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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큰글자도서]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박영서 (지은이)
들녘
3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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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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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큰글자도서]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시대 일반
· ISBN : 9791159257308
· 쪽수 : 340쪽
· 출판일 : 2022-05-10

목차

저자의 말 / 주요 등장인물 소개
나는 네가 과거 시험장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
신입 사원들의 관직 생활 분투기
이 천하에 둘도 없는 탐관오리 놈아!
아니, 이게 무슨 소리요. 내가 암행어사라니!
나의 억울함을 일기로 남기리라
식구인지 웬수인지 알 수가 없다
예쁜 딸 단아야, 아빠를 두고 어디 가니
그 땅에 말뚝을 박아 찜해놓거라
이씨 양반은 가오리고, 류씨 양반은 문어라니까
닫는 글 / 참고문헌 / 도판 출처

저자소개

박영서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90년생. 충주의 작은 사찰에서 살며, 딴지일보에 한국사·문화재·불교에 대한 글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서른 살에 대학에 입학해 불교학을 배웠으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조선시대 일기들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머릿속에 쓰고 싶은 글은 참 많은데, 몸은 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을 즐기는 중입니다. 들녘에서 출간하고 있는 〈시시콜콜 역사 시리즈〉, 천천히 써나가겠습니다. 앞으로 쓸 날이 많으니까요! 인스타그램: @ddirori0_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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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1606년 7월 4일 『계암일록(溪巖日錄)』
조즙은 오로지 인맥 덕분에 이번 시험의 감독관이 되더니, 상주와 함창 사람들을 우르르 이끌고 시험장에 나타났다. 그런데 이상했다. 말이 상주와 함창 사람이지, 사실은 주민등록만 옮기고 실거주지는 다른 곳인 사람들도 수두룩했다. 의심스럽기 짝이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시험장 문이 열리자마자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과 조즙이 따로 만나 웃으며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 꼴을 본 우리 지역의 선비들은, “감독관 양반! 이게 무슨 짓입니까! 어떻게 감독관이 사사로이 응시생과 농담을 나눌 수 있습니까! 저 사람들을 보내세요!”라고 따졌지만, 오히려 조즙은 얼굴을 붉으락푸르락하며 화를 냈다. 그러나 항의가 계속되자, 그의 얼굴은 갑자기 흙빛이 되었고, 끝내 고개를 떨궜다. 그러더니 대뜸, “그러면 내가 나가면 될 것 아닙니까! 더러워서 못 해먹겠구먼!”이라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게다가, 그가 옆 사람에게 ‘저 사람들이 뭘 어쩔 수 있겠나. 그저 나랑 한번 해보자는 거지.’라고 했다는 말이 과거장에 퍼지면서, 우리 지역의 선비들은 일제히 과거장을 나가버렸다. 나중에 보니, 한 선비의 머리에서 피가 흘러내렸는데, 조즙을 지지하는 옆 동네 사람들이 몽둥이로 때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기 ‘라인’을 과거에 합격시키기 위해 거주지를 허위로 등록하게 하고, 과거장까지 이끌고 온 조즙의 뻔뻔한 행위에 동네의 선비들은 분개합니다. 감독관과 응시생의 말싸움은 점차 커져, 둘 다 시험장을 나가버리는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하죠. 초유의 감독 거부와 응시 거부 사태는 결국 부상자를 초래하죠. ‘조즙의 얼굴이 흙빛이 되어 고개를 떨궜다.’라는 내용은 조즙 자신도 본인의 행위가 비도덕적임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암시합니다. 즉, 비록 ‘관례적’으로 온갖 종류의 부정행위가 매우 자주 벌어졌지만, 그런 행위가 부정한 것이라는 최소한의 인식은 공유했다는 뜻입니다. 아마도 과거 시험장의 부정행위는 야근을 하지 않고 수당을 입력하는 우리 시대의 ‘관례’ 같은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어떠한 부정한 행위가 ‘관례’가 되는 순간, 오히려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바보 취급을 받곤 하죠. 몽둥이로 두들겨 맞은 한 선비처럼요._<나는 네가 과거 시험장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 중에서


마냥 집에만 있을 수 없던 노상추는 돈을 꿔가면서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과거 급제 명단을 지켜보던 때처럼, 신임 관리 명단이 나올 때마다 이번에는 혹시……?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죠. 그러나 번번이 고배를 마십니다. 이토록 미관말직 하나 나오지 않는다니, 무슨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 또한 뭉게뭉게 피어오릅니다. 그래서 노상추는 서울 안에서 여러 사람과 교유를 맺으며 자신만의 인맥을 넓히기 시작합니다. 인사부에서 어떤 얘기가 오가는지 듣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면서요. 그러나 인사 공고 때마다 실망의 순간이 그를 덮치고, 여비가 떨어질 때마다 다시 고향으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간신히 관직을 받았다 해도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또 다른 고난이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뉴비 급제자’ 신고식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가혹한, ‘뉴비 관리’ 신고식입니다. 38살, 급제 후 2년간의 기다림 끝에 첫 관직을 얻게 된 김령의 생생한 신고식 현장으로 들어가 볼까요?

