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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도연명

내 친구 도연명

(농사꾼 아나키스트 시인)

박홍규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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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도연명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내 친구 도연명 (농사꾼 아나키스트 시인)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3933183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5-12-12

책 소개

1,600년 전 중국의 ‘시인’이라고 알려진 그를 오늘의 한국 상황에서 우리 곁에 두고 싶은 친구, 추앙하고 싶은 삶의 모델로 다시 불러내는 책이다. 저자인 법학자이자 아나키즘 연구자 박홍규 교수는 도연명을 “농사꾼 아나키스트”로 읽어낸다.
불안과 혐오의 시대, 지배받지 않고 사는 법을 ‘도연명’에게 묻다!
성과와 속도로 사람의 가치를 나누고 서로서로 경쟁자가 되는 이 시대에 권력과 거리를 두고도 삶의 품위를 잃지 않았던 누군가를 소환하는 일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굳이 찾아낸다고 해도 행여 그 이면에 실망하여 또다시 등을 돌리게 되지는 않을까? 아니, 무엇보다 그런 사람이 정말 있기는 한가? 오늘 우리가 만나려는 사람, 도연명이 바로 그런 인물이다. 그는 출세 대신 밭을, 부와 명예 대신 자발적 가난과 자유를 택했다. 『내 친구 도연명』은 1,600년 전 중국의 ‘시인’이라고 알려진 그를 오늘의 한국 상황에서 우리 곁에 두고 싶은 친구, 추앙하고 싶은 삶의 모델로 다시 불러내는 책이다. 저자인 법학자이자 아나키즘 연구자 박홍규 교수는 도연명을 “농사꾼 아나키스트”로 읽어낸다. 성장과 효율, 위계의 논리로 가득한 한국 사회와는 정반대로 그는 벼슬과 권력을 거부하고서 모두가 스스로 땅을 갈고 나누어 먹는 공동체를 꿈꿨다. 도연명의 시와 산문, 제문과 만가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권력을 잡지 않고도 정치적으로 사는 삶이 가능하다”는 이제껏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 이 책은 학자들만 이해할 수 있는 고전 해설서가 아니다. 도시 생활에 지치고, 정치와 사회에 대한 분노와 무력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등을 돌리지 못하는 청년과 시민들을 위한 책이다. 귀촌과 농사, 생태와 공동체, 탈성장과 새로운 정치적 상상력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도연명은 “지금 여기”에서 다시 삶의 좌표를 그려볼 수 있는 실마리를 건넨다. 그런데 이 책 『내 친구 도연명』의 가장 특별한 점은 우리의 노(老)학자가 평생 마음속에서 대화를 나눠온 시인을 통해 자신의 시대를 비판하고 위로받아 온 과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는 데 있다. 고전 시문 읽기와 사상사, 그리고 자전적 에세이가 단단히 엮인 이 책은 “당신에게는 어떤 친구가 있는가?” “당신은 누구를 친구라 부르며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독자 앞에 내려놓는다. 그리고 조용히 제안한다. 이 불안한 시대를 건너가는 동안 1,600년 전 농사꾼 아나키스트 도연명을 우리 시대의 동지이자 길동무로 한번 불러내보지 않겠느냐고. 도시에서의 삶과 다양한 경쟁에 지친 청년과 시민들, 귀촌·생태·공동체·탈성장에 관심 있는 인문사회 독자들, 그리고 고전을 오늘의 삶의 언어로 다시 읽고 싶은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권한다.

