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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8550933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2-11-10
목차
책머리에 4
1부 / 어머니의 아리랑
어머니의 바다 12
들깨꽃 핀 언덕 16
어머니의 아리랑 22
혀로 밭을 갈아 27
청천벽력 30
어머니와 구구단 33
포화 속에 뿌린 생명 37
유채꽃 사랑 41
어머니, 나의 어머니 44
2부 / 국수 뽑는 날
추억의 화전놀이 52
국수 뽑는 날 55
간장 종지 59
정선이와 독일 꽃밭 63
세월이 가면 67
미애의 눈물 71
혜정이 결혼하던 날 76
다시 풀꽃이 되어 79
길치의 변 82
3부 / 맛과 멋
동구 밖 오솔길로 오는 봄 86
7월이면 생각나는 사람 89
맛과 멋 93
정(情)과 한(限) 96
산과 강 99
물과 불 102
성장과 성숙 106
말 한마디의 힘 109
땅은 정직하다 113
새 이웃, 수소에너지 117
4부 / 연어의 꿈
연어의 꿈 122
더 높이 날아라! 고성 128
화암사 가는 길 133
아버지의 집 137
아프지 않고 크는 나무가 어디 있으랴! 144
야생동물의 피해 148
만남과 이별 151
귀향의 노래 154
산은 웃고 바다는 노래하리 159
추수를 마치고 165
5부 / 오래된 친구, 그 향기
늦게 핀 국화 170
오래된 이웃, 그 향기 174
호수공원의 사계 179
시민의 강 185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마을 188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192
오봉산 자락의 꿈 195
닫힌 교실 199
문화유산과 한류 202
그리움을 피워 올리는 꽃 207
해설 _ 장정희(수필가)
감동의 물결 『어머니의 아리랑』 210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걷다가 심심해지면 조그맣게 노래를 불렀다.
“아침 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 고기잡이배들은 노래를 싣고…….”
노래를 듣고 누가 따라올까 봐 노래를 그치고 몇 번이나 들은 팥죽 할머니 이야기를 또 해 달라고 졸랐다. 호랑이가 나타날 것만 같은 두려움 속에서도 옛날이야기가 재미있어 매섭게 불어오는 골바람도 춥지 않았다.
지금도 거진 바다를 보면 어머니와 밤길을 걸어 집으로 오며 보았던 오징어잡이 배 불빛으로 찬란하던 밤바다가 생각난다.
어머니가 한을 담아 부른 아리랑은 구불구불한 진부령 길을 돌아 계곡으로 울려 퍼져나갔다. 진부령 정상 미술관 앞에서 차를 세우고 눈물 흘린 얼굴을 다듬었다.
어머니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좋은 선물을 받았는데 왜 우느냐며 눈물도 많다고 농담하는 남편도 장모님에 대한 추억으로 얼굴빛이 다른 때와 달라 보였다.
가끔 타인에게서 받는 뜻하지 않은 상처로 마음 아파하기도 한다. 끝이 안 보이는 아득함으로 길을 잘못 선택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하고 계획하는 일들로 잠을 못 자는 일도 있다.
내가 가는 길이 도시의 큰길이든 시골의 소로이든 개의할 일은 아니다. 길을 잘 모르면 물어물어 나에게 주어진 길을 묵묵히 갈 뿐이다.
봄은 땅에서 산으로 올라가고 가을은 산에서 땅으로 내려온다고 한다.
곱고 아름답던 단풍들이 모두 떨어지고 길섶의 들풀들까지 말라 드러눕게 되면, 우리는 아름답던 가을을 이별하고 추운 겨울을 만나야 한다.
만남은 이별을 의미하고,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을 생각하게 한다.
늦게 철난 자식이 효도한다는 말도 있듯이 자아 성취가 늦었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뒤늦게라도 목표를 바로 세우고 노력하면, 훗날 아름다운 인생의 꽃을 피울 수 있다.
밤에 국화 곁에 가면 촉수 낮은 전구를 켜놓은 것 같이 뜰이 환하고 향기 또한 은은하다. 달밤엔 국화가 더 아름답다.
산수유꽃은 아픔을 환한 그리움으로 피워 올리는 꽃이다.
겨울날 모진 추위 속에서 의연하게 서 있다가 환한 꽃망울을 터뜨려 봄이 온 것을 알려주는 이른 봄 손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