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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69090599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23-01-06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프롤로그: 색칠된 얼굴
1부 고대의 팔레트
빨강: 가장 오래된 아름다움
하양: 창백함의 정치와 힘
검정: 아름다움의 어두운 흔적
2부 뷰티 산업
미디어와 욕망: 꿈의 창조
미의 개척자들: 선지자들과 연예계
핸드백 속 역사: 수제품에서 글로벌 브랜드까지
최첨단 기술: 미래를 향해
에필로그: 당신처럼 보이고 싶다
감사의 글
참고문헌
도판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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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어린 시절부터 나는 화장품에 매력을 느꼈지만 화장품을 사용하고 싶은 욕망보다는 색과 냄새, 화장품 자체의 속성과 역사적 의의에 먼저 이끌렸다. 열세 살 생일에 가족의 친구로부터 연극 화장에 관한 책을 선물받은 후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으며, 그때부터 화장품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와 함께하는 삶이 시작되었다. 1990년대 초반부터 파우더 통이나 앤 티크 블러셔 통 같은 빈티지 아이템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런던 포터벨로로드의 한 노점에서 처음 빈티지 화장품을 발견한 순간의 흥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유럽에서 눈같이 흰 피부는 르네상스 시대까지 미의 상징으로 이어졌다. 회화, 프레스코화, 조각으로 이상화된 여성의 이미지는 당대에 추구한 아름다움과 열망에 관한 많은 것을 말해준다. 이때부터 유럽 회화 속 여성은 상아색 피부를 지닌 관능적인 모습으로 표현되었으며, 때때로 화장으로만 나타낼 수 있는 붉은 입술과 상기된 두 뺨이 회화에 구현되곤 했다.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납 반죽, 비소, 수은뿐만 아니라 날달걀의 흰자로 얼굴에 기초 작업을 하고 그 위에 흰 반죽을 발라 광택 효과를 냈다. 그런 반면 실제 현실에서 여성의 노골적인 화장은 부정직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화장품의 대량 생산은 기술의 진보 덕분이기도 했지만, 사회 변화도 큰 영향을 끼쳤다. 무엇보다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사람들의 물질적 욕구가 빠르게 충족되면서 생활 패턴도 몰라보게 바뀌기 시작했다. 교육 혜택이 늘어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사람도 많아졌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새롭게 등장한 대중 매체도 생활 패턴을 크게 변화시켰다. 양차 대전 역시 사회 변화에 커다란 작용을 했으며 부분적으로 성별과 계층 간 차별을 약화시켰다. 그것은 한번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일부 사람은 돌이키길 바랐지만) 변화였다. 이러한 복합적 흐름은 여성들에게 투표권과 피임약의 도입(미국은 1960년, 영국은 1961년)이라는 엄청난 두 가지 이정표를 제공했으며, 전에 없던 자율성을 부여했다. 사회의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 모든 중요한 발전은 세련되고 화려하며 세계적인 미용 산업을 부흥시키는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