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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1571225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1-05-14
책 소개
목차
1부
광장
엘비
아티스트
대치
2부
공동체
매뉴얼
배회하는 로봇들
그리드
연결되지 않는 것들
생존
스스로에게서부터
3부
지배하는 존재
로봇들의 세계
보험
연결과 진화
메모리 트랜스퍼
캠페인
4부
부딪히는 두 세계
신호
협조 요청
믿음
어딘가로의 흐름
오즈의 필드
작가의 말
추천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리드는 아티스트 로봇 계열로 고도화된 손의 기능을 활용해 그림을 그리는 데 특화된 로봇이었다. 붓과 연필을 손에 쥐고 그림을 그릴 수 있었으며, 그림만큼 능숙하게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조형물을 깎거나 새기는 작업도 할 수 있었다. 그리드는 고객의 요구가 있을 때만 맞춤 제작으로 생산될 뿐 대중화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로봇 엘비처럼 고가에 팔리는 로봇 중 하나였다. 입력되거나 전달된 정보에만 기대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는 게 그리드의 위대한 점이었다. 전통적인 서양 미술사부터 근대와 현대에 이르는 미술사 정보를 농축하고 학습한 로봇이었다. 광범위한 데이터를 통해 그리드는 과거와 현재의 예술사 속에서 어떻게 창작성과 예술성이 발현되어왔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갖춘 로봇이었다.
집 앞에 배달 온 배달 로봇의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거나 그들의 미세한 행동 특징이나 다름을 집어내서 비교해놓은 글이 수만 건씩 공유되었다. 로봇들의 배달 자체가 화제가 되었으므로 인적 배달 서비스에 대한 선호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배달 로봇들과의 경쟁에서 인적 배달 서비스는 단가와 속도에서 밀리기 시작했을 뿐 아니라 대중의 선호도 측면에서도 이미 지난 세대의 서비스 형태로 인식되는 분위기가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 말뿐만 아니라 배달기사들의 이미지도 고정화되고 갇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