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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87036784
· 쪽수 : 285쪽
· 출판일 : 2024-07-23
책 소개
목차
인간 표범 9
작가의 말 276
옮긴이의 말 278
작가 연보 280
책속에서
“작은 동물이 집요하게 공격하자 온다는 또 격정적으로 발을 굴렀다. 양쪽 발을 교대로 차며 두 손을 가슴 앞에 꽉 쥐었다. 가미야에게는 들리지 않겠지만 틀림없이 아까처럼 이를 갈고 있을 것이다. 그는 정말이지 형언할 수 없이 섬뜩한 광란의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인간이라면 그 모습을 보고 벌벌 떨며 줄행랑치겠지만, 개였기에 도망치기는커녕 오히려 더 맹렬히 덤벼들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실로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가미야는 그때 그 무시무시한 광경을 영원히 잊을 수 없었다.”
“그 후 약 30분간 가미야는 무엇을 보고 들은 걸까. 지옥도 그런 지옥이 없었다. 세상의 온갖 음습한 것, 참혹한 것, 외설적인 것, 모든 색채와 동작과 음향이 그의 뇌수를 표백하고, 눈을 멀게 하며, 귀를 막았다.
마침내 지나치게 흥분한 온다가 격정의 여파를 해소하지 못하고 미친 듯이 뛰어다니다가 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러자 그 뒤로 인간의 형태를 잃고 반짝거리는 빛이 어지러이 흩뿌려졌다. 한 여성의 혼이 유례없는 고통 속에서 승천한 것이다. 이로써 가미야는 연인의 혼과 육체를 모두 이 세상에서 완전히 떠나보내고 말았다.”
란코는 당장이라도 죽을 것처럼 비명을 지르며 상대의 손에서 스르르 빠져나와 공처럼 굴러 흰 타일이 깔린 욕실로 들어갔다.
“우하하하……, 이젠 독 안에 든 쥐네. 알았나. 이 욕실에는 창문이 하나도 없어. 다시 말해 너는 내 주문에 걸려든 거야.”
야수의 벌거벗은 검은 육체가 네발로 기어 어슬렁어슬렁 타일 계단을 내려왔다.
어느새 란코는 욕조에 머리까지 담그고 있었다.
인간 표범은 쥐를 희롱하는 고양이처럼 바로 습격하지 않고 타일 세면장에 웅크려 고개를 숙인 채 푸른빛이 발산되는 눈으로 아주 흥미롭다는 듯이 물속의 먹이를 노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