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64120031
· 쪽수 : 226쪽
· 출판일 : 2019-02-28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요시모토가의 고양이 상관도
1 흰 고양이의 저주
2 더 큰 시련
3 야전 병원
4 수의사의 역량
5 그래도 고양이는 외출한다
6 샙니다
7 욕심 많은 인간
8 집회에 참가하다
9 약
10 예상 밖이네요!
나쁜 사이
요시모토가 역사 속의 고양이들
11 내일은 내일의
12 진짜 이상한 고양이
13 우리 아이만은
14 대참사
15 최후의 여왕
16 사랑이 있어야 해
17 예상 외의 입주자
18 대역
19 호쿠사이인 줄 아냐
20 고양이의 귀
21 검은 녀석
22 한심퀸
23 무섭지 않은 시체
24 마더 테레사인가 히카루 겐지인가
25 풍수 따윈 몰라요
26 고양이를 본받아!
27 여행 도중
28 어둠으로 돌아가다
29 산화하다
30 무법지대
31 일막의 종언
32 화이트하우스
33 약속의 고양이
34 뭐 하는 거야, 나?
35 히카루 겐지와 마성의 여인
36 뜻밖의 대가족?!
37 거인이 사랑한 고양이
38 최강의 어머니
39 150일간의 전쟁
40 100만 마리의 토포
41 모티베이션
42 데리고 갔어
43 마음의 빈틈에 ‘고양이’
44 러시아 정교회의 고양이
45 우울증에 걸릴 새가 없어∼!
46 홈 스위트 홈
47 여배우의 혼
48 대충대충 신념
49 암은 고양이로소이다
50 시작의 고양이
요시모토가 앨범
후기
리뷰
책속에서
그래도 저는 고양이가 밖으로 나가는 걸 말릴 수 없습니다. 탄이라는 검은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암컷답지 않게 광범위한 영역을 갖고 있어 한번 나가면 하루 이틀은 돌아오지 않을 때도 종종 있는 데다 평생(경상이지만) 두 번의 사고까지 겪어 많이 걱정하게 만들었죠. 2년 반에 걸쳐 위암을 앓으면서도(마지막엔 간부전이었습니다만), 탄은 죽기 일주일 전까지 밖에 나가 영역을 순찰하고, 새를 잡고, 바람 냄새를 맡고, 흙 위를 뒹굴거리다가 2년 전 벚꽃이 지던 계절에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겨우 7년 남짓한 생애였지만 마음대로 산다는 게 어떤 건지 생각하게 해준 고양이였습니다. 바깥 세계에서 탄은 확실하게 배 이상 살았지요. 고양이가 밖으로 나갈 때 반드시 제 자신에게 묻습니다.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면 정말로 후회하지 않겠어?’ ‘……안 해.’
굉장히 슬프긴 하겠지만 절대로 후회는 하지 않을 거예요. 그만한 각오를 갖고 오늘도 밖으로 나가는 고양이를 배웅합니다.
차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고양이 각자의 개성과 삶을 존중해서 차이를 두는 겁니다. 바깥 고양이와 어울릴 때는 어디서 이 ‘선’을 그어야 할지 늘 생각해둬야 합니다. 아픈 바깥 고양이를 한없이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갔다가 치료비 때문에 불만을 늘어놓는 사람이나, 모든 고양이를 끌어안고 집 안에 열 마리가 넘는 고양이를 두었다가 전전긍긍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래선 인간에게나 고양이에게나 불행할 뿐이겠지요.
“절망하지 마!”라고 해도 인간의 정신은 동물과 비교도 안 될 만큼 복잡하죠. 공포와 집착, 그리고 자라온 환경이나 현재의 환경, 인간관계에 따라서도 크게 좌우될 겁니다. 하지만 단순하기 때문에 고도의 무언가를 이뤄내는 인간 이외의 생물들에겐 항상 경의를 표하게 됩니다. ‘걷고 싶어! 먹고 싶어! 살고 싶어!’ 그것만으로도 어떤 장애를 가진 동물이라 해도 오직 오늘을 살아나가고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