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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페이퍼백 에디션)

버지니아 울프 (지은이), 신혜연 (옮긴이)
서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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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올랜도 (페이퍼백 에디션)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68224339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25-06-10

책 소개

수백 년의 세월을 통과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주인공 올랜도의 기나긴 여정을 그린 매우 독특한 소설이다. 16세기, 영국 귀족 청년이었던 올랜도는 어느 날 여성으로 변하게 되고, 이후 20세기까지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는다.

목차

서문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옮긴이의 말

저자소개

버지니아 울프 (지은이)    정보 더보기
1882년 영국 런던에서 당대의 저명한 학자이자 문필가였던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과 어머니 줄리아 프린셉 덕워스 사이에서 태어났다. 남자 형제들처럼 공식 대학 교육은 받지 못했지만,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서재에서 많은 책을 탐독하며 시간을 보냈다. 13세가 되던 해인 1895년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처음으로 신경 쇠약을 앓았고, 1904년 아버지마저 사망하자 재발하여 자살을 기도했다. 이후 화가인 언니 버네사와 함께 블룸즈버리로 이사하여 그곳에서 케임브리지 대학교 출신의 지식인, 예술가 들과 교류하기 시작했다. 울프가 주축이 되어 활동한 이 모임은 훗날 <블룸즈버리 그룹>으로 알려진다. 1912년 그룹의 일원이던 레너드 울프와 결혼했으며, 남편과 함께 호가스 출판사를 차려 T. S. 엘리엇과 E. M. 포스터의 작품 등을 출간했다. 1915년에 첫 소설 『출항』을 발표한 후 『밤과 낮』(1919)을 거쳐 실험적인 성격을 띤 『제이컵의 방』(1922)을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평론, 집필, 강연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으며, 모더니즘 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댈러웨이 부인』(1925), 『등대로』(1927), 『올랜도』(1928), 『파도』(1931) 등의 소설들과 페미니즘 필독서가 되다시피 한 『자기만의 방』(1929) 등 여러 편의 산문들을 발표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면서 시골집으로 피신했지만, 심해지는 정신 질환으로 고통받다가 1941년 3월 이른 아침 강가로 나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제임스 조이스, 마르셀 프루스트 등과 함께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버지니아 울프는, 오늘날 영문학의 기념비적 작가이자 페미니즘 비평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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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연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성균관대 번역대학원과 바른번역 글밥아카데미를 거쳐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언어의 문턱을 낮추고자 노력하며, 세상의 아름다운 지식과 지혜를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옮기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올랜도』, 『옐로페이스』, 『금성에서 봐』, 『베리 따는 사람들』, 『삶을 예술로 만드는 법』, 『웃음』, 『엥케이리디온』, 『최면술사: 마크 트웨인 단편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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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여왕은 마치 영혼이라도 꿰뚫어 보려는 듯 노란 매의 눈을 반짝이며 올랜도를 바라보았다. 청년은 여왕의 시선을 견뎌냈다. 그는 다마스크 장미처럼 얼굴을 붉혔다. 강인함과 우아함, 사랑의 기운과 어리석음, 시와 젊음. 여왕은 책을 읽듯 그를 읽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손가락에서 반지를 빼어(여왕의 손가락 관절은 약간 부어 있었다) 올랜도에게 끼워주며 그를 재무 담당자 겸 집사로 임명했다. 그다음에는 관직에 임명됐음을 증명하는 사슬을 목에 걸어주었다. 그리고 무릎을 꿇으라 명령한 뒤, 다리의 가장 가느다란 부분에 보석으로 장식된 가터 훈장을 매주었다. 그 이후로 그의 앞을 가로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때 그 스케이터가 가까이 다가왔다. 다리와 손, 몸짓은 남자의 것이었지만, 입은 어떤 남자에게서도 보지 못한 것이었다. 가슴 또한 어떤 남자에게서도 볼 수 없는 것이었다. 깊은 바닷속에서 건져 올린 것 같은 눈도 남자의 것이 아니었다. 마침내 그 정체불명의 스케이터가 멈춰 섰다. 그리고 시종들의 팔에 매달린 채 발을 질질 끌며 지나가던 왕에게 지극히 우아한 몸짓으로 허리 숙여 인사하더니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손만 내밀면 닿을 듯했다. 그는, 여자였다. 올랜도는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몸이 떨려왔다. 갑자기 더워졌고, 또 순식간에 추워졌다. 여름 공기 속으로 뛰어들 수 있다면 그러고 싶었다.


올랜도는 첫 장을 펼쳐 서툰 필체로 적힌 날짜를 확인했다. 1586년. 거의 3백 년 가까이 이 시를 쓰고 있는 것이었다. 그만 끝낼 때였다. 종이를 넘기고, 대충 살펴보고, 자세히 들여다보고, 건너뛰며 원고를 읽는 동안, 올랜도는 긴 세월 동안 자신이 별로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년들이 대개 그렇듯 그녀는 우울했고, 죽음과 사랑에 빠져 있었다. 그런 다음에는 색과 화려함을 탐했고, 원기 왕성하게 풍자를 즐겼으며, 때로는 산문을 쓰고 가끔은 극본에도 도전했다. 하지만 이 모든 변화를 거치면서도 자신은 근본적으로 여전히 그대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울하고 사색적인 성격도, 동물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도, 전원생활과 사계절을 좋아하는 열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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