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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사 일반
· ISBN : 9791168260290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22-03-01
책 소개
목차
여는 말
제1장 저물다 - 조선군
제2장 움트다 - 대한제국군
제3장 갈라지다 - 의병, 독립군, 광복군, 일본군, 만주군, 중국군
제4장 싹트다 - 남조선 경비대와 한국군
한국군의 뿌리는 무엇인가?
부록
닫는 말
참고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임오군란을 전후로 조선군은 매우 짧은 기간에 여러 번 개편됐다. 기존군대 체제를 모두 없애고 청나라식으로 5천 명 규모의 신건친군영(新建親軍營)을 창설했다. ‘왕이 지휘하려고 새롭게 만든 군대’란 뜻이다. 이들은 청나라군의 옷을 입고 청나라 방식으로 훈련했다. 조선은 청나라의 지나친 간섭을 조금이나마 견제하려고 일본식 군대인 친군 전영과 후영도 만들었다. 조선, 청나라, 일본 방식이 뒤섞인 부대들은 복장, 무기, 구령, 지휘, 훈련 등이 모두 달랐다. 1884년 친군5군영체제로 개편하며 겉으로나마 군사제도를 통합했지만, 외세 침입에 대응하는 건 기대조차 할 수 없었고 기껏해야 궁궐을 지키는 수준에 불과했다. 국가 단위에서 국방전략과 제도, 재정/행정기반을 운영하고, 국가를 수호하려는 의지 등은 임오군란을 기점으로 소멸됐다.
앞서 살핀 것처럼 조선군은 짧은 기간 여러 번 제도가 바뀌었고, 군대라는 형태가 있었지만 궁궐 수비 이상은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외국군대가 조선에서 전쟁을 일으켜도 꼼짝없이 지켜보기만 했다. 자체적인 노력이 아주 없던 건 아니지만 군대는 과정보다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숙명을 가진 조직이다. 특히 국가 생존과 관련된 상황이라면 더욱 그래야 한다. 전쟁 패배는 곧 국가소멸이기 때문이다. 조선이 국가로서 기능하지 못하는 사이 외세는 광산개발, 철도/도로 구축, 생산시설 건설 등 근대화에 관련된 주도권과 이권을 모두 앗아갔다.
조선도 주체적인 근대화를 시도했다며 실학, 동학 등을 대표 사례로 드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둘 모두 농업시대 담론이었다. 불편한 사실이지만, ‘실학’은 1930년대 조선학운동 당시 식민사관에 대항해 꾸린 담론이었고, 그전까지 실학이란 개념과 명칭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조선은 농업문명에 머물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