경쟁과 권력이 지배하는 시대, 위진 남북조에서 오늘의 한국으로
소유와 자본이 삶의 기준이 된 오늘, ‘권력을 갖지 않고도 존엄하게 사는 법’을 몸으로 보여준 시인이 있다. 왕조가 갈라지고 정권이 몇 해 만에 뒤집히던 위진 남북조, 전쟁과 역병, 귀족들의 권력 다툼이 일상이었던 시대에 살았던 도연명이다. 당시 지배층 문인들은 허무와 체념의 청담(淸談)에 빠져 있었고, 백성들의 삶은 끝없는 유랑과 빈곤으로 무너지고 있었다. 그런 디스토피아의 가장자리에 서서 도연명은 벼슬과 부귀가 아니라 농사와 자발적 가난, 그리고 자유를 자신의 몫으로 선택했다. 『내 친구 도연명』은 저자가 평생 가슴속에 품어온 시인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불러낸 책이다. 군사독재와 자본주의 고도성장을 거쳐 다시금 불평등과 혐오, 정치적 무력감이 판치는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이를 내 삶의 모델로 삼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학질과 가난, 전쟁과 혼란 속에서도 벼슬보다 밭을, 출세보다 자유를 택했던 도연명의 생을 따라가며 “지금 우리의 친구로 삼을 만한 옛사람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서 “권력을 쥐지 않고도 정치적으로 사는 삶이 가능하다”는 낯선 상상을 우리 앞에 펼쳐 보인다.

벼슬과 농사 사이에서, 한 인간이 찾아낸 ‘나의 자리’
『내 친구 도연명』은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한 소년의 생애를 어린 시절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따라가며, 그가 어떻게 ‘농사꾼 아나키스트’가 되었는지를 밝힌다. 낮에는 밭을 갈고 밤에는 책을 읽고 거문고를 켜며 성장한 도연명은 사랑과 결핍을 노래한 초기 연작시와 학질에 시달리면서도 시와 술을 놓지 않던 청년기의 작품들 속에 일찍부터 “노동의 존엄”과 “사람답게 사는 일”을 무엇보다 중시했음을 드러낸다. 성인이 된 뒤 그는 관직에 올랐다가도 스스로 사직서를 내는 방황기를 거친다. 반복되는 사직의 이면에는 사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현실적인 부담과 권력에 기대지 않고 살고 싶다는 신념 사이에서의 고통스러운 줄다리기가 놓여 있었다. 하나 마지막 벼슬이었던 팽택령 자리에서 도연명은 마침내 “벼슬이 아니라 오곡을 돌보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선언하고는 농사꾼의 길을 선택한다. 저자 박홍규 교수는 시와 산문, 제문과 만가에 이르기까지 도연명이 남긴 글들을 집요하게 추적하며 그의 이러한 결단이 단순한 성정이나 기분이 아니라 ‘자유와 평등, 자율적인 공동체에 대한 감각’에서 비롯된 선택이었음을 전 생애를 통해 입체적으로 복원해낸다.

도화원과 아나키 유토피아, 오늘의 한국 사회를 비추다
『내 친구 도연명』의 중심에는 독자들이 한 번쯤 들어보았을 「도화원기」가 놓여 있다. 저자는 도연명이 그려낸 도화원을 단순한 이상향이나 동양적 목가 풍경이 아니라 전쟁과 과세, 징병에서 도망쳐 온 사람들이 스스로 땅을 일구며 살아가는 ‘무국가 공동체’로 읽어낸다. 왕도 귀족도 관료도, 세금과 징집도 없는 곳. 법과 형벌 대신 오랜 관습과 서로에 대한 배려로 유지되는 작은 농촌 사회. 도연명의 농시들과 함께 읽히는 도화원은 이렇듯 구성원들이 스스로 땅을 갈고 나누어 먹는 ‘권력 없는 공동체’의 상상도이자 농사꾼 아나키스트가 꿈꾼 유토피아의 지도와도 같다. 또한 저자는 이 도화원을 서양의 유토피아 전통과 나란히 놓고 비교한다.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가 여전히 국가와 법, 치밀한 계획과 규율을 전제로 한 “이상 국가”라면, 도연명의 도화원은 국가 자체를 벗어난 자리에서 성립하는 비지배·비착취의 공간에 더 가깝다. 나아가 제임스 C. 스콧이 『지배받지 않는 사람들』에서 말한 국가의 조세와 통제를 피해 산지로 숨어든 공동체와 도화원 사람들을 겹쳐 읽는다. 도화원 주민들 역시 역사의 중심이 아닌 변방에서 ‘지배로부터 도망쳐 얻어낸 자유’를 살아가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읽어낸 도화원은 단순한 전원 동경이나 인생 후반의 로망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어떤 공동체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정치적·윤리적 질문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다.

