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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9351105
· 쪽수 : 172쪽
· 출판일 : 2022-06-07
책 소개
목차
프로롤그 │ 심란한 날에도 기쁜 날에도
│아침의 햇 쿠키│ 지구를 구할 수는 없지만
│계란 대체재│ 사랑을 수호하는 마법사들
│치아바타│ 바쁘게 한가로운
│보늬밤│ 오늘 내게 가장 좋은 것
│망해도 괜찮은 베이킹│ 일단 양말부터 꿰매보세요
│비건 크림│ 너무너무 미운 맛
│키쉬│ 짓는 사람, 파는 사람, 먹는 사람
│통밀빵│ 우리의 홀가분한 얼굴
│두유 요거트│ 요거트를 빌려 드립니다
│포리지│ 일어나 뭐라도 먹어야지
│아침의 빵│ 춥고 긴 밤을 통과해야 할지라도
│빵과 다이어트│ 나의 최우선 과제
│꿈의 부엌│떡국 그릇과 행복의 상관관계
│천연발효종│누구의 것도 아닌 확실한 내 것
에필로그 │ 다르게 사랑하기로 했다
딴딴 +│ 빵 생활에 흥을 돋우는 간단 비건 요리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것 안 돼, 저것 안 돼’라는 엄격한 제약 대신 처음 맛보는 식재료, 새로운 조리법에 시선을 두니 시야가 위로 아래로 시원하게 트였다. 먹을 수 없는 무엇보다 앞으로 먹게 될 무엇을 생각하면 막연함은 사라지고 되레 자유로워졌다. 채식은 마이너스가 아니라 플러스의 세계였다. 이렇게 몸과 마음의 전환이 근소한 시차로 동시에 이루어진 데는 비건 베이킹의 역할이 컸다.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비건 베이킹은 과학 실험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신선한 충격이었다. 전 세계 비건 베이커들이 버터, 계란, 치즈 등 동물성 식재료를 대신할 레시피를 개발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 눈에 그들은 뛰어난 과학자이자 창조적인 아티스트인 동시에 사랑을 수호하는 괴짜 마법사처럼 보였다. _ <│계란 대체재│ 사랑을 수호하는 마법사들> 중에서
평범하게 사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데, 평범한 치아바타 역시 닿을 수 없는 목표처럼 영영 멀어져 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잔뜩 의기소침해 있거나 분기탱천하여 마카롱 여사님의 영상에 악플을 다는 만행은 저지르지 않았다. 빵 반죽이 풍미를 끌어올리며 장시간 분투하는 사이 나는 나대로 정다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치아바타를 굽기까지 나는 바쁘게 한가롭다. 냉장고의 반죽이 휴식하는 동안 뭉친 승모근을 풀거나 눈에 거슬렸던 가스레인지의 묵은 때를 닦으며 시간을 보낸다. 오븐을 켠 뒤에는 빵이 타진 않을까 애태우느라 책의 같은 페이지를 읽고 잊고 다시 읽기를 반복한다. 싱크대에 기대어 앉아 원고 마감과 엄마의 환갑 중 어느 쪽에 더 일정을 할애할 수 있을지를 저울질하던 날에는 치아바타가 무슨 대수인가 싶어 낙담하다가도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빵 익는 냄새에 마음이 금세 풀리고 말았다. _ <│치아바타│ 바쁘게 한가로운 > 중에서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게 되면 스스로에게 믿음이 생긴다던, 자신과 가족을 지지할 수 있다고 말하던 마리아 씨의 단단한 목소리를 마음의 나침반처럼 삼고 있다. 시간이 흘러 엄마도 나도 할머니가 되었을 때, 그저 나이가 조금 더 많고 적을 뿐인 할머니 친구가 되었을 때 우리는 무엇에 기대어 살 수 있을까. 각종 영양제와 오늘의 운세, 30평 아파트가 줄 수 없는 그 무엇을 알아내기 위해 일단 앞치마를 당겨 묶는다. 오븐을 켠다. _ <│망해도 괜찮은 베이킹│ 일단 양말부터 꿰매보세요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