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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한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63160380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19-03-2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10장
11장
12장
13장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날 이후, 깊은 새벽이 올 때면 이따금 아이의 잠든 얼굴을 보러 가곤 했다. 흔들리는 모빌을 보며 여러 날 숨죽여 울었다. 엄마의 죽음은 절대 사고 같은 게 아니었다.
나는 그제쯤 알 수 있었다. 그 많은 돈이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를. 어째서 남편이 날 장지까지 오지 못하게 했는지를.
남편은 내가 그것들에 대해 추궁할 때면, 이따금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곤 했다. 그 눈은 엄마를 수술실로 들여보낼 때 그가 지었던 눈빛과 조금의 차이도 없이 똑같았다.
그 숫자를 되뇌자마자 캐리어를 들고 뛰었다. 어깨에 들린 보스턴백은 어느새 내려와 손목 근처에서 덜렁거렸다. 원래라면 그가 도착하기까지 최소 20분이 남아야 했다.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차례 대기음이 울렸다. 그가 전화를 받았다.
“어디 있어?”
남편이 불쑥 물었다.
그의 목소리 뒤로 웅성거리는 소음이 들렸다. 아직 집에 도착하지 않은 듯했다.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 닫힘 버튼을 눌렀다.
“내 애 어딨어.”
여자가 눈을 깜빡였다.
“네 애를 왜 나한테서 찾아?”
그녀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내 팔을 밀쳤다. 쓰고 있던 모자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는 여자를 다시 붙잡으며 소리쳤다.
“내 애 당신이 데려갔지. 오늘 계속 내 주위 맴돌았잖아. 거짓말할 생각하지 마.”
여자는 그런데도 못 들은 척 장 본 봉투를 꼼꼼히 묶을 뿐이었다. 나는 여자의 몸을 다시 한 번 잡아챘다. 그녀의 상의가 벌어지며 가슴팍이 드러났다. 여자는 그것을 가리지도 않은 채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아니야. 웬 남자가 갓난애 하나 데리고 가는 건 봤지.”
여자가 검지를 들어 저 먼 곳을 가리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