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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68342859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5-05-07
책 소개
목차
별하늘의 캐치볼
숲의 방주
몸, 기술, 마음
전망 좋은 방
해파리는 거스르지 않는다
혹성
작가의 말 /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사무 빌딩 유리창에 비친 창백한 옆얼굴이 예전 어린 시절에 본 음울한 표정의 아버지와 똑같다.
무슨 낙으로 살아?
어린 시절의 기리토가 아버지에 대해 내내 품어온 의문이었다. 망연자실해 서서 넋을 놓고 말았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뒤로도 앞으로도 나아가지 못할 것 같다.
그때 낯익은 검은 그림자가 시야를 가로지른다. 기리토는 순간 눈을 가늘게 떴다가 깜짝 놀랐다.
언제나 검은 셔츠에 검은 데님을 입는 시스템팀의 간바야시 리코가 성큼성큼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 망설임 없이 힘차게 걷는 걸음걸이가 너무나 담백해 부럽다.
상쾌한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기리토의 발이 이끌리듯 움직였다.
<별하늘의 캐치볼> 중에서
의로운 사람 노아가 만든 방주조차 정해진 ‘정원’이 있다.
분노한 신의 홍수처럼 언제 멈출지 모르는 불황의 장대비 속에서 에리코는 대졸 공채라는 얼마 안 되는 정원의 관문을 뚫고 방주에 올라탔다.
그 방주가 실은 진흙 배라 중간에 좌초해버린 건 또 다른 얘기지만.
<숲의 방주> 중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한다. 완전히 출근 시간이 지났다. 걸으면서 마케팅부 전화번호를 터치했다.
“네. 파라웨이입니다.”
귓가에 울리는 목소리에 순간 숨을 멈춘다. 벨 소리 한 번 만에 전화를 받은 사람은 간바야시 리코였다.
무슨 말이든 해야 하는데.
이제 괜찮아? 기분은 어때? 일에 지장은 없어? 몇 가지 질문이 목구멍까지 나왔으나 다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리코는 평소처럼 출근해 전화도 받고 있다. 그 외에 도대체 무슨 설명이 필요하단 말인가.
“여보세요. 요네카와입니다.”
“안녕하세요.”
용건이 생겨서 조금 늦어요. 그렇게만 전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저 안 나가요.”
정신을 차렸을 때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숲의 방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