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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7523082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23-04-21
책 소개
목차
시를 쓰면서
1부 그해 봄날
그해 봄날/일그러진 미소 / 슬픈 매화 / 칠월이 오면 / 기분 좋은 날 / 매화 향기 / 바깥양반 / 장에 가는 날 / 어둠 / 늦은 봄날 / 강변 피서/ 세월 가니 / 가 버린 친구 / 떡갈나무 숲에서 / 떨어지기 연습
2부 세월과 나
겨울꽃 / 수작(酬酌) / 굽은 길 /세월과 나 / 들꽃 / 바람 따라 / 풍상 세월 / 뭐 하고 지내냐고 / 찔레꽃 / 아끼다가 버린다 / 능소화 / 가을인가요 / 말복 고개 / 저만치 / 소나기
3부 바람이고 싶어라
내일을 기다리며 / 사연 / 눈사람 / 선풍기에 땀을 말리며 / 설악 / 장자와 한잔 술 / 구절초 / 옛정/ 친정 가는 날 / 가을 강 / 가난한 이사 / 진달래꽃/굽은 나무 / 가는 봄 / 바람이고 싶어라
4부 눈 속의 트로이카
그리운 깜둥이 / 가 버린 낭만 / 눈 속의 트로이카 / 미워도 하고 사랑도 하고 / 꽃이 피고 지고 /통도사 홍매화 / 바래봉 봄날 / 왜 사느냐고 / 산중일기 / 만추 / 왜가리 / 늦여름 / 섣달/가을 산 / 무정세월
5부 깨어진 비석
나는 일하고 싶다 / 친구가 오시네 / 첫눈 내린 날 / 마을 개들이 / 길쌈하는 어머니 / 깨어진 비석/방패연 / 떠난 벗이여 / 토끼풀꽃 / 내 배를 기다리며 / 박꽃 / 백수는 바쁘다 / 가을비 / 세월 / 전화벨은 울리지 않았네!
저자소개
책속에서
젊은 날에는
술맛이 달았는데
세월 가니 술맛이 쓰구나.
술이 변했는지
내가 변했는지
어리석은 물음에 혼자 곰곰이 생각한다.
술은 옛 술이라도 변함이 없고
주막집 주인도 옛 보던 그 아낙인데
변한 것은 나 아니면 세월이렷다.
세월은 사시사철 변하고
나는 일흔여덟에 일흔여덟 번 변했으니
세월이나 나나 오십보백보로다.
낙엽 쌓인 산길을 걸으며
세월은 또 겨울잠에 들어가는데
나도 흰머리 더 늘어나네.
_「세월과 나」
나 바람이고 싶어라.
봄날엔 고향 언덕에 올라
진달래 붉은 꽃잎 물어
산산이 흩날리고 싶어라.
여름날 뭉게구름 두둥실 싣고
저 산 넘어가다가
한줄기 소나기 뿌리고 싶어라.
가을날에는 강변에 노니는
기러기 떼 몰고
갈대숲 너머 창공에 높이 날고 싶어라.
눈 내리는 겨울밤엔 거친 벌판에
높새바람 미친 듯이 질주하여
못다 푼 열정을 실컷 풀고 싶어라.
일 년 열두 달 삼백육십오 일
나 바람이고 싶어라.
_「바람이고 싶어라」
나를 잊지 말아요. 물망초
고개 들고 간절하니
멀리서 바라볼 뿐 안타깝기만 하네.
여름날 소나기 지나간 뒤
풋풋한 호박꽃을 보았나요.
춤추는 호랑나비와 한데 어울린다.
물망초 사랑이나 호박꽃 사랑이나
때로는 미워도 하고 때로는 사랑도 하지
고요가 안개처럼 퍼지는 산사(山寺)에서
고고하게 살아가기도 하고
막걸리 냄새 풍기는 저잣거리에서
왁자지껄 살아가기도 해요.
밝은색 어두운색 어우러진 회색지대에서
서로 미워도 하고 사랑도 하며 살아가지요.
_「미워도 하고 사랑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