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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66833984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2-11-01
책 소개
목차
1. 천동기, 그리고 나
2. 동기가 왜?
3. 공모자
4. 천하의 나쁜 놈
5. 뜻밖의 선물
6. 녀석의 부탁
7. 안부를 묻다 - 통영 1
8. 나의 현실 - 통영 2
9. 똥 만드는 기계
10. 엿 같은 상황
11. 탈출 - 부산 1
12. 몰랐던 세계 - 부산 2
13. 나의 미래 - 부산 3
14. 결판
15. 지금 우리는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창문 너머로 노랗게 변한 햇빛이 스며들었다. 나는 뒤통수와 등을 훑고서 벽에 드리운 그림자를 멍하니 바라봤다. 어느새 해가 이만큼 길어졌다니. 봄이 슬그머니 가 버렸다는 걸 느끼지도 못한 채 살아가는 현실에 한숨이 나왔다. 고3을 지내며 우리는 얼마나 많은 걸 놓치는 걸까. 다들 똑같을 텐데 나만 억울해하는 걸까.
진짜로 공부만 아니라면 뭐든 흥미롭고 새롭게 다가온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반 친구들도 실없는 농담에 깔깔대기 다반사였고, “내년에는, 내년에는.” 하며 지껄이는 미래 놀이가 전염병처럼 퍼져 있었다. 현재가 없는 상태. 그게 바로 우리였다.
일요일 아침, 9시 40분 통영행 버스에 몸을 실었지만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버스에서 나는 퀴퀴한 냄새가 불편한 느낌을 더욱 증폭시켰다. 외곽도로를 지나 고속도로에 들어설 때까지는 마치 가출이라도 하는 것 같아서 창밖을 쳐다보지도 못했다. 단순히 통영에 다녀오는 것뿐인데 어째서 죄짓는 기분이 드는 걸까. 언젠가 들었던 이야기가 기억난다. 개장에 갇혀서 자란 개는 나중에 땅에 풀어 줘도 뛰지 못한다는……. 지금 내가 그 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