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여행에세이 > 해외여행에세이
· ISBN : 9791165399184
· 쪽수 : 308쪽
· 출판일 : 2021-08-30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PART 1 시베리아 횡단열차
한 치 앞도 모르고
열차 톺아보기
사고는 틈에서
열차 탑승
횡단열차에서
72시간의 여유
산불
열차에서 본 풍경
열차의 아름다움
잊고 산 시간들
열차의 인내심
울란우데
이르쿠츠크
언덕 위에 붉은 집
호수에서
바이칼의 파란 눈
새벽을 훔치다
이르쿠츠크에서 탑승
옴스크로 가는 길
주변의 멘토
도스토옙스키 박물관
열차생활
컵 한 쌍
복불복
원초적인 행동
끝나지 않은 길
피곤한 하루
평양냉면
백야의 소동
자작 한 그루
말하자면
PART 2 발칸
루마니아
여행은 파랑, 그리고 회색
비만과 다이어트
브라쇼브주(Brasov) 브란성(Bran Castle)
시기쇼아라(Sighisoara)
새 술은 새 병에
국제열차로
불가리아
차르베츠 언덕의 장인
서리
예술중심 도시
태블릿
소피아 가는 길
트라키아인 무덤
카잔루크 ‘장미축제’
애물단지
릴라 수도원에서
몸은 멀어도 마음은
수호천사
세븐레이크 호수
대박소식
국경은 마음에도
마케도니아
스코페 색깔
마티카 협곡 ‘누렁이’
성녀 테레사
열세 알의 사과
비톨라 고대유적
오호리드 호수에 엽서 한 장
파란 색깔 115
알바니아 117
티라나로 가는 ‘여권’ 118
버섯벙커
비
기사와 설전
남부 베라트성
옛 도시
성벽
코만호를 가다
‘저주받은 산’ 트레킹
현지에서
코토르(Kotor)
부드바(Budva)
코소보
프리즈렌 요새
두 번의 국경 넘기
세르비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노비사드(Novi sad)
수보티차(Subotica)
수도원(Novo Hopovo) 감동이 사라지다
상처에 새 살이 돋고
노비사드를 떠나며
평원
블루베리 사랑
슬로베니아
포스토이나(Postojna) 동굴
프레자마성
크로아티아
발칸을 회상하며
PART 3 중동
이스라엘
긴장된 밤
북부도시 하이파
사는 순간이 사고
연속된 실수
갈릴리행 버스에서
골란고원 티베리아스
기사의 넋두리
나사렛(Nazareth)
올리브산(MT. Olives)
무명 동굴과 명소들
엔게디 사막
더 이상 삭막함은 없다
분화구 미츠페라몬(Mitzpe Ramon)
히브리어
팔레스타인 베들레헴(Bethlehem)
현장검증
분리장벽과 그라피티(GRAFFITI)
팔레스타인(Palestine)
예수 탄생교회(Church of Nativity)
요새 마사다(Massada)
사해(Dead Sea)
국경
요르단
암만
제라시(Jerash)
다시, 사해
케락 가는 길
케락성(Kerak Castle)
모세의 샘 페트라
페트라에서
페트라 단상
아드데이르(Adㅡdeir) 가는 길
와디 럼(Wadirum)
아카바(Aqaba) 항구에서
밤사이 홍해
이집트
후르가다(Hurghada)행 돌발
카이로 가는 길
아스완행 기차
엘레판티네섬(Elephantine island)
나일강에 누워
선상 돌발
아스완 투어
룩소르
멤논의 거상(The Colossi Memnon)
고대 보물창고 룩소르
밤 열차로 시작점
낙타의 눈물
알렉산드리아 파로스 등대
그리스
느닷없이 그리스
신들의 부름인가
아크로폴리스에서
디오니소스 극장(Theatre of Dionysos)
고대, 로마 아고라
아고라에 그림 한 점
델피에서
델피의 아폴론 신전(Temple of Apollo)
아테네 소매치기
산토리니행 페리
파로스
산토리니
피라(Fira)에서 이아까지
섬 스케치
산토리니 투어
등대에서
낙소스의 신화
새벽 1시 53분
아폴론 신전
‘섬’ 이야기
국산차 렌트
파란 물
포르투갈
리스본과 포르투갈
아베이루 베네치아
포르투(Porto)
신트라(Sintra)
노을에 빠지다가 그만
리스본
여행이 끝나고
저자소개
책속에서
좁은 열차 통로는 움직일 때마다 서로 간에 몸이 스친다. 창밖으로 자작나무 숲이 쉼 없이 지나가고, 어느 때는 호수를 지나기도 한다. 봄의 초입에 살아나는 잎들이 제빛을 찾으려면 한 달은 더 필요한 시기에 나는 철마에 올랐다. 여행은 시기 선택도 중요하지만, 직업이 여행 아닌 이상 꼭 그럴 수는 없다.
차창 밖에는 자작자작 연둣빛 물을 빨아올리는 나무들이 도열해 있다. 들판에는 앉은뱅이 고슴도치 같은 풀들이 가득 차 있다.
밤을 새워 하바롭프스키까지 달려온 열차가 정차했다.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롭스크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도시로 많은 손님들이 오르고 또, 내린다.
열차도 멈추어 숨을 고른다. 나도 잠깐 내려 아침 공기를 마셔본다. 하차와 승차를 구분한 열차는 다시 출발한다.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나 크고 작은 역들을 지나는 동안 열차마다 색깔이 다양다종으로 철로에서 쉬고 있다.
석탄과 목재를 가득 실은 열차, 기름을 잔뜩 담은 통 굵은 탱크 기차, 짐으로 보기에는 아름답기만 한 자작나무를 터지도록 실은 기차까지, 하얀 빛깔로 도드라진 무늬가 눈부시게 발광한다. 자작나무가 잘린 건 아름다워서일까?
횡단열차에서
산을 내려 올 때는 이미, 내 발자국은 눈에 흔적도 없이 묻혀버렸다. 눈 위로 길을 내며 내려가는 시간에 생과 사의 순간들이 수시로 내 머릿속을 쑤시고 지나갔다. 뒤에서는 눈밭이 다리를 잡는다. 앞에서는 미친 듯이 몸으로 파고드는 눈보라를 견디고 어떻게 내려왔는지 반쯤은 호수의 신이 도와주었다.
이 악천후에 호수에 올랐다는 것은 미친 짓이었다. 그 가치는 분명 있지만, 위험을 감수한 것은 무모한 행동임을 후에야 나는 반성한다. 산행을 마치고 죽을힘을 다해 내려왔을 때, 우리를 보고 있던 관리소 사람들이 엄지 척을 해준다. 대단하다는 의미지만 내 얼굴은 화끈거렸다.
아침에 나를 태워다 준 택시를 다시 콜 했다. 관리소 앞에서 삼십 분을 기다려 기사와 만났다.
일곱 개의 호수 중 다섯 개를 보았다. 순간의 위험을 코앞에 둔 산행에 미련 같은 건 없다.
세븐레이크 호수
나는 벽면에 걸어놓은 그림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다 마리아가 푸른색 한복을 입고 예수는 색동한복을 입은 한국을 표현한 작품 앞에 섰다. 꽃을 상징해 양손으로 무궁화 두 송이 안에 예수를 안고 있는 마리아 얼굴을 본다. 한복 입은 모습에 절로 미소지었다.
‘평화의 모후여 하례하나이다’라는 문구가 눈에 크게 들어왔다. 온화한 모습으로 아기를 안고 있는 마리아는 영락없는 한국의 모성 깊은 엄마의 모습이다.
나사렛(Nazare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