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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사회문제 일반
· ISBN : 9791162203293
· 쪽수 : 292쪽
· 출판일 : 2018-03-3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_우리가 블랙리스트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
1부 블랙리스트의 추억
문화예술 행정의 존재 이유
15년차 공무원의 고민 / 문화예술 행정가와 예술가
블랙리스트가 작동하다
연극 〈개구리〉를 둘러싼 논란 / 세월호 참사 이후, 검열과 압박 / 공적 심의 시스템의 붕괴 / 문체부와 산하기관의 관계 / 문화예술인 9,473명의 명단 / 블랙리스트를 시인하다
불의의 시대, 살아남은 자의 슬픔
강한 선배의 퇴장 / 그 사람 아직도 있어요? / 블랙리스트 시대의 공무원 / 불의한 시대 공무원의 일 / 어떻게 존엄성을 회복할 것인가
우리는 왜 저항하지 못했나
민주주의 시대의 관료 / 저항보다 순종을 택하는 이유 / 위법한 명령에 저항할 때
누군가는 어니스트 야니히가 되어야 한다
자신의 잘못된 행위에 책임진다는 것 /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의 교훈 / 우리의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
2부 국가와 문화 그리고 민주주의
문화국가를 향한 오래된 꿈
문화국가 개념의 탄생 / 우리 헌법의 문화국가 조항 / 무엇이 전통문화이고 민족문화인가 / 문화국가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
문화에 대한 헌법의 상상력
문화국가, 헌법의 기본 원리 /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면
케인즈의 고언, 지원은 하되 간섭은 않는다
예술의 시장 실패,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 예술 지원 반대의 이유 / 문화예술 지원을 위한 재원 마련의 문제 / 문화예술 지원과 예술의 자율성 보장
문화적 권리와 보편적 인권
문화적 권리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 / 〈문화기본법〉 제정 / 문화적 권리를 위한 국가의 역할
문화와 민주주의
드골 정부의 문화 민주화 정책 / 미테랑 정부의 문화민주주의 정책 / 생활 속의 예술
3부 예술의 자유를 향한 여정
우리의 문화예술법들
〈공연법〉과 사전심의 / 〈문화예술진흥법〉의 여러 갈래 /
〈예술인 복지법〉과〈문화기본법〉 / 문화다양성 보호와 문화예술 후원에 관한 법률 /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한 법률
메피스토는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을까
《즐거운 사라》와 음란의 정의 / 예술가의 사회적 발언
검열의 강을 건너온 역사
영화에 대한 검열 / 대중음악에 대한 검열
스크린쿼터를 지켜라
문화는 교역의 대상이 될 수 없다 / 자유무역주의의 예외적 제도 / 경제적 가치보다 중요한 문화적 가치
도라산역 벽화 폐기 사건
저작권의 인정 요건 / 음악 저작권의 문제 / 저작인격권의 인정 / 저작자의 권리 보호
4부 문화국가로 가는 길
예술가로 존엄하게 살기
예술가 구본주의 죽음 / 예술가의 지위에 대한 사회적 인정 / 예술가 권리를 위한 투쟁
미래의 최고은에게 기본소득을
작가 최고은의 죽음과 〈예술인 복지법〉의 탄생 / 예술인 복지를 위한 재원 조성 문제 /
예술가를 위한 기본소득
행복한 연대, 문화복지
문화 격차 해소 / 연주하고 싸워라 / 문화복지, 문화국가의 조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시
문화도시를 만드는 창조계급 / 지방분권 시대의 문화분권
샤프카를 쓴 사나이를 다시 볼 수 있을까
남북의 문화 교류 / 동서독의 문화 교류 /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 남북 간 차이에 대한 존중
나는 소망한다, 아름다운 문화국가를
백범의 문화국가론 / 백범이 꿈꾼 문화국가의 현대적 의미
에필로그_헌법 제9조 개정을 위한 제언
리뷰
책속에서
헌법적 가치에 위배되는 블랙리스트 사건에 문화융성의 국정 기조는 사문화되었다. 그 멈춤의 시간 속에서 우리는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아프지만 고단했던 그 겨울을 기억하고, 새로운 봄을 다시 맞고 싶었다. 우리 문화 공동체가 믿어왔던 가치의 무엇이 훼손되었는지 어디서부터 실타래가 헝클어져버린 것인지, 그리고 어디서부터 실마리를 풀어야 할지 생각을 곱씹는 시간이었다. 헌법을 들여다보고, 문화예술에 대한 법률들을 다시 훑었다. 그러한 노력의 시간을 통해 새로운 봄, 우리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자연스럽게 알아갈 수 있으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불의한 시대를 사는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 있다. 불의한 시대는 그 시대를 사는 사람의 인간성을 황폐화시킨다.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나라는 말이 있다. 땅을 떠나서 일어나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 땅에서 일어난 일이다. 잘못한 것도 우리이고 부당한 지시를 이행한 것도 우리이다. 부당한 권력자의 문제만으로 넘길 수도 없다. 불의한 시대에 공무원으로 일하게 된 우리의 불운을 원망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땅을 짚지 않고 일어날 궁리를 할 수는 없다. 그 오류를 시정하고 철저히 반성하고 다시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고 그 마음을 딛고 일어나야 한다. 우리는 넘어진 땅, 그 땅을 짚고 우리의 존엄을 회복해야 하므로.
공직이 통치가 아닌 공적서비스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문화 행정가들은 현장 예술가들과 예술이라는 공통의 지향점을 향해 함께 가는 동료이다. 이들에게는 실질적 합리성, 실질적 정의에 대한 감수성 훈련이 필요하다. 전문화, 분업화, 효율화라는 베버 시대의 공직 윤리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시대에 걸맞은 대응성과 책임성을 수용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