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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67903068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5-05-28
책 소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람을 죽였어.]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 주저앉았다. 열차에 치여도 이런 충격은 아닐 것 같았다. 아들의 목소리는 이게 실제 상황임을 명백히 하고 있었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희숙은 눈을 감고 입을 벌린 채로 숨을 몰아쉬었다. 안 그러면 뒤로 넘어질 것 같아 팔을 뻗어 책상 한편을 붙들고 있었다. 구두를 신은 두 다리가 벌벌 떨려 일어설 수 없을 것 같았다.
“누굴?”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겁에 질려 있는 것이다. 자신이 한 일을 제 입으로 말하기도 힘든 것 같았다. 희숙은 소리를 버럭 질렀다.
“누구를!”
“나는 네 아버지 사건의 담당 형사였다.”
인우는 놀란 눈으로 박덕훈을 보았다.
“네 아버지는 자살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 사람이었어. 경제적으로 안정적이었고 집도 있었지. 대출은 없고, 주변 평판도 좋았어. 가정에 충실하고 사회생활에도 유능한 남자였어.”
그건 인우 역시 알고 있었다. 어릴 때였지만 아빠는 좋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명백히 알고 있었다. 아빠는 야근이 잦았지만 주말이면 항상 가족과 함께했다. 가족끼리 캠핑을 다니기 시작한 것도 아빠의 제안이었다. 그때는 캠핑이라는 게 그렇게 유행하지 않았을 때였다. 아빠는 귀찮아하지도 않고 음식 준비며 모든 걸 책임지곤 했다. 그날도 다른 날과 다르지 않았다.
“자살할 남자가, 굳이, 가족들과 캠핑을 가서 그런 짓을 할까?”
그 말을 듣는 순간 인우는 자신도 내면 깊은 곳에서 같은 의문을 가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