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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61657950
· 쪽수 : 184쪽
책 소개
목차
#1 언젠가는 만날 사람
#2 사랑의 반대
#3 삶을 대하는 방식
#4 혼자일 땐 몰랐던 행복
#5 괜한 고민
#6 비가 내리면
#7 우리가 함께 걷는 시간
#8 악몽에서 날 구하는 사람
#9 좋아하는 이유
#10 단단한 내가 될게
#11 킁킁, 우리 여보냄새
#12 그동안 몰랐던 체질
#13 잘 자, 좋은 꿈 꿔
#14 버텨 내느라 고생 많았어
#15 널 만나고 소확행
#16 네 생각이 나서
#17 넌 닭 날개 난 닭 다리
#18 사랑의 상처
#19 그래도 어설픈 위로
#20 말도 안 되는 일
#21 내 인생 최고의 날
#22 사랑의 모양
#23 내 친구, 내 사람
#24 네가 없는 날
#25 잘 해낼 것 같은 느낌
#26 미안하고 사랑해
#27 있잖아, 해 줄 말이 있어
#28 너와 함께 그린 잠자리
#29 동등한 관계
#30 나의 존재
#31 알아주는 마음
#32 너라서 믿어
#33 내가 해야 할 일
#34 사소한 것들에 지지 않기
#35 타인의 감정
#36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
#37 엄마의 빈자리
#38 우리 같이
#39 만남의 이유
#40 나의 모든 점
#41 소원을 말해 봐
#42 힘든 사랑
#43 모두 다 소중한 순간
#44 너만 보여
#45 사랑의 조건
#46 정말 중요한 것
#47 네게 줄 수 있어서
#48 그런 사람이 될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1 언젠가는 만날 사람
난 가끔 유난히 지치고 외로운 날이면 생각한다.
‘운명이 있다면 서로 엇갈리고 시간이 걸려도 언젠가는 만나게 될 거야. 내게 오는 길이 너무 오래 걸리지 않았으면.’
2014년 10월, 운명을 믿는 내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회사 빌딩에 있는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하는데 어떤 사람이 스치듯 지나갔다. 그날 이후 내내 생각났지만 볼 수 없었다. 그 빌딩에는 하루에도 수천 명이 오고 가기 때문에 스치듯 만난 사람을 다시 볼 확률은 거의 없다.
몇 달 후, 다른 회사와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맡아 협력 회사에 갔는데 그곳에서 담당자로 그녀를 다시 만났다. 그리고 또 몇 달 뒤 사랑하는 엄마가 돌아가셨다. 많이 아프고 힘들었을 때 그녀가 내게 왔고 우리는 커플이 되었다.
지금 서로를 ‘여보’라 부르며 살고 있지만, 우리는 과거 언젠가 분명 만난 적이 있을 거다. 만약 과거와 현재에 만나지 못했다면, 먼 훗날 할아버지와 할머니로 어디선가 만났을 거다. 그리고는 서로를 한눈에 알아봤겠지.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니까.’
#2 사랑의 반대
고등학생 시절,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질문을 하나 하셨다.
“사랑의 반대는 뭐라고 생각하니?”
골똘히 생각하던 아이들은 대답했다.
“싫어하는 거요.”
“무관심이요.”
아이들의 대답은 거의 비슷했고 내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답을 듣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랑의 반대도 사랑이야. 연인이든 부모와 자식 간이든 상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은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니야. 어떤 상황에서도 존재하고 어느 것도 비집고 들어올 수 없을 만큼 크고 깊어서, 상대방의 태도에 따라서 달라지지 않아. 상대가 나를 아프게 한다고
똑같이 상처를 주지 않는 것처럼 말이야. 오히려 상대방을 걱정하고 보듬어 주며 더 큰 사랑으로 채우지. 그래서 사랑의 반대도 결국은 사랑이 아닐까.”
그때는 선생님의 말씀이 잘 와닿지 않았는데, 사랑도 하고 이별도 겪어 보니 무슨 뜻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마음과 다르게 외롭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랑한다고 자주 표현해야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전할 수 있다.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는 사랑의 벅찬 순간들을 “사랑해”라는 말로는 다 표현하기 힘들 테니까.
#3 삶을 대하는 방식
살면서 마주할 때마다 늘 부딪치는 것들이 있다.
오랜 시간 굳어져 규칙처럼 되어버린 ‘정해진 방법들’이 그렇다. 받아들이고 의미를 찾으려 노력해 봐도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글자의 획을 긋는 순서가 그렇다.
‘ㄹ’은 네 번의 획을 그어 써야 하고, ‘ㅇ’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그려야 한다고 습관처럼 배웠다. 정해진 방법과 다르게 쓰면 틀렸다는 말을 듣곤 했다.
사람마다 글 쓰는 방법은 제각각이다.
각자의 방식대로 쓴 손글씨를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 주는 것 같아 귀엽기도 하고 멋지기도 하다.
젓가락을 잡는 방법도 그렇다.
나는 어렸을 때 젓가락을 주먹 쥐듯이 잡았다. 지금이야 다양성을 인정하는 시대지만, 그 당시만 해도 남들과 다르면 틀렸다고 생각하고 이상하게 봤다. 그래서 부모님은 내가 상처를 받을까 봐 걱정스러워하셨고, 얼마 전에야 ‘보편적인 방법’이라고 불리는 형태로 고쳤다.
하지만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다. 젓가락을 왼손으로 잡든 오른손으로 잡든, 주먹 쥐듯이 잡든 반찬만 잘 집어 먹고 밥만 맛있게 먹으면 될 텐데.
우리가 삶을 대할 때, 사랑을 마주할 때는 이런 정해진 방법들을 강요하지 말았으면 한다. 내 방식대로 내 마음이 편한 방향으로 나에게도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도.
타인이 살아가는 방식이 일반적인 방법과 다르다고 틀렸다고 말하지도 말자. 그보다 중요한 건 그 안에 담긴 진심과 태도일 테니까.
그렇게 억지로 맞추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랑하는 사람들과 살면 참 행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