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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66290022
· 쪽수 : 192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 총론: 화병을 ‘이야기’ 하다
2. 심화(心火) ―짝사랑이라는 이름의 화병
화병(火病), 선덕여왕을 사랑한 지귀 이야기
기원전 인도에서 유래한 설화, 구모두와 술파가
화병에 대한 한국인의 시선, 연민
3. 기록으로 남은 화병 ―화병에 걸린 왕들
화병이란
최초의 화병의 주인공 선조
여러 왕들에게 이어졌던 화병의 기질
정조의 화병과 등창
4. 유전인가 직업병인가 ―임금님들의 화병
선조, 우리 역사 최초의 화병(火病) 환자
화병의 유전, 선조에서 광해군으로
조선조 왕가(王家)의 화병, 왕의 숙명인가 유전인가
5. 대가족 제도의 희생양 ―고전소설 주인공의 화병
국문장편소설의 세계
가부장제의 논리, 장자의 의무
악녀에게도 ‘억울함’은 있다
6. 자식이 웬수 ―부모들의 훈장, 화병
왕에게까지 보고되는 죄악, 불효
며느리의 등쌀에 시부모가 잇단 사망
국정의 현안으로 떠오른 불효죄 처리
7. 아내의 도리 ―뒤틀린 부부관계와 화병
들어가는 말
삼종지도(三從之道)의 신화
며느리의 위치, 아내의 도리
부부관계의 뒤틀림과 화의 분출
부록: 화병 관련 어휘/표현 모음
책속에서
화병(火病)은 한국 문화를 배경으로 형성된 ‘문화결합 증후군(culture-bound syndrome)’의 일종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우리 전통 문학작품에 형상화된 화병의 사례와 화병에 대한 역사 기록, 사회구조가 원인이 되어 나타난 화병의 사례 등을 다양하게 수집하여 화병의 병리적 증상과 그 원인을 들여다본다는 취지에서 기획된 교양서이다. 화병은 의학 용어이기 이전에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친연성 있는 표현으로, 한국인의 한의 문화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억울함과 분노라는 감정과 관련이 있고, 오래 참는 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질병이어서 인내를 큰 덕목으로 여기는 한국 문화에서 더욱 보편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책을 출발점으로 하여 앞으로 문학은 물론 역사와 철학 등 인문학의 여러 분야에서 화병을 다양한 관점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총론: 화병을 ‘이야기’하다 중에서>
‘사랑의 화신(化身)’이 ‘저주의 화신(火神)’이 되어 버려 주변의 일상을 잿더미로 만드는 일은 오늘날 오랜 짝사랑 끝에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마음속) 연인에 대한 화병(火病)으로 자신을 해치고 자신이 오롯이 아꼈던 그 사람과 가족을 해치고 사회의 불특정 다수에게로 분노의 화살을 옮기는 어리석은 스토커들에 대한 경고는 아니었을까. ...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오래 전부터 몸속에 깊이 드는 골병과 함께 마음속에 깊이 병드는 마음, 즉 화병(火病)을 미움보다는 안타까움의 시선으로 바라보았음을 알 수가 있다. <심화(心火) 중에서>
정조의 화병은 수원 화성 축조 이후부터 그 증세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는 자신의 개혁을 완성하기 직전의 상황이었고 그것을 상징하는 것이 바로 수원화성이다. 그런데 이 시기에 과로로 인해 몸의 피로감이 심하여졌고, 정치적 갈등도 극에 달하고 있었다. 할아버지 영조가 사도세자 문제를 거론하면 반역으로 치부하겠다고 하였던 점,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가문에 대한 집착으로 인한 부담감, 정치적으로 자기 신념을 공격당하는 데서 오는 상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고 화병을 일으키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조선 중기 두 번의 전쟁을 겪은 선조와 조선 후기 부흥기의 출발점으로 인식되는 숙종으로부터 경종, 영조, 사도세자와 정조에 이르기까지 화병을 앓았던 내력을 확인할 수 있다. <기록으로 남은 화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