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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와 프로이트

셰익스피어와 프로이트

(두 번째 기회에 관하여)

스티븐 그린블랫, 애덤 필립스 (지은이), 김건종 (옮긴이)
에이도스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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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와 프로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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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셰익스피어와 프로이트 (두 번째 기회에 관하여)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85415826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26-02-26

책 소개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문학자 중 한 명이며, 문학 비평의 지형을 완전히 바꾼 인물’로 평가받는 스티븐 그린블랫과 ‘정신분석의 시인’으로 불리는 애덤 필립스는 이 책에서 인류가 신화와 문학 그리고 정신분석을 통해 끊임없이 갈구해온 ‘두 번째 기회’의 본질을 파헤친다.
문학작품 속에서 우리 삶의 희극과 비극을 생생하고도 강렬하게 그려냈던 셰익스피어. 정신분석을 통해 인간의 정신 깊은 곳에 자리한 불안과 강박을 해석하고 치유하려 했던 프로이트. 이 두 대가는 ‘두 번째 기회’에 대한 최고의 거장이자 최고의 해석가였다.

‘인문학의 록스타.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문학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스티븐 그린블랫과 펭귄판 프로이트 선집 번역본 총괄 편집자이자 ‘정신분석의 시인’으로 불리는 애덤 필립스가 ‘두 번째 기회(second chances)’를 주제로 함께 뭉쳤다. 여기서 지은이들은 문학작품 속에서 우리 삶의 희극과 비극을 생생하고도 강렬하게 그려냈던 셰익스피어 그리고 정신분석을 통해 인간의 정신 깊은 곳에 자리한 불안과 강박을 해석하고 치유하려 했던 프로이트가 ‘두 번째 기회’에 대한 최고의 거장이자 해석가였다고 말한다. 『오셀로』『맥베스』『겨울이야기』『한여름 밤의 꿈』『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등 다양한 작품들을 오가며 등장인물들의 스펙터클한 삶의 여정을 탁월한 시각으로 해석하는 그린블랫은 셰익스피어가 르네상스 시대의 극장에서 인간이 삶에서 겪는 좌절과 실수, 두려움을 극화해내고 돌이킬 수 없이 상실한 듯 보였던 것을 회복하는 과정을 그려냈다고 지적한다. 한편 애덤 필립스는 프로이트, 프루스트, 위니코트를 넘나들며 사랑, 욕망, 기억, 외상, 환상, 반복, 강박, 놀이의 본질을 정신분석적으로 파헤치면서 인간의 공통된 삶의 조건으로서의 두 번째 기회의 의미를 풀어낸다. 책은 인간의 삶은 기본적으로 상실과 좌절과 몰락과 두려움을 필연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으며 그 안에서 삶을 견뎌내고 회복을 꿈꾸는 드라마라고 말한다.

인간이 처한 곤경을 극의 형태로 무대에 올린 셰익스피어 그리고 신경증적 고통에 빠진 환자의 병리를 과학의 언어로 기술하면서 치료했던 프로이트의 만남

“하늘에서 무지개를 볼 때마다 우리는 인간이 계속 존재하는 것은 신의 회심(回心), 즉 우리에 대한 형벌을 유예하겠다는 결심 덕이었다는 것을 떠올린다.”(12쪽) 성경에서부터 신화와 소설, 시 등 위대한 문학작품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파국과 몰락 이후에 주어진 기회에 대해 그려왔다. 인간은 항상 사건이 벌어진 이후에야 지난 일을 떠올리며 자신에게 주어진 첫 번째 기회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고는 과거와는 다른 삶 그리고 살아보지 못한 새로운 삶을 꿈꾼다. 이것이 우리가 문학에 이끌리고 문학을 통해 빠져드는 백일몽 속에서 기쁨을 느끼는 핵심 이유이다. 희극은 사랑과 쾌락을 다시 불러일으켜 기쁨을 알게 하고, 비극은 어떤 상처는 결코 치유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고통을 대면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우리는 문학에 이끌리고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기쁨을 얻고 현실을 마주하는 것이다. 문학작품은 우리가 매일 밤 들어가는 꿈 생활을 체계적이고 집합적으로 공유하는 형태로 확장한 것이다. 불후의 문학작품을 창조한 셰익스피어와 우리 마음 속 깊은 곳의 무의식과 꿈을 연구했던 프로이트가 만나는 지점은 바로 이곳이다. 위대한 극작가 셰익스피어가 희곡을 통해 인간이 꿈꾸었던 또 다른 삶, 상상 속 대안적 삶을 그려냈다면, 이에 대해 우리의 정신 깊은 곳까지 탐험한 사람이 프로이트였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셰익스피어는 인간이 처한 곤경을 극의 형태로 무대에 올렸고, 프로이트는 이 곤경을 자기 시대의 과학적 언어로 탐구했다고 볼 수 있다.

