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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7373496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23-09-18
책 소개
목차
6일의 시간 7
남자아이-1 57
동그라미 찾기 67
여름 숲 107
이름, 이름들 146
남산에서 183
저녁 빛으로 207
에필로그 217
심사평 229
작가의 말 232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스물세 살, 그 청년.
이 거리 어디쯤에서 나와 한 번쯤 어깨를 스치고 지나간 사람은 아니었을까.
상상은 분명한 확신이 되어 머릿속에 똬리를 틀었다. 어느 한인 식당에서 김치찌개를 후루룩거리며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던 모습을 본 것처럼. 한국 마트에서 신제품으로 나온 한국 라면을 집어 들다, 한국 라면이 최고죠! 하며 서로 마주보고 웃었던 것처럼. 캠퍼스에서, 코리안 페스티벌에서, 아트 페어에서, 교민 마라톤 대회에서…….
그를 모른다고도 안다고도 할 수 없는 이 지점이 목을 죄었다.
나도 그처럼 될 수 있었어요. 그런 생각이 들 때면 손가락이 떨려요. 그가 방아쇠를 당기던 그 순간이 내 손가락에 그대로 전해진 것처럼 전율이 일어요.
과장이 아닙니다.
그 시간을 통과한 사람들이 느끼는 통점이 내게도 있을 테니까요.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아요. 남의 일이 될 수 없어요. 나는 단지 그처럼 되지 않기를 선택했을 뿐이었으니까요.
그 청년이 혹은 노아가 숱하게 들었을 ‘Go back to China!’ 왜 백인들은 동양인을 보면 중국인을 먼저 떠올리는 걸까요. 한국 사람일 수도 있다는 가정은 몇 번째 상상으로 가능할까요? 누군가 속으로 그런 말을 껌처럼 씹고 있는 표정을 본 적 있어요. 그 눈빛을 아직 기억해요. 오래 혐오하는 일이 일상처럼 집요하고 능숙한 사람들. 피를 보지 않고도 피를 흘리게 만들어서 대놓고 반박할 수도 없죠. 돌아서면 그게 혐오였다는 걸 느낄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