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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0200423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18-05-25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부
역사 | 지층 | 서낙동강 강변에서 | 폐역 | 수성암 기억 | 하늘의 물결소리 | 시간 이전의 별빛처럼 | 새 | 백열의 정오 | 거울의 깊이 | 얼굴 | 대면 | 풀밭과 돌 | 풀밭과 돌 II | 돌의 이유 | 순간은 표면에서 반짝인다 | 낙엽은 성실하게 방황한다 | 눈송이 회상 | 바깥은 표범처럼
2부
물의 시생대 | 그곳에 개울이 있었다 | 도르래 소리 가을 | 표본실 | 물은 촉감이다 | 물의 순수 | 피부의 깊이 | 설원은 나의 피부다 | 깊이의 순수 | 풀밭을 걷는 시인 | 그는 지금도 걷고 있다 | 지난해의 새 | 경주 인상 | 나비 | 마지막 반전 | 말은 뛰어오르기 직전이다 | 첫 추위 오던 날 | 조약돌을 위한 데생 II | 연주 | 또 하나의 벽 | 초겨울 날씨 | 1초의 지각 | 물의 순수 | 발가벗은 물은 희다
3부
최후의 사냥꾼 | 남대천 물살 바라보며 | 우산을 들고 서 있는 사나이 | 공포의 앞뒤 | 고무신 한 짝의 위치 | 최후의 풍경 | 만리장성 | 나는 내릴 수 없었다 | 50년의 증거 | 바람의 텍스트 | 바다의 이유 | 의자의 어스름 | 회전문 단상 | 이유를 느끼다 | 밀밭에서 | 갈릴레이의 해명
4부
바람에 관한 노트 | 삼랑진 철교 곁에서 | 그늘에 관한 노트 | 살에 대해서 | 맨발의 바다 | 지명은 별빛처럼 | 눈부신 절벽
해설
저자소개
책속에서
겁에 질려 가늘게 떠는 따뜻한 심장의 박동을 내 손바닥에 남겨둔 채 날아가버린 새가 만드는 하늘.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 하늘은 경계가 없는 넓이가 되어 따라간 시선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환한 슬픔과 황홀한 잠적이 겹치는 비어 있는 넓이 어디쯤에서 시선은 길을 잃어버렸거나, 순수한 넓이에 홀려 그 안에서 그대로 쓰러져버렸는지 모른다.
-「새」 중에서
푸른 공기를 뚫고 떨어지는 빛과 그늘처럼, 떨어지기 시작한 황금빛 은행나무 잎이 떨어지고 떨어져서 땅바닥을 완전히 덮어도 가지에 남아 있는 잎사귀 하나 줄어들지 않은 끊임없는 낙하처럼 나의 모든 것이 속절없이 그 안으로 떨어지는 순수한 깊이를 보는 눈.
거울 안에서 나의 얼굴은 쓸쓸한 언어의 그늘이 짙은 조형과, 어디서 본 듯한 낯익은 초상에 대한 어릴 적 기억 사이에 발견되기 이전의 섬처럼 있다.
-「거울의 깊이」 중에서
더운 무역풍에 땡그랑거리는 낙타 떼 대상의 물빛 방울 소리, 눈보라 속을 표류하는 빙산이 쩍쩍 갈라지는 눈부신 소리, 얼어붙다시피 맑게 갠 하늘을 달리는 은백색 구름 소리, 하늘 끝 간 데를 나는 철새 무리 날갯짓 소리, 용암 동굴이 기억하는 선사시대 바닷바람 소리와 불의 진흙 흐르는 뜨거운 소리, 별똥별 밤하늘 가로지르며 광물질 불타는 소리, 들리는 소리, 들리지 않는 소리, 우주공간 모든 소리의
중심이 되어 묻는다.
―「낙엽은 성실하게 방황한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