좌절과 두려움, 몰락과 고통이 없는 삶은 완벽하지 않다. 두 번째 기회는 우리가 증상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데서 온다.

17세기에 밀턴은 “불행한 결혼은 두 시체가 부자연스럽게 함께 묶여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단 결혼생활만이 아니라 일상적 삶에서, 직장에서 우리는 좌절과 불행과 외로움과 파국을 겪고 삶의 토대가 때로는 송두리째 흔들리고, 때로는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 것을 경험한다. 그러면서 한번쯤은 새로운 삶을 꿈꾸고, 이전과는 다른 사랑을 갈망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나 그리고 아직 살아보지 못한 삶을 그려본다. 하지만 셰익스피어의 비극 속 인물들이 보여주듯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시작을 두려워하고, 자신과 타인의 삶을 파괴하며, 자신이 옳다는 환상과 확신 속에서 파국을 선택한다. 오셀로는 부인을 목 졸라 죽이고 자살하며, 맥베스는 부인의 부추김을 못 이기고 왕을 시해하고, 안토니는 로마에서의 명예로운 삶을 져버리고 비행과 일탈에 젖어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아간다. 왜 우리는 그토록 바라던 새로운 기회 앞에서 과거에 저지른 어리석은 행동을 되풀이하는가? 우리는 불운과 상실을 이겨내고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나며 돌이킬 수 없이 상실한 듯 보였던 것을 회복하고, 삶을 살 만하게 만들어주는 즐거움을 얻을 수 없을 것인가?
셰익스피어의 극 속 인물들이 그렇듯 현재의 문제는 과거의 흔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인이 되어 나타나는 강박과 복수와 자기파괴는 어린 시절의 상처와 혼란 속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여기서 셰익스피어는 다시 한번 프로이트와 만난다. 정신분석은 우리가 무엇이 문제인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를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말하는 애덤 필립스는 아이가 엄마와의 관계에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분리에 대한 공포와 혼란스러운 경험과 통제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자기보호적인 방어기제를 발달시키며, 놀이를 통해 살아갈 수 있는 현실로 바꾸는지를 설명한다. 인간이 맞닥뜨린 근본 현실은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우며 통제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항상 견디고 적응해야 하는 곳이 된다. 그런 점에서 그린블랫의 셰익스피어 해석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어쩌면 이 책이 핵심적인 메시지가 축약된 말일 것이다. “두 번째 기회는 우리가 모든 역경에도 불구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실패를 직시하고 트라우마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웠기 때문에 생겨난다.”(174쪽) 반복 강박에 빠져 있고 외상 앞에서 무기력하며 신경증적 비참에 빠진 환자들의 고통을 평범한 인간적 불행으로 바꾸는 것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힘과 공존하는 법을 배우고 증상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데서 나온다.

