가 지은 『쌍전(雙典)』(2010)에서도 지적한 점이다._<2장 도연명의 시대, 디스토피아>
나는 도연명의 시 중에서 이 시를 가장 좋아한다. 그래서 그의 대표작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사랑을 당당하게 노래하기에 그는 누구보다도 ‘근대적인 개인’이다. 유교 전통이 강한 중국의 문학사에서 사랑을 이렇게 절절하게 노래한 시인은 다시 없다. 중국의 현대문학 연구자인 엽가영(葉嘉瑩)이 “이 부(賦)를 썼기 때문에 도연명이라는 사람은 비로소 완벽해졌다.”라고 한 평가에 동의하면서도 그것이 ‘개인으로서의 완벽성’을 추구하는 시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 시는 ‘전집’이 아닌 ‘선집’에서는 항상 빠질 정도로 무시되는 경향이 있어서 유감이다. 위에서 나는 도연명이 조상을 미화한 시에 대해 유감이라고 했는데, 여기서는 이 시를 무시하는 경향이 유감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시는 391년, 도연명이 26세에 쓴 것으로(이성호, 258쪽) 보는 견해도 있지만, 18세 때 지었다고 보는 견해, 그보다 훨씬 더 나이가 든 뒤에 지었다는 견해 등이 있다. 시풍으로 볼 때 그 자유로운 시상이 전통적인 유교적 분위기를 벗어났다고 하는 점에서 40대의 작품으로 볼 수도 있지만, 사랑에 나이가 없다고 본다면 50대나 60대의 작품으로 볼 수도 있다. 신라시대의 향가 「헌화가(獻花歌)」처럼 도연명이 노인이 되어서 쓴 사랑의 시라고 봐도 무방하다. 여하튼 시인이 사랑을 노래한 시임은 분명하다. 이 시를 쓸 당시의 사랑에 대해서 노래한 것일 수도 있고, 아내에게 바치는 시일 수도 있다. 물론 그에게 사랑이 한 번이었다고 할 수는 없다. 사춘기부터 사랑은 여러 차례 있을 수 있잖은가._<3장 주경야독으로 보낸 성장기(0~27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