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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64053087
· 쪽수 : 316쪽
· 출판일 : 2025-06-30
책 소개
목차
중세 지도 4
어둠 속의 갈까마귀 11
주(註) 311
리뷰
책속에서
그 방식이 무자비하긴 해도 틀린 대답은 아니군, 완고하고 확신에 찬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원장은 말했다.
“규칙의 자구가 중요한 건 사실이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정신이 더 중요하지. 신부는 갓난아이의 영혼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영혼을 위험에 빠뜨리는 편이 나았을 거요. 중간에 끊긴 기도는 그 이유가 급박한 것이었다면 용서받을 수 있소. 그리고 엘리네드라는 여자에 관한 이야기도 들었소. 교회에서 쫓겨난 이후—강조하지만 나는 ‘이후’라고 했소, ‘때문에’가 아니라—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가장 큰 죄인이라 해도 고해성사를 거부당해서는 안 되오. 그건 심각한 문제요.”
“원장님!” 처음으로 격한 분노를 드러내며 에일노스가 말했다. 그의 확신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흙이 깎여 버드나무 뿌리가 드러나고 풀도 자라지 않는 곳에 검은 천이 구겨져 덩어리를 이루고 있었다. 방앗간에서 나온 물에 휩쓸려 구석에 박힌 탓에 눈에 잘 띄지는 않았지만 핏기 없는 한 쌍의 흰 덩어리가 천천히 흔들리는 모습도 보였다. 언젠가 어느 여행자가 쓴 책에서 보았던 기묘하게 생긴 물고기 같은 손, 맑게 개어가는 하늘에 대고 무언가를 호소하듯 벌린 두 손이었다. 에일노스 신부의 얼굴은 외투 자락에 반쯤 가려진 채였다.
캐드펠은 일어나 우울한 얼굴로 동료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나무다리 옆에 서서 저수지 건너를 살피고 있었다. 다른 무리가 오두막의 마당에 막 모습을 드러낸 참이었다.
“여기요.” 캐드펠이 말했다. “신부를 찾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