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0022735
· 쪽수 : 228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_죽음이 다가오는 순간에 알게 되는 것들
추천의 글_아름다운 마무리, 아름다운 삶
1장 내게 두려운 건 죽음뿐이었습니다
내게 두려운 건 죽음뿐이었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
아버지, 그 이름만으로도
상처로 남지 않을 죽음을 위하여
2장 백 송이의 장미로 기억되는 이름
슬퍼할 수 없는 밤
백 송이의 장미로 기억되는 이름
어머니와 대장암
친애하는 나의 사별가족에게
죽음을 헤아리며
3장 물까치 엄마의 이별 이야기
물까치 엄마의 이별 이야기
부처가 예수이고 예수가 부처다
삶의 나이라는 것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의 자세
사랑의 기억이 가슴 깊이 남아 있기에
4장 남은 시간과 남겨진 시간
후각으로 기억되는 이들
남은 시간과 남겨진 시간
상실, 또 다른 이름의 치유
현재라는 이름의 선물
모녀 이야기
5장 봄날의 위로
봄날의 위로
노을을 품은 하늘이 아름답다
그대에게 쓰는 편지
따뜻한 눈이 내릴 수 있을까?
삶의 향기가 머물러 있는 곳에 서서
6장 우리 다시 만나요
있을 때 잘해
내가 언제 걸을 수 있을까요?
당신을 이해합니다
우리 다시 만나요
지나고 나면 너무 짧아요
리뷰
책속에서
사람들은 죽음이 다가오는 순간에는 일상의 ‘소소한 것’들이 ‘간절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내 하루의 삶이 무척 가치 있고 소중하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나 자신도 볼 수 있었습니다.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의 고유한 가치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삶의 소소한 것들이 죽음 앞에서는 더없이 소중해집니다. 그리고 죽음은 ‘나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조금씩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나에게 나 자신이 걸어온 시간의 의미를 상기시켜주며 내가 걸어온 시간과 앞으로 걸어갈 시간에 대해 알려주었습니다. 세상을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죽음이란 것이 아주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래서 죽음이 다가오면 더 두렵고, 더 무섭고, 더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지요. 우리들은 이 죽음을 자주 경험합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죽음은 인생에서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암시해주었습니다. 나와 동료들은 호스피스 완화의료 일을 합니다.
환자의 죽음 앞에서 좀더 객관적이고 의연해야 할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감정들 때문에 눈시울을 붉힐 때도 많았습니다. 임종 선언을 하기 위해 싸늘해진 환자 앞에 서면 겁이 나기도 했습니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환자는 나와 눈을 맞추며 교감을 했었는데, 이제는 눈을 감고 차디찬 시신으로 누워 있으니까요. 그 모습은 아무리 의사라고 하더라도 두렵고 떨리게 만들었습니다. 죽기 싫었습니다. 그렇게 차가운 모습으로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남겨두고 이 세상을 떠나기가 싫었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기에 떠나기가 무서웠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을 가졌다고 착각한 내게, 두려운 것은 오직 ‘죽음’뿐이었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은 죽음과 함께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이곳에는 아직 끝나지 않은 삶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이야기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죽을 날만 기다리는 곳이 호스피스 병동 아닌가요?”라고 말이죠. 그렇지 않습니다. 한 사람이 치열하게 살았던 너무나 소중했던 생을 마무리하는 곳입니다. 그러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라만 볼 수는 없는 일이지요. 갑작스럽게 진단받은 병 때문에 죽음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험한 세상을 살아오면서 그들을 할퀴고 간 마음의 상처들이 이곳에서 육신의 고통과 함께 치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진정한 회복과 평안과 용서와 화해를 얻게 되길 바랍니다. 죽음이 더 이상 절망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이자 새로운 시작임을 알게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