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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69091664
· 쪽수 : 464쪽
· 출판일 : 2023-10-25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빌리가 단서의 모습으로 내게 돌아오리라는 걸, 나는 늘 알고 있었다. 그게 16년이나 걸릴 줄 몰랐을 뿐이다. 그때 나는 스물일곱 살이었고, 필라델피아에 살았으며, 과하게 열성적이라 할 만큼 헌신적인 8학년 역사 교사였다. 같은 학교의 또 다른 8학년 역사 교사인 남자친구 집으로 얼마 전 이사를 와서, 생애 처음으로 비밀스러운 동거 생활을 하던 중이기도 했다. 학기가 막 끝난 시점이었다. 노예 해방 선언과 지하 철도 조직에 관한 학기 말 시험지를 모두 채점해서 학생들에게 돌려주고 최종 성적도 배포했으니, 이의를 제기하는 학부모가 나타나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공식적으로 여름 방학에 돌입할 수 있었다.
열쇠들은 차가웠고 끝부분에 부드러운 사용흔이 남아 있었다. 지도나 빌리의 수수께끼를 기대했는데, 푸로스퍼로 서점의 열쇠라고? 나는 중학교 역사 교사였다. 서점처럼 특화되고 영향력 있는 사업은 둘째 치고, 경영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런 실제적인 문제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푸로스퍼로 서점. 나는 그 달콤하고도 케케묵은 냄새, 1년 내내 봄철 같던 그 분위기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 긴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나는 그 냄새, 그 분위기로 돌아가고 싶었다.
우리가 그간 프랑켄슈타인을 괴물로 인식해왔고, 실제로 소설 속 빅토르 프랑켄슈타인 역시 괴물의 모습을 하고 있기에 그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할 수 있었다. 하지만 프랑켄슈타인도 누군가의 아들이었다. 누군가의 형제였고, 어머니의 죽음을 슬퍼하며 무너져내린 사람이었다. 이 젊은 과학자가 자신을 생명순환에 관한 실험에 매진하도록 만든 현대 화학의 기적에 대한 강의를 듣기 전까지는, 아니 그 실험 탓에 파멸되기 전까지는 말이다.