목차

서문 008

1. 상실과 회복에 관하여 047
2. 모든 것이 산산이 무너지다 084
3.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 112
4. 몰락 이후의 삶을 견디는 법 136
5. 환상에서 현실로 186
6. 기억한다는 것 : 프로이트와 프루스트 216
7. 운명 혹은 자유 244

결론 271
미주 283
찾아보기 295

저자소개

애덤 필립스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정신분석학계의 가장 뛰어난 산문가이자 ‘정신분석의 시인’으로 평가받는 애덤 필립스는 영국의 정신분석가이자 작가로, 요크대학교 영문학과 방문교수이다. 지크문트 프로이트의 저작을 현대적 감각으로 다시 번역한 펭귄 모던 클래식 번역본 총괄 편집자이기도 하다. 옥스퍼드대학교 세인트 존스 칼리지에서 영문학을 공부했으며, 런던 채링크로스 병원에서 아동심리치료 책임자로 오랫동안 일했다. 지은 책으로 『멀쩡함과 광기에 대한 보고되지 않은 이야기』 『위니코트: 사랑 그리고 역설의 대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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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그린블랫 (지은이)    정보 더보기
하버드대학교의 인문학 유니버시티 프로페서(University Professor)이다.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문학자 중 한 명이며, 문학 비평의 지형을 완전히 바꾼 인물’로 평가받는다. 문학작품을 역사ㆍ사회ㆍ정치적 맥락에서 분석하는 신역사주의 비평의 주창자이다. 특히 셰익스피어 관련 연구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가장 명성 있는 학자로 통한다. 미국 근대문학 연구회장을 역임했고 『노튼 셰익스피어』와 『노튼 영문학 개관』의 편집장을 맡고 있다. 『1417년, 근대의 탄생』으로 전미 도서상과 퓰리처상을 받았다. 2016년 인문학 분야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홀베르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세계를 향한 의지』 『아담과 이브의 모든 것』 『폭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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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종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수련받고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되었다. 『마음의 여섯 얼굴』 『우연한 아름다움』 『바라;봄』을 썼고, 안나 프로이트의 『자아와 방어기제』, 애덤 필립스의 『위니코트: 사랑 그리고 역설의 대가』, 도널드 위니코트의 『충분히 좋은 엄마』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정신분석을 공부하고 그와 연관된 일을 하지만, 셰익스피어와 프루스트가 쓴 작품들과 그에 관한 텍스트를 거의 빠짐없이 찾아 읽어볼 정도로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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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문학적 전통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그로부터 심오한 영향을 받았지만 ― 셰익스피어는 프로이트가 가장 많이 인용한 작가였다 ― 정신분석은 다른 무엇보다 성인기의 삶에 어린 시절의 혼란이 다시 일어났을 때 이를 치료하는 방법이었다. 프로이트는 이 치료법이 재기술(redescription) 과정을 통해서 과거의 트라우마나 고착, 발달 정지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의학적 치료의 한 형태로서 정신분석은 당시로서는 유례가 없는 언어라는 문학적 매체를 통한 치료였지만, 그 목표는 수 세기에 걸쳐 시인이나 소설가들이 발전시켜온 것과 달랐다. 적어도 프로이트가 처음에 품었던 희망은 단순히 이해하고 보여주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치료하는 것이었다. 그는 심리적 상황 때문에 사랑하고 일하는 방식에서 문제가 생긴 사람들에게 성공적인 두 번째 기회가 실제로 가능하기를 바랐다. 셰익스피어 작품 어디에도 이에 비할 만한 야망은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 것을 상실하고 ― 내 것을 도둑맞고, 버림받고, 결정적으로 거절당하고, 실종되고, 사라지고, 그냥 죽어버려서 ― 돌이켜볼 때라야 비로소 그것이 우리의 첫 번째 기회였다는 것이 명료하게 보인다. 정확히 말해 끝나버렸고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첫 번째”이다. 그러나 셰익스피어 희극의 즐거움은 되돌아오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 등장인물들은 돌이킬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돌이키고 우리는 이러한 회복의 짜릿함을 공유하도록 초대받는다. 상실했던 것을 기적처럼 되찾는 과정에서 우리는 첫 번째 기회를 되찾을 뿐 아니라 그 기회를 의식하게 된다. 당연하게 여겼던 관계의 기쁨과 경이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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