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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59255717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20-09-04
책 소개
목차
저자의 말 _ 그림은 삶을 그리는 것이다
제1장 스페인
1. 스페인 이모저모
스페인과 한국┃바르셀로나 올림픽┃자유와 자치의 사상┃스페인을 아시나요?┃정열의 나라?┃스페인 관광┃스페인의 자연┃에스파냐
┃스페인 이미지┃음악 속 스페인┃오페라 <카르멘>┃영화 속 스페인┃투우와 축제┃플라멩코┃스페인 사회┃스페인 정치
2. 스페인어, 스페인 문학
스페인 언어와 스페인 문학┃『돈키호테』┃돈키호테와 돈 후안, 그리고 카르멘
3. 고야 시대까지의 스페인 역사
유럽 속 스페인┃국민의식의 형성┃성聖과 속俗의 나라┃이단심문과 대항해 시대┃유토피아의 계보┃고야 시대
4. 스페인의 지방
스페인 북부와 중부 지역┃지중해 지역
2장 시작
1.스페인 미술
프라도 미술관┃‘스페인 미술’이라는 것┃스페인 미술의 특징┃신비주의자 엘 그레코┃자연주의자 벨라스케스┃고야와 피카소의 삶
2. 고야는 괴물인가?
반反주의자 고야┃고야의 작품┃나의 고야
3. 출생
고향┃생가┃야의 이름과 뿌리┃고야의 어린 시절
4. 출세
마드리드에 내딛은 첫발┃카를로스 3세의 개혁┃진보와 반동┃유행과 민중의 삶┃모든 길은 로마로┃다시 사라고사로┃결혼
5. 초기 작품
칼톤 제작┃초기 칼톤┃초기 판화┃종교화┃초상화┃왕가 초상화와 자화상┃후기 칼톤┃경박과 교양, 진보와 보수의 공존
3장 위기
1. 세기말
프랑스 대혁명┃청각의 상실┃자유와 창의┃1790년대의 자화상
2.《로스 카프리초스》
알바┃〈마드리드 화첩〉┃《로스 카프리초스》의 사상┃권력 또는 괴물┃운명┃악마 또는 마녀┃마녀의 나라┃인간성의 묘사
┃고야의 미학┃《로스 카프리초스》의 운명
3. 유화
종교화와 초상화┃ <카를로스 4세의 가족> ┃알바와 마하┃마하┃50대의 고야
4장 전쟁
1. 스페인과 프랑스
제 2의 비극┃나폴레옹의 스페인 침략┃스페인 독립전쟁┃전쟁 속의 고야┃1810년대 유화들
2.《전쟁의 참화》
《전쟁의 참화》┃전쟁을 보는 눈┃전쟁, 비참, 참살┃기근┃자유┃양식의 변화┃칼로와의 비교
3. 5월의 그림들
새로운 역사화┃〈5월 2일〉┃〈5월 3일〉
4. 후기 작품
1810년대 후반의 유화┃판화집 《투우》의 사상┃《투우》의 분석
5. 만년의 소묘와 판화
고야 만년┃1820년┃《C화첩》┃《어리석음》┃〈검은 그림〉┃1824년┃사후의 고야┃고야와의 마지막 대화
5장 고야, 그 이후의 스페인
1. 19세기 스페인
커피, 정치 그리고 지배계급┃노동운동과 쿠데타, 피지배계급┃언론과 문화 및 교육┃19세기의 일상생활┃‘혁명의 6년’과 아나키즘┃낭만적 민족주의
2. 20세기 스페인
세기 초 스페인┃20세기 초 스페인 문화와 생활┃제2공화국┃시민전쟁은 어떻게 가능했을까?┃시민전쟁하의 사회개혁
3. 민주화
스페인의 봄, 민주화가 꽃피기까지┃정치 민주화┃사회 민주화
나가는 말 _ 한국에서의 고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고대시가 호머에서 출발하듯이 현대회화는 고야에서 시작된다.”고 이 탈리아 미술사가인 벤투리(Lionello Venturi, 1885~1961)는 말한다. 프랑스의 말로(Andre Malraux, 1901~1976)도 고야가 현대회화의 막을 올렸다고 비유했다. 고야처럼 스페인 출신이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이니 믿어도 좋다.
나는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1900)가 ‘신은 죽었다.’고 했듯, 고야에 의해 ‘미는 죽었다.’고 말하고 싶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미’ 는 과거의 낡은 그것, 즉 18세기를 풍미했던 고전적인 아름다움이다. 따라서 옛 눈으로 보면 고야는 결코 아름답지 않다. (…) 물론 고야는 그런 괴물이 좋아서 그린 게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괴물을 증오하고 그것을 쫓아내고자 그렸다. 아울러 그것에 고뇌하는 인간들을 그린 최초의 화가이다. 민중은 그의 그림에서 비로소 최초로 주인공이 된다. 그러나 그는 민중을 사랑하긴 해도 무조건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고야가 좋다. _ <저자의 말> 중에서
스페인은 성모 마리아의 나라이다. 검은 성모마리아상이 발견된 몬세라트 수도원은 스페인 3대 순례지 중 하나로, 전 세계 순례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카탈루냐 사람들은 이 성모를 수호성인으로 모신다. 『스페인의 초상Portrait of Spain』(1963)이라는 책에 19세기에 유행한 마리아와 관련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13세기의 걸출한 스페인 왕 페르난도 3세(Fernando III, 1199~1252)가 죽어 성모를 만났다. 성모는 그에게 사랑하는 스페인을 위해 무엇을 해주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먼저, 왕은 포도주와 밀을 희망했다. 마리아는 흔쾌히 포도주와 밀을 주었고 왕은 이번엔 푸른 하늘, 강한 말, 용감한 남자, 아름다운 여자를 소원했다. 다시 마리아가 그것들을 주자 왕은 더욱 많은 것을 원했고, 성모는 그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마지막으로 왕은 좋은 정치를 달라고 기원했다. 이에 성모는 낭패한 듯 고개를 저으며 “그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좋은 정치란, 성모조차도 이룰 수 없으며 모든 천사가 내려와도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만큼 당시 스페인 정치는 엉망이었다. _ <스페인 정치> 중에서
고야는 피카소와 달리 이른바 ‘조숙한 천재’가 아니었다. 벨라스케스는 피카소처럼 조숙한 천재였으나, 고야는 나이 마흔이 훨씬 넘어 자기의 세계를 표출했다. 또한 고야는 마사초(Masaccio, 1401~1428)나 반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 1853~1890)처럼 요절한 천재도 아니었다. 그는 당시 예술가로서는 보기 드물게 오래 살아 82세에 죽었다. 그리고 작품 3분의 2 이상이 생애 후반에 집중되었고, 근대회화의 선구를 이루는 걸작들은 만년(晩年)에 그려졌다. 피카소는 더욱 오래 살아 91세에 죽었는데, 15세에 왕립 아카데미에 입학해 생전에 부와 명예를 얻은 피카소와 달리 고야의 생애는 좌절의 연속이었다.
(…)고야와 피카소. 이 두 사람은 같은 스페인 출신 화가라는 점 외에는 시대도 다르고 성격이나 화풍도 다르기에 굳이 공통점이라고 할 만한 게 그다지 많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나는 그 두 사람이 함께 보였다. 때론 같게, 또 다르게도 보였다. 적어도 두 사람은 모두 위대하고 기이한 거인들이다. 말하자면 고야는 ‘사후의 거인’이고, 피카소는 ‘생전의 거인’이다. _ <고야와 피카소의 삶>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