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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63021896
· 쪽수 : 384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에필로그-1
에필로그-2
저자소개
책속에서
「왜 쳐다봐?」
「잘생겨서요.」
「그렇게 쳐다보는 거, 꽤 위험해 보이는데?」
「어째서요?」
「더워.」
말이 끝나자마자 그가 그녀의 목덜미를 강하게 움켜쥐더니 확 잡아챘다. 그 바람에 몸이 앞으로 확 당겨졌고, 그의 입술에 그녀의 입술이 순식간에 빨려 들어갔다. 소스라치게 놀란 그녀가 그의 어깨를 잡았는데도 그의 혀가 입술 속으로 밀려들어 오더니 입안 전체를 장악했다. 빠르게 그녀의 혀에 휘감기는 그의 혀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서서히 몸이 뒤로 무너지려 하자, 이젠 그가 아예 테이블을 무릎으로 밟고 넘어오면서 그녀의 입술에 강하게 집착했다. 그녀의 몸이 휘청거리며 뒤쪽 의자로 무너지려는데, 그가 테이블에서 다리를 내려 엉덩이를 걸친 채로 그녀의 몸을 그대로 끌어안았다.
“읍!”
가까스로 입술이 떨어져 나가자, 뭐라고 한마디를 하려는데 루이가 몽환적인 눈빛으로 말했다.
「더 해 줘.」
「저기요…… 이거 좀 빠르지 않나요?」
「그게 뭐가 중요해? 느낌이 딱인데…….」
그가 다시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하려고 했다. 밀어내는 게 맞는데, 술 탓인 건지, 그가 너무 잘생겨서 그런 건지, 당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그냥 이대로 무너져 내릴까? 그의 입술이 닿도록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입술과 입술이 가볍게 마주 닿았다. 말캉한 그의 입술 감촉이 느껴졌다. 그의 숨결이 입술 새로 흘러나와 그녀의 입술 속으로 스며들어 가고 그의 숨결 냄새도 맡아졌다. 천천히 그의 혀가 그녀의 입술 새에 틈을 만들며 안으로 진입해 들어갔다. 부드럽고 느린 동작인 데다 뭔가 예의 바른 속도여서 그런지, 이상하게 다음이 기대되었다. 가만히 그의 혀를 받아들이는데 그의 손이 이번엔 그녀의 엉덩이를 부드럽게 움켜쥐었다. 주물럭거리는 그의 손길이 싫지 않았다. 마음속으로는 이러면 안 되는데, 안 되는데 하면서 자꾸 그의 정중하고도 신중한 손길을 은밀하게 즐기고 있었다.
‘나…… 어떻게 하지?’
미칠 노릇이었다. 말려야 하는데, 말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악 하고 소리도 못 지르겠고, 온몸은 그냥 얼어붙은 상태였다. 그러는 사이 그의 손길은 더욱 과감해지는 중이었고, 그의 입술과 혀는 더욱 음탕해져 가기만 했다.
혀와 혀가 질척거리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뒤섞이는 중이었고, 자신의 머리도 이미 미쳤는지 고개를 모로 틀어가며 그의 혀를 깊게 빨아들이는 중이었다. 이걸 어쩌나 싶게 걱정스러운 와중인데도 눈까지 감고 그의 혀가 주는 감미롭고 위험한 쾌락을 맛나게 즐기기 시작했다. 혀와 혀가 이리저리 부딪치다가 서로 빠르게 휘감기기를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정신을 차릴 수 없는 혼곤한 상태에 사로잡혀 다리를 휘청거렸다. 그러면 그의 강한 손이 여지없이 한 손으로 허리를 깊게 휘감고 무너지지 않도록 고정시켜 주었다. 그 와중에도 다른 한 손은 끈기 있게 잘도 그녀의 엉덩이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가 천천히 입술을 떼어 내더니 양손으로 엉덩이를 부드럽게 감싸 쥐고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내 방으로 갈래? 여기서 할래?」
「에?」
이게 또 뭔 소리야? 그녀가 재빨리 상황 파악을 끝내고 천천히 뒤로 물러서면서 어색하게 웃었다. 여기서 미숙한 티를 내고 싶지는 않았다. 적어도 상대방은 여자 경험이 꽤나 많아 보이는 특급 모델이 아닌가. 거기다 대고 처음 해 보는 거라 무서워서 도망간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싶지 않았다.
「미안한데, 오늘은 여기까지!」
그가 아쉬움이 가득 담긴 얼굴로 그녀의 팔목을 감싸 쥐고 말했다.
「왜?」
「다음은 한국에서.」
뭔 소리를 하는 거야?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게 틀림없다. 그러지 않고서는 이런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는 없다. 그런데도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다시 말을 덧붙였다.
「오늘 다 하면 다음에 아무런 기대가 없을 거 아니에요? 그러지 말고 다음은 한국에서 마무리를 짓죠. 궁금하지 않나요?」
그가 소리 내어 웃기 시작했다.
「재밌는 사람이네. 그렇다고 해도 한 번은 한 뒤에 한국으로 오라고 해야 납득하기가 더 쉽지 않겠어? 속궁합이라고 하던가? 한국에서는? 그런 게 맞아야 더 찾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애초에 그게 맞지 않으면 한국에서 본들 무슨 재미가 있겠어?」
그런 것까지 맞춰 봐야 하는 건가? 그녀는 팔목을 슬며시 뿌리치며 억지 미소를 지었다.
「싫으면 말구요. 전 이만 내려가 볼게요. 오늘 술 잘 마셨구요.」
「나도 데려가. 오늘은 같이 자자!」
다시 머리에 벼락이 친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그녀가 천천히 뒤를 돌아보며 그를 쳐다보자, 루이가 그녀의 허리에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팔을 감더니 몸을 끌며 말했다.
「손만 잡고 자 보자!」
이 시커먼 남자의 말을 믿어도 되는 거야? 어이가 없어서 눈매를 가늘게 좁히고 그를 의심 가득한 얼굴로 쳐다봤다. 그래도 상관없다는 듯 그는 씩씩하게 그녀를 아래로 데리고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