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logo
x
바코드검색
BOOKPRICE.co.kr
책, 도서 가격비교 사이트
바코드검색

인기 검색어

실시간 검색어

검색가능 서점

도서목록 제공

처녑

처녑

박수현 (지은이)
황금알
12,000원

일반도서

검색중
서점 할인가 할인률 배송비 혜택/추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12,000원 -0% 2,500원
360원
14,140원 >
yes24 로딩중
교보문고 로딩중
11st 로딩중
영풍문고 로딩중
쿠팡 로딩중
쿠팡로켓 로딩중
G마켓 로딩중
notice_icon 검색 결과 내에 다른 책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중고도서

검색중
서점 유형 등록개수 최저가 구매하기
로딩중

eBook

검색중
서점 정가 할인가 마일리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로딩중

책 이미지

처녑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처녑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8151253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5-09-30

책 소개

박수현 시집 『처녑』은 언어의 뿌리와 존재의 주름을 더듬는 내밀한 여정이다. 시인은 사라지는 한국어를 되살리고 언어의 생명력을 회복하려는 사명감으로 시를 쓴다. 「시집」에서 새들이 가지를 물어다 쌓듯 영혼의 울음을 모아 만든 시집은 세상 속에서 외롭고 고독한 존재로 남는다.

목차

^^1부^

강릉·10
칠월·11
처녑·12
무한계단육면체·14
등·16
미음·18
나팔꽃·19
납매臘梅·20
새장·21
똥을 위한 사소한 반성·22
지금·24
누가 나를 이 숲에 혼자 세워놓았나·26
김치전·27
돌의자·28
빨강을 고백하다·30
파본破本·31
주름들·32
꽃기린·34
천년수담千年手談·36
보라를 헹구다·39
그 집·40
칼레이치의 유리창·42
산딸나무·44

^2부^

슬픈 알리바이·46
기별·48
슈바비슈할 중세 인형 박물관·50
우물, 십일월·52
사춘기·54
우산·56
처서處暑·57
자술연보·58
소행성 B-612·60
묵헌종택·61
피팅룸·62
벚꽃 유감有感·64
예후豫後·66
능소화·67
쥐똥나무·68
앵두·70
시집詩集·72
그·73
구멍가게·74
텀블위드·76

^3부^

이른 눈·78
섬·80
묵언默言·82
중이염·83
두루치기 백반·84
흉터·86
나팔꽃·87
그 남자·88
그냥 그렇다는 말이다·90
동지·92
적막의 둘레 한 뼘·94
창문 잎사귀들·96
차경借景·98
신행 오는 날·100
남산 돌부처·105
무인옷가게, 압구정·106
김치밥국 끓이는 아침·108
로즈힙·110
산양유 요구르트·111
늪·112
버슨분홍으로 저렇게 봄날은 가는데·114
나비국수나무·117

해설 | 이성혁_주름 또는 기억을 위한 음화와 양화·118

저자소개

박수현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북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사범대 영어교육학과 졸업. 2003년 계간시지 『시안』으로 등단. 시집 『운문호 붕어찜』 『복사뼈를 만지다』 『샌드 페인팅』과 『티베트의 초승달』 등 3권의 연합기행시집이 있음. 제4회 「동천 문학상」 수상. 2011년 서울문화재단 작가창작 활동지원금 수혜. 201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창작기금 수혜. 2025년 서울문화재단 원로예술인창작기금 수혜. 현 시인협회 중앙위원 및 한국디카시 서울양천지회 회장.
펼치기

책속에서

1부

강릉


편지는 일 년 만에 당도했다 작년 여름 바닷가에서 부친 편지였다 흰 봉투를 나이프로 뜯자 파도 소리 바람 소리와 함께 모래펄에 팬 낯선 발자국들이 동봉되어 있었다 내가 송부한 것은 눈부신 수평선과 수평선 끝에 눈썹처럼 걸린 흰 돛과 그보다 더 흰 팔월의 뭉게구름과 그 곁의 연필 밑그림 같은 낮달이었다 그런데 내가 평생 바다만 바라보는 해변의 낡은 우체통처럼 서서 받아 든 것은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 신새벽 꿈 같은, 해식애海蝕崖 너머 알 수 없는 곳으로부터 와서 괭이갈매기 무수한 울음 너머 알 수 없는 곳으로 사라지는 내 청춘의 휘파람 소리뿐이었다 파도에 닳아 조금씩 없어지는 모래펄의 낯선 발자국 같은 휘파람 소리뿐이었다 한때 누군가의 연인이었을 이의 뒷모습이 어느 황폐한 별자리처럼 자꾸 어두워지는 그해 여름 강릉 앞바다, 또는 내 청춘의 불온하고 아름다운 파일들


칠월

슴베 빠지듯 슴베 빠지듯
어린 마음 쑥! 빠져
늬가 영영 돌아나간 고샅길 어귀 저수지
어리연 부레옥잠 물그늘 따라
차라리 눈부셔라
은피라미 몇 오라기
회창회창 햇살에 제 몸을 헹구는


처녑

여름나기로 단골정육점에서 처녑을 샀다
소의 세 번째 위장인 처녑은
천 장의 잎새라는 뜻이랬다
검정 비닐봉지에 싸인 채 서너 근으로
갈무리된 전 생애의 중량
밀가루를 묻혀 아코디언 같은 주름을 치댄다
위장 하나 다스리는 일이
첩첩산중 만경창파를 이고 넘는 것 같다는데
어쩌자고 이 초식성 짐승은
깊고 어둔 위장을 네 개나 붙잡고 있는 걸까
쇠뜨기, 둑새풀의 독하고 푸른 숨결과
매미의 울창한 울음과
마지기 마지기 쏟는 작달비를 오래 되새김질했겠다

질기고 무더웠던 여름날을 견뎌내느라
크고 순한 짐승의 위장 같은
울음의 겹 안에 들어가 본 적이 있다

처녑 한 젓가락을 기름장에 찍는
적막한 허기의 저녁,
씹을수록 싱싱해지는 천 장의 이파리가
가망 없이 몸을 뒤집는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이 포스팅은 제휴마케팅이 포함된 광고로 커미션을 지급 받습니다.
도서 DB 제공 : 알라딘 서점(www.aladin.co.kr)
최근 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