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죽고 나는 의학자가 되었다

프롤로그

시작
스승과 실마리
선천 대 후천
휠체어에서 일어나 춤을
외로운 연구자
몸이라는 전쟁터
자가면역 공격
심판의 날
여성질환
금과 겨자가스와 세계에서 가장 값진 약
흐름을 거스르며
노벨상 수상자에게 전화를 걸다
쓰레기더미를 뒤지며
실험
공룡 제약회사들이 오다
옳고 그른 것은 없다

에필로그
감사의 글
참고 자료

부록_ 자가면역질환 둘러보기

내 시선이 한 단어 한 단어를 따라 옮겨가는 사이 어떤 의미가 내 안에 스며들었다. 관절, 통증, 유전자, 염증, T-세포. 모두 엄마의 몸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 세계에 대해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나는 생각했다. 답을 찾지 못한 그 모든 의문에 또 다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신기하게도 이런 생각들이 나를 엄마에게 더 가까이 데려다주는 것 같았다. 큰방에서 들리는 낮은 목소리들은 배경처럼 깔릴 뿐 내게 와닿지 않았다. 그곳은 나 혼자만의 세계였다.
_ 시작

1970년대 후반 한 연구진이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임신한 여성의 몸에서 남성 세포를 발견한 것이다.52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 여성은 아들을 임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자들은 태반의 보호망을 통과하는 것이 영양분과 노폐물만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어떤 세포는 태아의 몸을 빠져나와 모체의 혈관 속으로 잠입한다. 태아의 유전자는 모체의 것과 다르기 때문에 이 세포들은 모체 내에서 이물질이다.
_ 자가면역 공격

자가면역질환은 주로 여성이 많이 걸리는 반면 의학계는 대체로 남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이런 질환에 대한 연구는 하찮게 여겨왔다. 경쟁심 강한 의학 연구의 세계에서 갱년기와 임신과 류머티즘 관절염 사이의 관계를 연구한다는 말을 자랑스럽게 하기는 쉽지 않다. 남자들이 연구 환경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도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이유 중 하나다. 호르몬 연구는 자가면역질환 연구의 신기원이 될지도 모르는 새로운 지식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여성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아내겠다고 남성 연구자들이 줄을 서는 일은 없다.
_ 흐름을 거스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