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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4841301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0-06-2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1. 삼성 비서실 전화
2. 회장실
3. 어두운 그림자
4. 비운悲運
5. 공신功臣의 배신
6. 차남次男의 쿠데타
7. 회장의 귀환
8. 비운의 장남長男
9. 고려빌딩 403호
10. 아름다운 인연
11. 가인歌人
12. 길지吉地
13. 인재人材
14. 사업 입지立志
15. 백설白雪의 황금알
16. 제일모직 골덴택스
17. 재벌財閥 등극
2부
18. 시은市銀의 대주주
19. 부정축재자不正蓄財者 1호
20. 공직외도公職外道
21. 한일회담 이면지원
22. 울산공업단지 조성
23. 통화개혁과 삼성의 위기
24. 이병철 회장의 충고
25. 문화재단 설립
26. 호암미술관 설립
27. 신문사 창간
3부
28. 위암 수술
29. 문을 연 호텔 신라
30. 신세계백화점
31. 보스턴대학 명예박사학위
32. 취미편력, 골프, 수집벽
33. 삼성전자三星電子의 탄생
34. 꿈의 반도체 생산국
35. 기업은 영원한가
36. 이 회장 승계 결단決斷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변 기자가 출입처에서 오후 취재를 마치고 편집국 자리에 와보니 책상 위에 작은 쪽지가 놓여 있었다.
‘삼성그룹 비서실장이 전화해달랍니다.’
‘삼성그룹 비서실장? 내가 잘 모르는 사람인데…… 무슨 일이 있나. 최근에는 삼성에 별일 없지 않나.’
사카린밀수사건으로 전국을 뒤흔든 한국비료韓國肥料도 국가에 헌납하고 모든 게 일단락됐는데, 변 기자는 잘 알지도 못하는 비서실장이 전화를 바란다는 게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변 기자는 2년여 전에 있었던 삼성그룹이 추진하는 전주제지 시설 도입 건이 퍼뜩 머리에 떠올랐다. 전주제지 건은 사실 크고 심각한 것이었다. 삼성그룹이 서독 크루프재벌로부터 국내 최초로 제지일관화 시설을 들여오는 프로젝트였다. 서독에서 산업 시설이 차관 형식으로 들어오는 것도 최초였고 규모도 꽤 컸다. 서독 크루프재벌이 차관을 공여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삼성 비서실 전화>에서)
“큰돈이기는 합니다만 유럽으로부터 장기저리상업차관을 도입하게 되면 돈 문제는 해결될 것입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다행이지. 좋은 생각이야.”
“자금 조달은 자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 회장의 자금 조달 계획을 듣고는 비료공장 건설 계획을 선뜻 승낙해주었다. 이 회장은 경무대를 방문하면서 대통령의 재가를 얻을 수 있을까 염려했다. 이 회장은 대통령의 재가를 얻으면서 기쁨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한국비료 프로젝트는 이제 삼성그룹만의 것이 아니고 국가의 프로젝트로 격상된 것이다.
이 회장은 귀로의 기내에서 생각했다. 이승만 대통령에게 독일과 이태리에서 상업차관 도입에 성공했다는 보고를 하면 대단히 기뻐할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 회장의 달콤한 생각도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파리에 들렀을 때 정일권 주 프랑스대사로부터 서울에서 대규모 학생 데모가 발발했고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下野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두운 그림자>에서)
이학준 기자는 정색을 하면서 말했다.
“극비 프로젝트를 말해줄게. 나와 함께 그 일 한번 해보자구.”
변 기자는 이 기자와 평소 그렇게 친하지는 않지만 대인관계가 넓고 소탈한 성격의 이 기자에게 호감은 갖고 있다.
“극비 프로젝트요? 뭐 때문에 ‘극비’까지 붙이는 겁니까.”
이학준 기자는 주변을 살핀 뒤 조용히 말을 꺼냈다.
“국내 최상위 재벌 그룹인데 친아들이 아버지 경영권을 빼앗으려고 하는, 일종의 쿠데타 계획이야.”
변 기자는 귀를 의심했다. 최상위 그룹이라면 삼성 아니겠는가. 아버지는 이병철 회장인데. 너무 황당한 이야기로 들렸다. 이학준 기자는 진지하게 이야기하면서 내일 당사자인 아들을 만나보자고 했다. 변 기자는 당황했다. 그러나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기자의 호기심을 잔뜩 부풀렸다.
변 기자는 다음날 이 기자가 말한 장소로 나갔다. 이 기자가 만나자고 약속한 장소는 시청 앞 코리아 호텔(재일동포가 국내에 지은 첫 번째 비즈니스호텔) 7층 5호실이었다. 변 기자는 문을 열고 룸으로 들어간 뒤 경악했다. 변 기자를 맞이한 사람은 이창희 씨였다.
(<차남의 쿠데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