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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62208786
· 쪽수 : 388쪽
책 소개
목차
뜻밖의 인물
프롤로그 - 도둑질
1부 화이트 크리스마스
2부 부활절 토끼
리뷰
책속에서
경찰로 일하면서 멀론은 서서히 신념을 잃었다. 그 때문에 악마의 눈을 들여다보는 순간이 왔을 때, 멀론과 살인 사이에는 방아쇠를 당기는 10파운드의 힘 말고는 거칠 것이 없었다.
10파운드의 중력.
방아쇠를 당긴 건 멀론의 손가락이었지만, 그를 무너뜨린 건 그 중력, 경찰로 일해온 가차 없고 무자비한 18년이란 세월의 중력이었을 것이다.
그를 지금의 상태로 추락시킨 그 중력.
(중략)
아니, 그는 단호하게 자신을 인도해주는 별을 바라보며 미래를 향해 열려 있는 탄탄대로를 자신 있게 내디뎠지만, 인생이란 게 다 그렇다.
처음에는 진북을 향해 길을 나서지만, 가다 보면 거기서 1도 정도 벗어나게 된다. 그게 한 1년, 5년 정도까지는 괜찮지만 그런 세월이 켜켜이 쌓이면서 자꾸만 처음에 향했던 길에서 멀어지게 된다. 그러다 원래 목적지에서 너무 멀어져 더 이상 거기가 보이지 않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때는 처음에 시작했던 길로 돌아갈 수조차 없다.
시간과 중력이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시민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 폭력 범죄가 줄었다고 하면 돼.
선거 자금이 더 필요해? 범죄율이 올라갔다고 하면 돼.
체포율을 올리고 싶어? 부하들을 거리로 보내서 절대 유죄판결이 안 날 죄목으로 아무나 막 잡아들이면 돼. 어차피 상관없잖아. 유죄 선고 여부는 지방 검사가 고민할 일이고 그냥 체포 건수만 있으면 되니까.
당신 구역에서 마약이 줄었다는 걸 입증하고 싶어? 그럼 마약이 없는 곳에 부하들을 보내서 수색하면 되는 거지.
그건 이들이 치는 사기의 반밖에 안 된다. 숫자를 조작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피의자들의 혐의를 흉악 범죄에서 경범죄로 낮추는 것이다. 그러니까 명명백백한 강도는 ‘경절도죄’, 도둑질은 ‘분실 사고’, 강간은 ‘여성에 대한 폭행’이 되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한 방에 범죄율이 내려가는 거지.
이런 식으로 자기들끼리 다 해먹는다는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