1614년 3월 2일 『계암일록(溪巖日錄)』
오늘 아침, 승문원(承文院)❇에 첫 출근을 했다. 들어가자마자 윤 대리님이 엄청나게 괴롭히기 시작했다. 나를 대청마루의 현판 밑으로 내보내 시를 짓게 했다. 오 과장님은 끝도 없이 시 짓는 문제를 내어서 나를 괴롭혔다. 그가 너무, 너무 미웠다. 저녁에는 선배들 집을 돌면서 명함을 돌렸다. 열심히 말을 달려 윤 차장님, 오 과장님, 김 대리님, 윤 대리님 댁 등을 포함해 열네 곳이나 명함을 돌렸다. 기진맥진한 상태로 숙소에 돌아오니, 민 부장님이 “오늘 하루 정말 고생 많았지? 내일부터는 허참례(許參禮)를 할 때까지 명함을 그만 돌려도 되네.”라고 하셨다.

설레고 떨리는 마음으로 첫 출근을 한 38세의 ‘뉴비 공무원’ 김령. 그러나 그를 기다린 것은 따뜻한 환대와 조언이 아닌, 쉴 틈 없이 몰아붙이는 신고식이었습니다. 업무 시간에는 선배들이 일도 안 하고 온갖 퀴즈를 내며 김령을 괴롭히더니, 이제는 ‘명함 돌리기’를 시켰습니다. 명함 돌리기 풍습은 많은 곳을 돌아야 했기에 육체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었습니다. 김령도 열네 곳이나 되는 집을 두루 돌아다니며 명함과 함께 인사를 드렸죠. 게다가 꼭 귀신 분장을 한 것처럼 낡고 찢어진 옷을 입어야 했는데, 야간통행금지 시간에 사람들을 단속하는 경찰도 이들을 붙잡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일부러 창고에 가두고 밤늦게까지 뉴비 관원을 붙잡고 얼굴에 먹물을 칠하는 모습이 담겨 있죠? 주변에서는 아예 BGM까지 깔아주며 제대로 놀리는 모습입니다. 신입생 환영회 때의 추태가 동기들 사이에서 내내 회자되듯, 조선 시대에도 이때 망가지는 모습이 관직 생활 내내 술안주로 쓰였겠죠?_<신입 사원들의 관직 생활 분투기> 중에서


1801년 4월 3일 『남천일록(南遷日錄)』
오만동이라는 것이 그렇게 남자한테 좋다고들 하는데, 동래와 기장 사이에서 난다고들 한다. 한 잠수부에게 “오만동이라는 게 그렇게 귀합니까?”라고 물었더니, 그가 “이 동네에서 나긴 하는데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특히, 조개에서 나오는 것은 다 귀한 약이라서 오만동을 구하기는 더 어렵죠.”라고 했다. 그런데 “우리 집 주인 아내가 오만동을 좋아한다고 하더군요.”라는 말에, 그는 물개박수를 치면서 껄껄 웃었다. 그는 의아한 표정을 짓는 내게 웃으면서 말했다. “아이고, 역시 그렇습니까. 서울에서 온 양반님네 중에 오만동을 구하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왜일까요~? 우리 바닷가 사람들은 오만동을 어쩌다가 채취해도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다 서울로 올려보내니까요. 그런데 바닷가 사람들은 아들딸 순풍 순풍 잘 낳고 살죠. 그런데 왜인지, 서울 사람들은 이게 없으면 자녀를 못 낳는 문제가 있나 봅니다?”라면서 나를 놀리는 것이 아닌가. 또 웃으면서, “작년에 나라에서 캐다 바치라는 명이 떨어져서, 우리 잠수부들이 며칠 동안 거의 얼어 죽을 뻔했습니다. 간신히 열 개를 구해 관청에 바쳤는데, 관청도 전부 서울 김 대감님 댁으로 올려보냈지요. 대감님 댁 아내분은 기뻐 죽으려 하고, 바닷가 여인의 남편은 얼어 죽으려고 하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라면서 또 손뼉을 치며 깔깔대며 웃었다.

기장 지역에서만 난다는 오만동이란 해산물은 ‘남자한테 그렇게 좋은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는’, 그런 토산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깊은 바다까지 잠수하여 조개 속에서 캐내는 거라 구하기 너무 어려웠던 품목이죠. 시골의 잠수부는 서울에서 유배 온 순진한 양반 심노숭을 은근히 놀리면서 19금 유머를 구사합니다. 그러나 말에 뼈가 있습니다. 먹으나 안 먹으나 자식 낳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누군가는 오만동을 구하기 위해 얼어 죽을 뻔한 냉혹한 현실이 찐득한 유머 속에 담겨 있습니다._<이 천하에 둘도 없는 탐관오리 놈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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