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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63022725
· 쪽수 : 528쪽
· 출판일 : 2019-11-28
책 소개
목차
09. 데이트
10. 소중한 첫사랑
11. 둘만의 밤
12. 어떤 엔딩
13. 사랑을 말할 때
외전. 발자국 하나
저자소개
책속에서
“도영아.”
마주 끌어안은 채로 재영이 천천히 도영의 이름을 부르며 그녀의 등을 쓰다듬었다. 놀란 아이를 달래는 듯한 몸짓이었다. 너무 다정한 손길이라 도영은 울컥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한참이나 도영의 등을 아래위로 쓰다듬던 재영이 도영의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가지런히 정리해 주었다. 손이 너무 느려서 진짜 정리할 마음이 있는지 의심이 들 정도긴 했지만.
“내가 잘할게.”
재영이 천천히 말했다.
“내가 정말 잘할게.”
“…….”
“나랑 사귀자.”
“…….”
“나랑 사귀자, 한도영.”
이렇게 담담하게 말하려던 게 아니었다. 사실은 더 멋지게 말하고 싶었다. 더 조리 있고 설득력 있게, 자신이 도영에게 얼마만큼 잘해 줄 수 있을지 보여 줄 기회를 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 때문에 얼마나 숱한 밤들을 뜬눈으로 지새웠는지. 유치하다며 듣지도 않던 유행가의 가사들이 얼핏 귀에 꽂힐 때면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져 얼마나 당황하고 말았는지.
“내가 정말 잘할게.”
처음엔 용납이 되지 않았다고, 타인이 이토록 저를 휘두르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고. 인정한 뒤에는 곧 끝날 거라고, 언제 시작한지도 모르게 시작된 것처럼 그렇게 끝나 버릴 거라고, 그리고 그렇게 생각했던 과거의 자신이 얼마나 낙관적이었는지도.
이대로도 괜찮지 않은가. 그래도 사랑이 뭔지, 나 아닌 누군가를 가슴에 담는다는 게 어떤 건지 알게 된 것만도 나쁜 일만은 아니지 않은가. 그렇게 자위하다가도 가슴이 타들어 가는 갈증에 하루에도 열두 번씩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고. 누군가 인생에서 사랑이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운 것이라 말하면 욕을 퍼붓고 싶었다고. 이룰 수도, 놓을 수도 없는 사랑이란 게 마음을 얼마나 좀먹는 것인지 아느냐고 따지고도 싶었다고.
그래도 단 한 순간도 후회한 적은 없었다고.
“너 아니면 안 돼, 난.”
“…….”
“그렇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