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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한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91159257568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23-03-24
책 소개
목차
반짝이는 것
에이의 숟가락
뇌의 나무
화면 공포증
미래를 기억하는 남자
이름 먹는 괴물
목소리
부디 너희 세상에도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직도 이들을 좀비라고 부르십니까? ACAS(Acquired Cardiac Arrest Syndrome), 후천성 심정지 증후군은 질병입니다. 심폐기능은 정지되지만, 뇌가 완전히 소멸할 때까지 식욕만 남은 상태로 살아가야 하는 감염자들. 안타깝게도 아직 이들을 위한 치료 방법은 없습니다. 감염자들을 위한 국가 공인 안락사 기관 다이웰. 후천성 심정지 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소중한 이에게 편안한 죽음을 선사합니다. 안락사는 다이웰, 주식회사 다이웰. 지금 바로 전화하세요.
그가 그날따라 변덕을 부리지 않았더라면, TV를 끄지 않았더라면 아내는 지금도 그의 곁에서 시시한 농담을 하고, 트로트 한 가락을 흥얼거릴 텐데. 일규가 죄책감에 시달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아내의 죽음으로 망연자실해 있는 사이, 아들 내외는 부지런히 움직였다. 청와대에 청원서를 제출하고, 국회 앞에서 일인 시위를 했다. 아내와 감염자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국가에서 보상금을 지급해주는 데는 꼬박 사 년이 걸렸다. 보상금을 받은 아들 내외는 일규의 앞에서 미소를 짓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대학교에 가서야 에이는 우울이라는 감정을 배웠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는 입시를 위해 정해진 문제를 풀고, 답을 맞혔을 때 느끼는 단순한 기쁨만이 인생의 전부였다. 그러나 대학에서는 그런 식의 기쁨을 누릴 수가 없었다. 인문학에서는 절대적으로 규정된 명쾌한 답을 얻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다. 뒤늦게 에이는 이과를 선택하고 수학과에 갔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답이 있는 삶, 그것이 에이가 원하는 삶이었다. 답이 없는 삶의 지속은 우울을 깊어지게 했다. 그런 것들을 상의할 수 있는 가족도, 친구도 없었다. 설령 누군가 있다고 해도 우울의 원인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자신이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