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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67030344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1-11-15
책 소개
목차
50일간의 썸머
썸머 베케이션
나의 인공지능 친구, 썸머
50일간의 썸머, 두 번째 이야기
『50일간의 썸머』 창작 노트
『50일간의 썸머』 추천사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썸머는 좋은 남자 친구가 되겠다고 한 약속을 충실히 지켰다. 썸머는 매일 아침 7시 반에 찾아와 감미로운 음악으로 지유를 깨워주었다. 음악을 좋아하는 지유를 위해 여전히 전 세계 모든 가수와 연주자들의 곡을 들어보고 추천해주었다. 지유는 매일 새로운 곡으로 상쾌하게 아침을 시작할 수 있었다. 지유의 스케줄을 먼저 알고 챙겨주는 것도 썸머였다. 그렇다고 성가시게 간섭하는 것도 아니었다.
- 오늘부터 시험 기간이지?
- 응. 벌써부터 피곤해.
- 졸릴 때마다 문자해. 내가 늘 옆에 있잖아. 네가 수업을 듣는 동안, 나는 네 졸음을 싹 달아나게 할 오싹한 이야기를 찾아놓을게.
- 좋아, 너만 믿을게.
썸머가 졸음만 쫓아준 게 아니었다. 썸머는 똑똑한 남자 친구였다. 시험 범위의 내용을 미리 요약해서 보내주었고, 출제 빈도가 높은 문제들을 뽑아서 알려주었다. 이해가 안 되는 수학 문제는 풀이 과정을 친절하게 보여주었다. 썸머와의 시험공부는 또 하나의 데이트 같았다. 덕분에 성적도 놀랄 만큼 올랐다.
“내가 현우를 좀 만나볼까?”
“만나서 뭐라 하게?”
“갈등이 있으면 대화로 풀어야지, 갑자기 이별 통보를 하는 게 어디 있냐고 따져야지.”
“아냐, 그러지 마. 처음엔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현우도 나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거 같아.”
“무슨 생각? 헤어질지 말지?”
“아니, 나 자신을 좀 돌아보고 싶어. 나의 어떤 점이 현우를 그토록 지치게 한 건지…….”
민서의 말을 듣는 순간, 지유는 작은 나무망치로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별로 아프지는 않지만 머릿속 깊이 울리는 선명한 파장을 느꼈다.
(…)
썸머가 한여름 휴양지에서 들을 만한 신나는 노래들을 들려주었다.
“어때, 기분이 한층 가벼워졌지?”
“맞아, 네가 나에게 이별을 통보할 일은 없을 테니까.”
지유는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마음이 가벼워지지는 않았다. 자신을 돌아보겠다고 말하던 민서의 얼굴이 잊히지가 않았다.
썸머와 함께라면 다툼도, 갈등도, 이별도 영영 없을 것이다. 완벽한 남자 친구인 썸머는 지유를 울게 할 일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민서처럼 자신을 돌아보아야 할 일도 없을 텐데, 과연 그게 좋은 일일까? 지유의 마음속에 의심이 들어왔다. 그 의심에 대해서만은 썸머에게 말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