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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시간

질문의 시간

조민경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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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시간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질문의 시간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7565563
· 쪽수 : 172쪽
· 출판일 : 2024-06-07

책 소개

온전히 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삶에 대한 철학이 필요합니다. 철학은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책은 일상의 평범한 시간에서 문득 떠오르는 삶과 자신에 대한 질문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붙잡아 그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철학, 사회학 그리고 문학의 도움을 받아 찾아가는 과정을 기록했다.

목차

1. 비닐봉지를 든 여자
:나는 무엇을 움켜쥐고 살 것인가
2. 고양이 철학자
:나는 삶과 죽음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3. 사진의 용도
:나는 과거와 작별을 잘하고 있는가
4. 몸이 곧 나
:나는 나의 몸에 귀기울이고 있는가
5. 먼지 조심
:나는 욕망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6. 존재와 본질
:나는 무엇에 갇혀있는가
7. 창문이 되어버린 사람들
나는 나를 전시하고 있는가
8. 21세기를 살아가는 방법
:나는 시대에 매몰되어 있는가
9. 별과 나 사이
:나는 어떤 세상을 선택할 것인가
10. 웃는 사람
:나는 용기 내어 웃을 수 있는 사람인가
11. 타인의 얼굴
:나는 타인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12. 엄마의 글쓰기(에필로그)
:나는 계속 글을 쓸 수 있는가

저자소개

조민경 (지은이)    정보 더보기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일상 속에서 평범하지만 관심을 가지면 무한한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는 소재를 찾는 것을 좋아합니다. 달빛을 받아 생기는 무지개처럼 사람들의 마음속에 잔잔한 울림을 주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육아의 가벼움과 무거움』, 『꽃이 온 마음』, 『질문의 시간』을 독립출판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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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1. 비닐봉지를 든 여자
나는 무엇을 움켜쥐고 살 것인가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는 1년에 두어 번 옷을 갈아입고 희끗한 머리카락을 대충 묶은 채 엉거주춤한 걸음으로 양손에는 알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는 비닐봉지를 꼭 쥐고 다니는 여자가 있다. 그 여자는 하루 종일 정처 없이 온 동네를 돌아다니는데 어떤 날은 하루에도 몇 번씩 그 여자와 마주치기도 했다. 그 여자는 나와 마주칠 때마다 화가 난 건지, 두려운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나의 시선을 피해 재빨리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그 여자를 만날 때마다 비닐봉지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유심히 쳐다보곤 했지만 좀처럼 비닐봉지에서 무언가를 꺼낸다거나 열어두는 법이 없어 비닐봉지 안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 나의 비닐봉지에 대한 쓸데없는 호기심은 날로 커져만 갔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어느 날 오후, 나는 언제나 그 시간에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밖에서 악다구니 소리가 들려왔다. 비명이라기보다는 울부짖음에 가까운 소리였다. 나는 놀라서 베란다 창문을 열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저 멀리 익숙한 그 여자의 얼굴이 보였고 여자는 두 명의 경찰과 실랑이 중이었다. 경찰들은 여자를 경찰차에 태우려 하고 있었고 여자는 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분명히 여자는 자신의 의지에 반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로 저 여자를 경찰차에 태우려고 하는지 알고 싶었지만 알 길은 없었다. 길다면 긴 시간 여자를 보아왔기에 나는 베란다 창문을 닫을 수가 없었다. 그 여자에게 벌어지는 일을 끝까지 지켜봐야 될 것 같은 알 수 없는 책임감이 들었다. 그들의 계속되는 실랑이를 지켜보다 나는 언제나 여자와 한 몸처럼 붙어있던 비닐봉지가 여자의 손에 없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비닐봉지가 없는 여자의 모습은 낯설고 애처로웠다. 심지어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린 듯 보였다. 여자의 울부짖음은 존재의 이유가 제거된 여자의 절규 같았다. 실랑이는 오래가지 못했고 결국 경찰은 여자를 경찰차에 태워 동네를 빠져나갔다. 경찰차가 떠난 뒤 다시 동네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일상의 소음으로 메워졌다. 나는 이것이 여자의 마지막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창문을 천천히 닫았다. 그러고는 터덜터덜 거실로 들어와 소파가 꺼지도록 푹 주저앉았다.

여자의 빈손이 계속 떠올랐다. 여자의 비닐봉지를 찾아서 손에 쥐여주고 싶었다. 비닐봉지 안에 무엇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비닐봉지만으로도 여자는 살아가는 이유를 찾을 것 같았다. 나는 여자에 대한 불편한 책임감이 푹신한 소파가 주는 편안함으로 희석되는 것을 느끼며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었다. 그러다 내 손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손을 쥐었다 펴기를 반복하며 나는 그 여자처럼 무엇을 움켜쥐고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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