“내 친구 도연명”이라 부를 수 있을 때, 당신의 삶은 조금 가벼워진다
『내 친구 도연명』은 고전 해설서가 아니다. 노학자가 평생 곁에 두고 읽어온 시인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고백이자 그를 오늘 우리의 친구로 소개하는 초대장이다. 저자는 도연명의 시 속에서 가난과 병에도 꺾이지 않는 자존, 권력을 멀리하면서도 세상에 완전히 등을 돌리지 않는 태도, 자연과 벗과 술을 사랑하는 소박한 기쁨을 차근차근 길어 올린다. 그리고 독자에게 조용히 묻는다. “당신은 어떤 친구를 진정한 친구라 부를 수 있는가.” 도시의 피로와 정치적 무력감 속에서 다른 삶의 가능성을 찾는 청년과 시민들에게, 이 책은 1,600년을 건너온 한 시인을 ‘내 친구’로 불러 보자고 제안한다. 마지막 장에서 서술의 초점은 자연스럽게 도연명에서 저자 자신으로 옮겨온다. 군사독재 시기를 통과한 저자는 도시의 편리함과 학계의 안정된 지위를 뒤로하고 시골로 내려가 작은 밭을 일구며 살아간다. 넉넉하지 않은 수입, 최소한의 소비, 직접 재배한 곡식과 채소로 꾸려가는 생활은 도연명이 말한 ‘가난하지만 후회 없는 삶’을 오늘의 언어로 옮긴 실천이다. 그는 도연명의 시를 읽으며 “권력과 거리를 두되 세상과도 등을 돌리지 않는 법”, “스스로를 지키면서도 남들과 더불어 사는 법”을 터득한 지난 시간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내 친구 도연명』은 흠모하는 시인과 닮은 길을 선택한 저자의 삶을 풀어낸 에세이이자 “당신도 이런 친구와 함께 살아보지 않겠느냐”는 다정한 권유가 함께 담긴 깊고 아름다운 저작이다.

목차

머리말/ 일러두기

1장 오류선생(五柳先生) 도연명
도연명은 누구인가? / 도연명은 농사꾼 아나키스트다 / 자신의 제문을 쓰다 / 나는 죽는다 / 내 인생은 가난했기에 즐거웠다 / 농사는 즐거웠다 / 독서와 거문고 덕에 즐거웠다 / 나는 세상과 다르다 / 내 인생에 후회는 없다 / 죽은 나를 잊으라 / 「만가」 / 「형영신」

2장 도연명의 시대, 디스토피아
나의 도연명 / 매우 간단하게 보는 중국의 역사 / 『삼국지연의』 영웅들과 반대되는 도연명 / 위진의 정신과 생활 / 도연명의 상상 속 선조 / 도연명의 3대 조상 / 아들에게 부탁함 / 도연명의 외가

3장 주경야독으로 보낸 성장기(0-27세)
가난한 집안 / 책 읽기로 즐거웠고 거문고로 화답하다 / 사랑 / 「한정부」 서문과 1수 / 사랑의 갈망, 「한정부」 2수 / 사랑의 절망, 3-4수 / 「오류선생전」 / 「구일한거」 / 「영삼량」 / 「영형가」

4장 벼슬과 농사 사이에서 방황하다(28-40세)
‘내 힘찬 젊은 날’ / 28세에서 40세까지의 생애 / 「감사불우부」 / 「권농」 / 「경자년 오월, 도읍에서 돌아오다 규림에서 험한 바람을 만나다」 / 「정운」 / 「시운」 / 「영목」 / 「신축년 1월, 휴가를 마치고 강릉으로 돌아가는 밤길에」 / 「처음으로 진군의 참군이 되어」 / 최초의 농시 / 행려시

