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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0406245
· 쪽수 : 296쪽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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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1부 할머니와 손자
우리는 모두 늙는다 | 주저앉은 피 여사 | 보행기를 끌게 되다 | 그나이에 틀니가 가당키나 하냐 | 거울 앞에서 빗질하는 노인 | 혹시나 무슨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 오랜만의 외출 | 노인들은 금세 친해진다 | 인절미와 시장표 김 | 용건이 있어야 전화를 거니? | 나 안 보고 싶었어? | 전화교환원과의 갈등 | 이웃집 노인의 자식 자랑 | 텔레비전이라는 은인 | 드라마에 몰입하다 | 사자와 하이에나 | 개와 고양이 | 보고 있으면 몸이 후끈후끈해져 | 비공식 국가 대표 응원단장 | 바보가 되는 것보다 무서운 것 | 은으로 만든 빗 | 층간 소음과 효녀 효자들 | 모두 각자의 노후 | 치즈에 눈을 뜨다 | 타인과 함께 먹는 법 | 암묵의 통행금지 | 비타민이 필요해 | 과일 사계절 | 골드키위와 그린키위 그리고 망고 | 최애 생선 | 연어라는 행복 | 배고프지 않으려는 인간 | 가깝지만 가장 먼 | 모녀, 해묵은 애증의 관계 | 가족끼리 잘 지내기란 | 장편소설 같은 파란만장
2부 피 여사
할머니 덕분에 살았다 | 학교에 가고 싶어서 | 일자무식에서 벗어나다 | 강제징용된 남동생 | 남자가 덩치가 있고 키가 커야지 | 예쁘고 아름다운 새색시 | 행복과 고통의 총량 | 연이은 조카들의 죽음 | 콩가루 시댁을 향한 원망 | 모난 성격은 모진 세월의 반영 | 똑똑지 못한 빨갱이 | 미우나 고우나 하나였던 | 이북 남자의 편지 공세 | 니가 도망가면 일본을 가겠냐 중국을 가겠냐 | 온전치 못한 환대 | 누가 이겼는지 알 수 없이 | 밑도 끝도 없는 폭력 | 승냥이를 피해 호랑이 굴로 | 눈 좀 밝게 해주세요 | 고통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 젊은 사람들보다 더 빨리 뼈가 붙었다 | 사돈어른과의 어색한 오후 | 사라진 손자 | 헐벗은 가슴으로 상처를 끌어안고 | 미래를 향해 쏜 화살 |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불화가 필수 |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 | 피 여사의 자식들 | 셋째 아들과 막내아들 | 내 처지가 지옥 같더라도
3부 가족
이유를 따지자면 핏줄 | 가족이라는 울타리 | 시커멓게 캄캄한 밤 | 얼어붙은 심장을 녹이려면 | 나이가 들수록 비보는 늘어난다 | 인간은 받은 걸 결코 잊지 않는다 | 단출한 장례식 | 미움으로 삶을 소진하지 않기를 | 엄마가 처음이라 | 말없이 눕다 | 어머니, 나 좀 데려가요 | 들리지 않는 신음과 절규 | 미장원에 가자 |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위태로운 | 전염되는 우울 | 마음에 드리운 장마전선 |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엉엉 | 오랜 병에 효자 없다 | 도둑맞은 하루 | 수렁으로 빠져들다 | 뼈만 남은 엉덩이 | 현실도피 | 백 세까지 살기를 바랐지만 | 심야의 불침번 | 악마의 히죽임 | 아침부터 저녁까지 집요하게 | 내가 언제 자는 거 봤냐 | 아기가 된 할머니 | 고통을 마주하는 힘 | 스스로 매듭짓는 일 | 내가 없는 날 | 지금 행복해요? | 내가 죽길 고사 지내는 거냐 | 코알라와 두바이 |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그 안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우리는 모두 늙는다. 우리는 모두 그들처럼 된다. 노인이 되면 젊어서는 미처 예상하지 못한 고통이 들이닥치는데, 이 고통은 전 세계 공통이다. 외로움, 생계 곤란, 건강 악화, 배우자와의 사별, 자식 문제, 시대 변화 부적응 등등. 피 여사는 이 모든 걸 겪으면서 노후를 맞았다.
나는 할머니라고 부르지 않고 피 여사라고 불렀다. 처음엔 뜨악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던 피 여사는 어느새 “피 여사”라고 부르면 “왜?” 라고 답했다. 나는 어머니도 “박 여사”라고 불렀다.
어느 날, 피 여사가 울부짖는 소리에 나는 잠에서 깼다. 시계를 보니 4시였다. 여명의 새벽녘에 아흔을 넘긴 노파가 어둠 속에서 몸을 웅크린 채 부들부들 떨면서 구슬프게 흐느꼈다. 피 여사는 자식들 이름을 하나하나 들먹이면서 오열하고 있었다.
피 여사의 주변으로 슬픔의 어둠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서글픔과 서러움으로 뒤엉킨 어둠이었다. 어둠을 걷어내려 손을 뻗다가 주춤했다. 저렇게 슬퍼하고 있는 사람에게 어설프게 손을 내미는 건 오히려 더 비참하게 만드는 일 같았다. 피 여사가 충분히 울도록 그저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