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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언어철학/분석철학
· ISBN : 9791166843457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4-08-28
책 소개
목차
차 례
서 문
1부 언어 모델
2부 형식주의의 전개
3부 구조주의의 전개
번역 후기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속에서
전체와 부분의 관계는 과거의 논리 모델 중 하나인 유기체 모델을 반영하고 있는데, 이 모델은 언어의 특이성으로 인해 제기된 새로운 종류의 문제들을 푸는 데는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새로운 대립 형식의 기능은 언어 자체 속에 얽혀 있는 다양한 이질적인 체계를 하나하나 풀어내는 데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개별적 발화행위인 파롤은 소쉬르의 과학과는 무관한데, 언제나 필연적으로 불완전한 행위여서만이 아니라 또한 개개의 차이, 즉 개개의 개성과 스타일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랑그와 파롤의 관계를 계층과 구성원, 혹은 전체와 부분, 물리적 법칙과 물리적 사건 등등의 관계로 보는 것은, 그야말로 소쉬르가 바꾸려 했던 신문법학파의 실증주의 모델을 다시 끌어들이는 꼴이 될 것이다.
이렇게 낯설게하기라는 기본 개념에서 문학이론 전체가 생겨나니, 첫째로 순전한 문학적 체계 자체를 갈라내는 작업을 통해, 둘째로 그 공시적 체계 속에 성립하는 다양한 관계들의 모델에 의해서, 마지막으로 방금 보았듯 한 공시적 상태에서 다른 공시적 상태로 나아가는 변화의 유형을 분석하는 가운데 다시 통시성으로 복귀함을 통해서다. 이제 이 결과들을 특히 시간과 역사의 문제와의 관련성을 중심으로 평가해 보자.
이제까지 내가 보여 주고자 한 것은 주어진 일습의 기능들의 경험적 발견으로는 형식으로서의, 완결된 서사로서의 민담의 적절한 설명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방금 살펴본 대로 소쉬르에서는 연사적 차원, 즉 문장 속 기능들의 수평적 시퀀스가 연합적 혹은 공시적 차원으로 재흡수되는 경향을 지니며, 이 차원에서 하나의 문장은 주어진 구문 구성 내지 구문 단위의 여타 가능한 무수한 발현 중 다만 하나로 간주되는 것처럼, 여기서도 서술된 사건들의 통시적 시퀀스, 즉 서사의 구문이 어떻게든 공시적 구조 속으로 전치되지 않는다면 스토리나 민담의 진정한 법칙은 있을 수 없다고 볼 수 있다. 프로프에 관해 우리가 제시한 어느 정도 헤겔적인 분석이 목표하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즉 개별 사건들을 이를테면 타자성이나 일과 같은 모종의 기본 개념의 다양한 발현들로 환원시키고, 궁극적으로는 그 개념들조차 그것의 부분적 표현에 불과한 모종의 중심 관념으로 환원시킴으로써, 처음에는 일련의 시간 속 사건들처럼 보이던 것이 결국은 자기발화 과정에 있는 하나의 단일한 초시간적 개념임을 드러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