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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 벨로 1

솔 벨로 1

솔 벨로 (지은이), 김현우 (옮긴이)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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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 벨로 1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솔 벨로 1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67903709
· 쪽수 : 532쪽
· 출판일 : 2026-07-01

책 소개

노벨문학상, 퓰리처상, 그리고 세 차례의 전미도서상 수상을 석권하며 현대 미국 문학의 거대한 이정표가 된 솔 벨로. 그의 50여 년에 이르는 문학 여정과 정수를 한데 모은 자선 소설집 『솔 벨로』(전 2권)가 마침내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42, 43권으로 독자들을 찾아온다.

목차

세계문학 단편선 42 『솔 벨로 1』
그린 씨를 찾아서 · 7
노란 집 물려주기 · 42
옛날 방식 · 97
모즈비의 회고록 · 154
제틀랜드: 성격증거에 따라 · 195
은접시 · 228
해선 안 될 말을 한 남자 · 275
오늘 하루 어땠나요? · 365
솔 벨로 연보 · 521

저자소개

솔 벨로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15년 캐나다 퀘벡주 라신에서 러시아계 유대인 부부의 사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고, 아홉 살 때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로 이주했다. 시카고대학교, 노스웨스턴대학교, 위스콘신대학교 등에서 인류학과 사회학, 영문학을 수학한 뒤 여러 대학에서 오랫동안 강단에 섰다. 1941년 첫 단편 「두 개의 아침 독백」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한 그는 평생 현대인의 고립과 소외를 유려한 문체와 날카로운 지성으로 파헤치며 20세기 미국 현대 문학의 정점에 올랐다. 『오기 마치의 모험』(1953), 『허조그』(1964), 『샘러 씨의 행성』(1970)으로 전미도서상을 세 차례 수상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고, 『험볼트의 선물』(1975)로 퓰리처상을, 1976년에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현대 문화에 대한 예리한 분석”을 인정받으며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위대한 문학적 위상은 선 굵은 장편뿐만 아니라 인간 내면의 격정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는 중단편 소설의 완벽한 성취에서 비롯되었다. 평론가들로부터 “벨로의 단편 하나가 다른 작가의 장편보다 훨씬 더 강력한 정서적 타격감을 선사한다”는 극찬을 받을 만큼, 그는 짧은 분량 안에서 인간 본성의 지독한 모순을 압축해 보여주는 데 독보적이었다. 뉴욕에서의 단 하루를 무대로 현대인의 파산과 영적 구원을 그린 중편 『오늘을 잡아라』(1956)로 미국 중편 소설의 최고봉이라는 찬사를 받았고, 지식인의 냉소와 고독을 위트 있게 다룬 『모스비의 회고록 외』(1968)을 통해 단편의 거장다운 완숙미를 증명했으며, 1984년에는 인간의 소통 불가능성을 날카로운 유머로 파헤친 명작 단편집 『해선 안 될 말을 한 남자 외』를 출간하며 문단에 거대한 지적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에도 현대 남녀의 성적 역학과 감정의 과잉을 풍자한 『어떤 도둑질』(1989), 홀로코스트의 기억을 다룬 『벨라로사 커넥션』(1989) 등을 잇달아 발표하며 후기 단편의 황금기를 구가했다. 오헨리상, 말라파르테문학상, 세인트루이스문학상과 더불어 단편소설 부문의 권위 있는 펜/맬러머드상을 수상했고, 국가예술훈장과 전미도서재단 공로훈장 등을 수훈했다. 이처럼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미국 문학의 최전선을 지키며 독보적인 족적을 남긴 그는 2005년 4월,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라인의 자택에서 89세를 일기로 영면했다. 2001년 『솔 벨로 단편집』이 출간되었을 때 뉴욕타임스는 “포크너가 천둥이라면 벨로는 번개”라며 사물을 순간적으로 명징하게 시각화하는 그의 날카로운 단편 스타일을 극찬했다. 거장의 60년 문학 인생이 담긴 이 책은 인간 영혼의 가장 깊은 심연을 비추는 눈부신 유산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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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똑같이 활기차고 다부지지만 조금은 멍한 상태로, 그녀는 짧은 치마와 옷깃에 양털이 달린 지저분한 항공점퍼를 벗어던지고, 대신 거들과 원피스를 입고 하이힐을 신었다. 하이힐을 신고 서면 살찌고 나이 든 몸이 출렁였다. 그녀는 렘브란트가 쓴 것 같은 갈색 스코틀랜드 모자를 쓰고 싸구려 잡화점에서 산 눈알처럼 생긴 브로치를 가운데 달았다. 립스틱을 직선으로 한 번 긋고 입술 윗부분은 흐릿하게 내버려두었다. 포탑처럼 생긴 자신의 차 운전석에 앉아 능숙해 보이지만 위험하게 과속하며, 산이 많은 65킬로미터의 사막 지대를 가로질러 냉동 고기파이와 위스키를 사러 갔다. 빨래방과 미용실에 들른 뒤, 알링턴에서 두 잔의 마티니와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그런 다음 그녀는 종종 빈민가 근처 밀러 가에 있는 메리언 내벗의 실버마인 호텔에 가서 옛 친구들, 그녀와 마찬가지로 이혼 후 서부에 정착한 할머니들과 수다를 떨며 남은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이제 도박은 하지 않았고, 영화에는 관심이 없었다. 5시가 되면 같은 속도로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왔는데, 차분하게 운전했지만, 담배 연기 때문에 가끔 앞이 보이지 않았다. 줄곧 물고 있는 담배의 연기 때문에 눈물이 고였다. _「노란 집 물려주기」


