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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우리 집에 왜 왔어?](/img_thumb2/9791193078501.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93078501
· 쪽수 : 204쪽
· 출판일 : 2025-04-30
책 소개
목차
반려, 너 7p
준구 71p
살煞 125p
작가의 말 199p
저자소개
책속에서
“남편은 대기업 상무지, 큰딸은 그렇게나 합격하기 어렵다는 스튜어디스지. 작은딸도 착하잖아, 성실하고.”
미소 짓던 선경은 입을 다물었다. 좋게 나가다가 갑자기 작은딸 이야기를 꼭 집어넣는 것은 진주 엄마의 심술일 게 분명했다. 작은딸인 민영은 가까스로 ‘인서울’은 했지만 일명 ‘스카이’라 불리는 대학들에는 지원서도 넣어보지 못했다. 매 학기 장학금을 타오긴 하나 선경은 ‘그 정도’ 학교에서 ‘그게’ 자랑스러울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민영을 미워하지는 않는다. 선경은 두 딸을 충분히 사랑하고 있다. 민영이 ‘좋은’ 학교에 다니고 있진 못해도 취업만은 떳떳한 곳에 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었다.
_ 「살煞」
수영은 벌써 한 달째 원인 모를 열병에 시달리고 있다. (…) 병원도 여러 군데를 가봤지만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해열제를 포함한 어떤 약도 도통 듣지 않았다. 수영은 머리도 깨질 듯이 아프다고 했다. 일어나면 너무 어지러워서 부축 없이는 걸을 수 없는 정도가 됐다.
“우울증일 수 있습니다.”
지난주에 다녀온 신경과에서 그런 말을 들었을 때 선경은 얼마나 불쾌했는지 모름다. 수영은 평소 밝은 아이였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감이 남달랐다. (…) 그랬던 수영에게 우울증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았다.
_「살煞」
“정신과 말이야.”
그 소리를 듣자마자 선경이 포크를 탁,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우리 수영이가 정신병이었으면 좋겠어?”
“뭐? 그런 말이 아니잖아.”
옆에서는 민영이 조용히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선경은 눈을 꾹 감았다가 천천히 뜨며 나직이 말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에 현혹되지 마. 애가 오랫동안 비행하다 보니 지쳐서 그래. 내가 다른 병원 알아볼 테니까 그런 소리 마.”
남편은 긴 한숨을 내쉰 뒤 자리에서 일어나 안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_「살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