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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0405194
· 쪽수 : 248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술꾼들의 모국어
1부 봄: 청춘의 맛
라일락과 순대
만두다운 만두
김밥은 착하다
부침개꽃을 아시나요?
젓갈과 죽의 마리아주
2부 여름: 이열치열의 맛
여름의 면
물회, 그것도 특!
떙초의 계절
여름나기 밑반찬 열전
3부 가을: 다디단 맛
찬바람 불면 냄비국수
급식의 온도
가을무 삼단케이크
4부 겨울: 처음의 맛
그 국물 그 감자탕
솔푸드 꼬막조림
어묵 한 꼬치의 추억
집밥의 시대
5부 환절기
까칠한 오징어튀김
삐득삐득 고등어
콩가루의 명절상
졌다, 간짜장에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술꾼은 모든 음식을 안주로 일체화시킨다. (…) 내게도 모든 음식은 안주이니, 그 무의식은 심지어 책 제목에도 반영되어 소설집 《안녕 주정뱅이》를 줄이면 ‘안주’가 되는 수준이다. 이 책 제목인 《오늘 뭐 먹지?》에도 당연히 안주란 말이 생략되어 있다.
“오늘 안주 뭐 먹지?”
고작 두 글자 첨가했을 뿐인데 문장에 생기가 돌고 윤기가 흐르고 훅 치고 들어오는 힘이 느껴지지 않는가.
_ ‘술꾼들의 모국어’ 중에서
친구의 증언에 의하면, 나는 벗들의 권유로 처음엔 오만상을 찡그리며 순대 하나를 먹었지만 오물오물 씹고 나더니 의외로 맛이 괜찮다며 또 하나를 먹었고, 급기야 나중에는 너무 맛있다며 순대를 마구 집어삼켰다는 것이었다. 믿을 수 없었지만 친구의 증언 외에 내 속에서 나온 강력한 물증까지 있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 후로 나는 순대를 잘 먹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소 역겨운 안주가 나와도 ‘에잇! 나는 순대도 먹은 년인데 이 정도야!’하는 정신력으로 눈 딱 감고 먹게 되었다.
_ ‘라일락과 순대’ 중에서
비싼 백명란은 한 쌍씩 랩으로 곱게 싸서 유리그릇에 담아 냉동실에 넣었다 먹고 싶을 때 바로 꺼내 사각사각 썰어 다진 파와 참기름을 뿌려 구운 김에 싼 밥 위에 얹어 먹는다. 이때 밥은 아무리 여름이어도 따뜻해야 좋다. 따뜻한 밥 위에 셔벗처럼 섞이는 언 명란 맛이 기가 막히다. 저렴한 파지명란은 깨진 명란을 말하는데, 기왕 깨진 것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다진 파에 매운 고추를 왕창 다져 넣고 야무지게 섞어놓는다. (…) 주로 파지명란은 반찬으로 먹고 백명란은 안주로 먹는다. 안주는 소중하니까.
_ '여름나기 밑반찬 열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