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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61900506
· 쪽수 : 340쪽
· 출판일 : 2018-10-3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1장 다이아몬드 새장에서 날갯짓을 해
제2장 그녀의 환영을 쫓아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열차 두 대로 편성된 열차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본다.
“파도 소리는 싫어. 들어봐요. 일정한 리듬이잖아요. 그게 싫어. 카운트다운을 하는 것 같아.”
“카운트다운이라니?”
“……폭탄.” 유카리 씨는 자조적으로 입술을 일그러뜨리고 자신의 관자놀이를 가리켰다. “이 안에 폭탄이 설치되어 있어요. 언젠지는 모르지만 언젠가 반드시 폭발하는 시한폭탄이.”
나는 유카리 씨의 머리로 시선을 옮긴다. 글리오블라스토마는 지극히 까다로운 종양이다. 일부가 괴사해 뇌출혈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그러지 않더라도 계속 증식해 곧 그녀의 목숨을 빼앗아 갈 터이다. 정말 그것은 시한폭탄 같다.
“파도 소리를 듣고 있으면 남은 시간이 파도에 침식되는 기분이 들어요. 뇌가 속에서 조금씩 무너지는 기분이.”
아련하게 웃는 유카리 씨의 옆얼굴을 보면서 나는 우두커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 정말 미안해요. 갑자기 그런 소리를 들으면 곤란하지. 살짝 비극의 여주인공인 척 해본 거니까 신경 쓰지 마요. 진찰은 끝났어요? 다시 그림을 그려도 될까요?”
“아, 예, 괜찮습니다. 죄송합니다. 방해를 해서.”
나는 서둘러 인사하고 “실례했습니다”라고 말하고 출구로 향한다. 방문 손잡이를 잡았을 때 “우스이 선생” 하고 뒤에서 소리가 났다. 돌아본 순간 붓을 든 유카리 씨와 시선이 얽힌다.
“내일도 진찰하러 와줄래요?”
“예. 물론이죠. 한 달간은 이 병원에서 실습하니까.”
“그래요? 그럼 내일 또 봐요.”
유카리 씨는 얼굴 옆에서 손가락을 살랑살랑 흔들었다.
“오늘 밤, 내 폭탄이 터지지 않는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