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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2670248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18-03-30
책 소개
목차
#01 서연이가 떠났다
#02 가죽점퍼와 술
#03 잘 모르겠어요
#04 머나먼 나라
#05 도착
#06 수요일에 시작된 여행
#07 많이 안다는 것이 좋지만은 안다는 것을
#08 여행자의 이중성
+ 그와 그녀 스물
+ 그와 그녀 스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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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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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서른둘
#45 여독
#46 부모님 전상서
#47 겨울의 끝자락, 문을 열면 봄
#48 일상의 파괴Ⅱ
+ 그 서른셋
#49 제목없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서연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도, 순식간에 흑백영화처럼 과거가 된 죽은 서연이를 보면서도, 장례 3일 내내, 심지어 발인 때도 눈물이 나지 않았다. 물론 식음을 전폐한 꼴사나운 모습에 가족과 친구들은 걱정의 말을 볼 때마다 잊지 않은 숙제처럼 해주었지만, 정작 나는 수치스러웠다. 왜냐면 슬픔을 빙자한 껍데기 넘어 나는, 간헐적으로 불어오는 허기와 수면욕을 숨겼고, 한쪽 구석에서 농담을 내뱉는 친구들의 대화에 때때로 웃지 않으려 애썼으며, 무료함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은 시간당 조문객 수까지 헤아리고 앉은 쓰레기였기에. 그런 쓰레기와 살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분했던지, 서연이는 한 번도 꿈에 나타나지 않았다. 분기에 한 번 군대 가는 꿈은 잊지 않고 찾아왔음에도.
- ‘#1 서연이가 떠났다’ 중에서
차가 멈추고 휴식을 위해 기사는 내렸다. 그러자 보조석에 앉은 여인도 내렸다. 여인의 머리칼은 불어오는 바람에 수줍은 춤처럼 흔들렸다. 품에서 담배를 꺼낸 여인은 꽤 익숙하게 필터를 빨아들이고, 연기를 내뿜었다. 나는 그런 여인을 꽤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깔레따 부에나Calete Buena를 가기 위해 쁘라야 히론Playa Gir?n에 까사를 잡았다. 그곳은 투숙객의 국가에 맞춰 국기를 걸어주는 곳이었고, 따라서 대문 옆에는 높이 솟은 태극기가 흔들렸다. 다음 날이 같은 목적지였기에 택시 동행과 우리는 까사도 한 곳에 잡았다. 거실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방이 있는 구조였는데 킹콩과 분홍원피스와 내가 한 방, 직장동료인 두 여인은 반대편 방에 묵었다. 저녁은 근처의 레스토랑에서 포장해 온 조금은 비싼 음식을 맥주와 함께 먹었다. 어색함이 가시자 여인은 담배를 꺼내며 말했다.
- ‘#29. 여인에게 담배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