5장 농사꾼 아나키스트 출발(41-43세)
농사와 농시의 변화 / 「귀거래사」 / 자연으로 돌아가 농촌에서 살다 / 「독산해경」

6장 남촌의 농사꾼 아나키스트 시인(43세 이후)
「무신년 7월, 화재를 당하고」 / 「환구거」 / 「이거」 / 「경술년 시월, 서전에서 올벼를 수확하고」 / 모든 사람은 형제 / 「잡시」 / 「음주」 / 술과 도 / 참된 귀은 / “무리 잃은 새 한 마리” / 현실 비판 / 전원으로 돌아가기

7장 아나키스트 도연명, 권력을 거부하다(56세 이후)
「의고」 / 동물 사랑, 친구 사랑 / 「걸식」 / 「깨닫는 바가 있어 짓다」 / 「영빈사」

8장 도화원, 농사꾼 아나키스트의 유토피아
완적의 「대인선생전」 / 도화원 / 「도화원기」 / 「도화원시」 / 도화원과 『노자』 소국과민과 『예기』 대동 / 도화원에 대한 후대의 평가 / 도화원의 아나키즘 / 정약용의 「미원은사가」

맺음말 / 도연명 연보 / 더 읽어보기

저자소개

박홍규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세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글을 쓰는 저술가이자 노동법을 전공한 진보적인 법학자이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시골에서 아내와 함께 작은 농사를 지으며 자유·자연·자치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오사카시립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오사카대학 등에서 강의하고 하버드로스쿨, 노팅엄대학, 프랑크푸르트대학 등에서 연구했다. 1997년 『법은 무죄인가』로 백상출판문화상을 수상했고, 2015년 『독서독인』으로 한국출판평론상을 수상했다. 『노년이란 무엇인가』『우정이란 무엇인가』 『간디 평전』 『유일자와 그의 소유』 『오월의 영원한 청년 미하일 바쿠닌』(2023 경기도 우수출판물 제작지원 선정) 『밀레니얼을 위한 사회적 아나키스트 이야기』(2022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지원사업 선정) 『카뮈와 함께 프란츠 파농 읽기』(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표트르 크로포트킨 평전』(2021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지원사업 선정) 『비주류의 이의신청』(2021 우수출판콘텐츠 선정) 『내 친구 톨스토이』 『불편한 인권』(2018 세종도서 교양부문) 『인문학의 거짓말』 『놈 촘스키』 『아나키즘 이야기』 외 다수의 책을 집필했으며, 『오리엔탈리즘』 『간디 자서전』 『유한계급론』 『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자서전』 『법과 권리를 위한 투쟁』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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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가난은 도연명의 삶 자체였다. 유가나 도가는 도를 중시하고 가난과 영달을 중시하지 않았다. 그 점에서는 도연명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공자나 장자와 달리 도연명은 평생 가난하게 살아야 했기에 그의 시는 가난을 즐겨 다룬다. 하지만 주목할 점이 있다. 도연명에게 가난은 자신의 길을 지키기 위한 소위 ‘조건’일 뿐, 가난 그 자체에 대한 불만에서 이를 언급하는 것이 아니다. 즉 그의 가난은 자발적 가난이었고, 스스로 선택한 가난이기에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즐거운 가난이었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정글의 시대였다. 벼슬을 통한 재물 확보와 증대만이 그 시대의 유일한 가치였다. 그러한 시대와 반대되는 길이었던 도연명의 자발적 가난은 자신이 추구하는 도(道)가 벼슬이나 재물과 화해할 수 없는 대립 관계에 있다고 하는 자각, 그리고 그 도는 자연 속에서 농사를 지음으로써 이룰 수 있고, 함께 농사를 짓는 농민들과의 유대를 통해 가능해진다는 자각에 있었다. 그의 가난 타령은 가난을 불만스럽게 여기기보다 도리어 가난해지려고 노력하고, 나아가 가난한 농민들과 함께 권력이나 재산이라는 헛된 우상에 대해 싸우는 ‘적극적인’ 가난 수용의 자세로 보아야 한다._<1장 오류선생 도연명>