“형 병문안 허락해야 해.” 머트가 말했다.
“내가 죽어가고 있으니까?”
머트는 무덤덤하고 어두운 얼굴로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대답을 생각하는 그의 눈에 잠시 공허한 빛이 스쳤다. “낫는 사람들도 있어.” 그가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상할 정도로 무심하게 말했다. “이번엔 아니야.” 그녀의 얼굴과 배 윗부분은 이미 수척했다. 발목은 부었다. 다른 환자들에게서 그런 증상들을 보았고, 그게 무슨 신호인지도 알고 있었다.
“형이 매일 전화한단 말이야.” 머트가 말했다.
그녀의 손톱에는 매니큐어가 발라져 있었다. 짙은 빨강, 거의 갈색에 가까웠다. 결핍과 욕망이 만들어낸 뒤틀린 취향 중 하나였다. 어머니 손에서 빼낸 반지는 이제 손가락에 헐거웠다. 그리고 잠시 몸이 편해진 듯 티나는 침대 등받이를 세운 다음, 팔짱을 끼고 손가락으로 병실용 외투의 레이스 부분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그럼 아이작 오빠한테 이렇게 전해줘, 머트 오빠. 만나기는 할 거야, 그래, 대신 돈을 줘야 해.”
“돈?”
“나한테 이만 달러 주면 만날게.”
“티나, 그건 옳지 않아.”
“왜! 내 딸 줄 거야. 걔한테 필요한 돈이야.”
“아니, 애한테 그 정도 돈은 필요 없어.” 그는 로즈 숙모가 남겨준 유산을 알고 있었다. “돈은 충분해. 너도 알잖아.”
“아이작 오빠가 정말 병원에 오고 싶다면, 그게 입장료야.” 그녀가 말했다. “오빠가 우리한테서 뺏어간 돈에 비하면 푼돈이야.” _「옛날 방식」


그는 먼저 이름을 하나 떠올렸다. 러스트가르텐. 그래, 그게 그가 원하는 사람이었다. 하이멘 러스트가르텐, 뉴저지 출신의 마르크스주의자 혹은 전 마르크스주의자. 뉴어크 출신일 거라고 생각했다. 신발 상인이었는데, 이단적이고 광적인 모임이나 볼셰비키 모임에 닥치는 대로 속해 있었다. 그는 레닌주의자였다가, 트로츠키주의자였다가, 휴고 욀러 추종자였다가, 최종적으로는 정치를 포기하고 화가, 추상화가가 된 이탈리아인 살레메의 추종자가 되었다. 러스트가르텐 본인도 정치를 포기했다. 이제 그는 사업에서 성공해서 부자가 되기를 원하고 있었다. 『자본론』이나 레닌의 『국가와 혁명』을 파고들며 보냈던 밤들이 사업에서 자신에게 득이 될 거라고 믿고 있었다. 우리는 같은 호텔에 묵었다. 처음엔 그와 그의 아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몰랐지만, 금세 알게 되었다. 암시장이었다. 그 당시에는 비난받을 일이 아니었다. 전후의 유럽은 그랬다. 난민들, 모험가들, 미군 병사들. 심지어 폐광 백작까지. 유럽은 여전히 전쟁에서 받은 타격으로 위축되어 있었다. 새로운 정부는 불확실하고 허약했다.
정부의 권위를 존중할 이유가 없었다. 미국 병사들이 앞장섰다. 대담한 사업계획들. 기계들, 공장 전체, 훔친 물건이나 보물을 배에 실어 고국으로 보냈다. 목재업에 뛰어든 미군 대령은 독일의 슈바르츠발트를 벌목해 위스콘신으로 보냈다. 그리고 당연히 나치는 집단수용소에서 약탈한 물건을 숨기고 있었다. 오스트리아의 호수에 보석을 가라앉혀두었다. 예술품을 숨겼다. 처형장에서 뽑은 금니들은 녹여서 금괴로 만든 다음 벽돌처럼 집의 벽에 쌓아 올렸다. 믿을 수 없을 만큼의 부가 쏟아질 예정이었고, 러스트가르텐도 한몫 잡으려 했다. 불행하게도, 그는 능력이 없었다. _「모즈비의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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