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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64053117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25-06-30
책 소개
목차
중세 지도 4
할루인 수사의 고백 11
주(註) 297
리뷰
책속에서
“그들은 죽고 말았습니다.” 고통에 꺼칠해진 음성으로 그가 말을 이었다. “제 사랑과 아이, 둘 다요…… 그녀의 모친이 제게 전갈을 보내왔지요. 죽어서 매장했노라고. 열병, 그들은 그렇게 말했습니다. 열병으로 죽었다고…… 아, 이렇게 끔찍한 일이 어디 있을까요. 저의 죄는 극악하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제가 얼마나 후회하고 있는지 하느님만이 아실 겁니다!”
“하느님께서 진심 어린 회개를 잘 들으셨을 거요.” 라둘푸스 원장이 말했다.
“원장님,” 흔들림 없는 시선을 수도원장의 얼굴에 고정한 채 그가 말했다. “제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어떤 결심을 했었는지 원장님도 알고 계실 겁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몸이 회복된다면 순례를 떠나기로 마음먹었죠. 이제 주님께서 크나큰 자비를 베푸셨으니, 원장님만 허락해주신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그 맹세를 실행에 옮기고 싶습니다. 원장님의 허락을 간청하오며, 더불어 제가 약속한 바를 완수하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형제들의 기도를 구하는 바입니다.”
쉬지 않고 목발에 몸을 의지해온 탓에 그의 어깨는 잔뜩 움츠러들었고, 곧았던 등도 굽어 있었다. 그의 이름을 들었을 때 부인은 오래전 자신이 내쫓았던 그 팔팔하고 준수한 청년의 모습을 기대했을 것이다. 지금 이처럼 엉망으로 부서져버린 사람을 보며 그녀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할루인이 어렵사리 방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부인이 벌떡 일어나 창처럼 꼿꼿하게 서서는 몸종을 향해 말했다. “나가 있거라!”
방과 홀 사이에 쳐진 가죽 커튼이 다시 무겁게 늘어지자, 애들레이즈 드 클리어리는 할루인에게 물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인가? 그들이 자넬 어떻게 한 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