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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6291081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22-05-31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제까지 공부한 바에 의하면 오직 물질만 실체로 보는 시각에는 도가 계통이 있었다.
오직 마음만을 실체로 보는 시각에는 불도를 들 수 있겠다.
물질과 마음 두 가지를 실체로 보는 시각은 유학의 입장이었다.
나라는 존재의 궁극에 대한 것도 이 세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나라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나라는 존재가 몸과 마음과 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흥해 김 진사 댁으로 무명을 나르던 날 새벽에 선명하게 경험했다.
내가 존재하려면 기본적으로 몸과 마음과 얼이 필요하지만, 내가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위자연으로 가려면 어떤 공부가 필요합니까?”
“사물이나 사태를 판단할 때 감각이나 본능에 의존하면 욕심이 일어납니다. 욕심은 다툼을 일으키고 다툼은 분쟁을 일으킵니다.
모든 사물과 사태에는 대립 면이 있어 이것들이 서로를 향하면서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러므로 어느 쪽이 올바르고 어느 쪽이 그른지 기준을 세우기가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대개 어느 한쪽에 가치를 둡니다.
사물이나 사태를 균형 잡힌 시선으로 보기 위해서는 대립 면을 넘어서 만물의 근원으로서의 도가 필요합니다. 도는 만물의 기준이 되므로 감각으로서는 파악할 수 없고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습니다. 도를 깨닫기 위해서는 언어와 개념을 떠나 도와 합치될 수 있는 수련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허심입니다. 허심이 무위자연으로 가는 공부입니다.”
제선은 장사를 접고 용담으로 돌아왔다.
새로운 틀에 대해 깊이 사색했다.
나라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나는 이전에 김 진사댁 마당에 뒹굴면서
몸의 가장 말단에 있는 손가락과 발가락을 선명하게 경험했다.
그것은 틀림없이 내 몸의 한 부분이었다.
그러면 몸이란 것은 과연 무엇인가?
몸은 물질의 작은 조각들이 쌓여 이루어졌다.
몸을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새로운 물질을 먹어야 하고,
못쓰게 되고 원치 않는 물질은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몸을 살아 있게 하는 생명이란 과연 무엇인가?
작은 물질 조각들은 생명이 없는데 이 몸에는 어떻게 생명이 깃들게 되었을까?
어느 정도의 복잡한 조직이 되면 생명이 들어오는 것일까?
생명이 들어오는 문지방은 과연 어디인가?
이것은 기적 같은 사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