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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60200805
· 쪽수 : 584쪽
· 출판일 : 2019-06-10
책 소개
목차
울프 전집을 발간하며 - 5
제1장 - 9
제2장 - 31
제3장 - 51
제4장 - 76
제5장 - 103
제6장 - 115
제7장 - 130
제8장 - 141
제9장 - 153
제10장 - 183
제11장 - 202
제12장 - 222
제13장 - 252
제14장 - 261
제15장 - 288
제16장 - 311
제17장 - 334
제18장 - 363
제19장 - 370
제20장 - 399
제21장 - 417
제22장 - 436
제23장 - 457
제24장 - 470
제25장 - 488
제26장 - 530
제27장 - 549
해설 - 560
존재의 순간들 - 버지니아 울프의 『출항』_진명희
연보 - 579
리뷰
책속에서
그들이 보조를 맞춰 갑판을 천천히 걷기 시작했을 때, 레이철은 기혼 부인들에게 화가 났는데 그들과 동떨어진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 데다 어머니가 없는 것을 환기시키는 듯한 태도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들과 합류하는 대신 뒤돌아서 황급히 떠났다. 그녀는 자신의 방문을 쾅 닫고 악보를 꺼냈다. 바흐, 베토벤, 모차르트, 퍼셀 등 모두 오래된 악보로, 종이는 누렇고 조판은 거칠었다.
결국 그들은 무슨 말을 할 수 있었던가? 그는 자기들이 말했던 것들을 머릿속으로 생각해보았다. 아무렇게나 내뱉은 불필요한 말들이 원형으로 둥글게 소용돌이치고는 언제나 소진되어버렸으며, 그들 둘을 아주 가깝게 끌어당겼다가 아주 멀리 따로따로 내동댕이쳤다. 결국 그는 그녀가 어떻게 느꼈으며 그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해 여전히 모르는, 불만스런 상태로 남겨졌다. 얘기하고, 얘기하고, 단지 얘기만 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었던 말인가?
“당신은 저를 사랑하시죠?” 마침내 테렌스가 고통스럽게 침묵을 깨뜨리며 물었다. 말을 하는 것이나 침묵을 지키는 것이나 똑같은 노력이 들었다. 왜냐하면 침묵을 지킬 때 그들은 서로의 존재를 예리하게 의식하였지만, 단어들은 너무 시시하거나 아니면 너무 과장되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