『삼국지연의』(이하 『삼국지』)라는 중국 소설이 있다. 그 책은 2004년 한국 국민 독서 실태 조사에서 성인과 학생 모두 기억에 남는 도서 1, 2위를 다투었다. 같은 조사에서 성인 4명 중의 1명은 1년에 1권도 안 읽는 책맹임을 감안할 때, ‘책을 읽는 한도 내에선 모든 사람이 거의 다 읽어봤다.’라는 말이 된다. 그러나 나는 어려서 몇 번이나 읽으려고 했지만, 읽기 시작하고 얼마 안 가서 그 내용이 싫어 책을 덮곤 해서 결국 지금까지 완독하지 못했다. 『삼국지』는 14세기 명나라의 소설가 나관중(羅貫中, 1330?~1400)의 저술로 시작되어 여러 시대 작가들이 내용을 더한 역사소설이다. 중국사 가운데 후한 말에서 서진 초까지의 영웅호걸들의 활약을 다룬 소설이므로 도연명이 살았던 시대와 그리 멀지 않다. 소설은 14세기쯤에 완성되었으니 도연명이 읽었을 리 만무하지만, 그 내용인 삼국의 역사에 대해서는 도연명이 당연히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인 유비·제갈량·손권·조조·사마의 등은 모두 가면을 쓰고 사기술과 권모술수, 기만술로 평생을 살았던 이들이므로 평화주의자인 도연명이 좋아했을 리 없다. 이는 현대 중국의 반체제 문예이론가인 류짜이푸(劉再復, 1941~)가 지은 『쌍전(雙典)』(2010)에서도 지적한 점이다._<2장 도연명의 시대, 디스토피아>


나는 도연명의 시 중에서 이 시를 가장 좋아한다. 그래서 그의 대표작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사랑을 당당하게 노래하기에 그는 누구보다도 ‘근대적인 개인’이다. 유교 전통이 강한 중국의 문학사에서 사랑을 이렇게 절절하게 노래한 시인은 다시 없다. 중국의 현대문학 연구자인 엽가영(葉嘉瑩)이 “이 부(賦)를 썼기 때문에 도연명이라는 사람은 비로소 완벽해졌다.”라고 한 평가에 동의하면서도 그것이 ‘개인으로서의 완벽성’을 추구하는 시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 시는 ‘전집’이 아닌 ‘선집’에서는 항상 빠질 정도로 무시되는 경향이 있어서 유감이다. 위에서 나는 도연명이 조상을 미화한 시에 대해 유감이라고 했는데, 여기서는 이 시를 무시하는 경향이 유감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시는 391년, 도연명이 26세에 쓴 것으로(이성호, 258쪽) 보는 견해도 있지만, 18세 때 지었다고 보는 견해, 그보다 훨씬 더 나이가 든 뒤에 지었다는 견해 등이 있다. 시풍으로 볼 때 그 자유로운 시상이 전통적인 유교적 분위기를 벗어났다고 하는 점에서 40대의 작품으로 볼 수도 있지만, 사랑에 나이가 없다고 본다면 50대나 60대의 작품으로 볼 수도 있다. 신라시대의 향가 「헌화가(獻花歌)」처럼 도연명이 노인이 되어서 쓴 사랑의 시라고 봐도 무방하다. 여하튼 시인이 사랑을 노래한 시임은 분명하다. 이 시를 쓸 당시의 사랑에 대해서 노래한 것일 수도 있고, 아내에게 바치는 시일 수도 있다. 물론 그에게 사랑이 한 번이었다고 할 수는 없다. 사춘기부터 사랑은 여러 차례 있을 수 있잖은가._<3장 주경야독으로 보낸 성장기(0~2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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