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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64162192
· 쪽수 : 380쪽
· 출판일 : 2024-07-31
책 소개
목차
쌍생아
붉은 방
백일몽
1인 2역
인간 의자
가면무도회
춤추는 난쟁이
독풀
화성의 운하
오세이의 등장
사람이 아닌 슬픔
거울 지옥
목마는 돌아간다
애벌레
누름꽃과 여행하는 남자
메라 박사의 이상한 범죄
리뷰
책속에서
저는 형을 죽인 다음 날부터 거울이 두려워졌습니다. 거울뿐 아닙니다. 모습이 비치는 모든 것이 무서워졌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거울뿐 아니라 유리 종류는 모조리 내버렸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게 무슨 소용이 있었겠습니까. 도시에는 건물마다 쇼윈도가 있고, 그 너머에는 거울이 빛나고 있습니다. 보지 않으려고 의식하면 할수록 저도 모르게 눈길이 가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유리나 거울 속에는 제가 죽인 남자가 (실은 제 모습이 비친 것뿐이지만) 기분 나쁜 눈초리로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_〈쌍생아〉 중에서
“3,721일 동안 우리 집 수도는 항상 좔좔 틀어져 있었단 말입니다. 다섯 토막 낸 아내의 사체를 넉 되짜리 됫박에 담아서 차갑게 식히고 있었단 말입니다. 이게 말이죠, 여러분…….”
여기서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그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바로 비결이란 말입니다. 비결. 사체가 썩지 않는…… 시랍이 되는 거지요.”
‘시랍……!’
어떤 의학서에서 본 ‘시랍’이라는 항목이 그 의사가 그려놓은 생생한 그림과 함께 내 눈앞에 떠올랐다. 도대체 이 남자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가? 왠지 모를 불안과 공포가 내 심장을 풍선처럼 부풀려놓았다.
“……아내의 포동포동하고 새하얀 몸통과 손발은 귀여운 밀랍 세공품이 되고 말았지요.”
_ 〈백일몽〉 중에서
의자 속 사랑! 그게 얼마나 짜릿하고 매력적인지 들어가 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오직 감각과 청각, 그리고 얼마 안 되는 후각만의 사랑이고, 어둠 속 세계의 사랑입니다. 결코 이 세상의 것이 아닙니다. 그야말로 악마가 사는 세상의 애욕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이 세상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은 구석구석에서는 얼마나 기이하고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지 참으로 놀랍지 않습니까?
_〈인간 의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